가슴으로 부르는 가수 이미숙

person 황지영기자
schedule 송고 : 2007-06-19 17:59

하늘거리는 풀꽃 같은 모습으로 오랜 세월을 오로지 노래하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는 사람,
청아한 목소리 하나로 지역의 대중문화를 이끌고 있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이미숙씨를 만나봤다.

필자가 고등학생일 때 별밤에서 학교에 공개방송을 왔을 때 봤던 기억이 새롭다. 가수로 활동한지 얼마나 된 건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1년 쯤 지난 후부터니깐 이십년 남짓? 그때가 87년 6월쯤일 것이다.  그리고 일 년 후 쯤 안동MBC에서 섭외가 들어와서 그 후로 한 10년 간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고, ... 와...그러고 보니 참 오래됐다...(웃음)

생각보다 이른 나이에 시작한 것 같다. 학창시절에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왜 대학진학을 하지 않고 가수의 길로 바로 접어들었는가?
(머쓱한 표정) 모범생보다는 착실한 듯 평범한 학생이었다. 대신 소풍가면 반대표로 노래를 부른 정도?(웃음) 대학을 가고 싶었지만 보수적인 가정이다 보니, 아버지의 반대가 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작은 사무실에 취직을 했는데, 늘 가슴이 답답했다. 대신에 노래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간절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기타부터 배우면서 1년 동안 노래 연습을 하다가 어느 라이브 레스토랑을 찾아가서 오디션을 받고, 본격적으로 무대에서 노래를 하게 됐다.

백영규씨와의 음악적 인연이 깊은 걸로 아는데?
운이 좋았던지 음악을 막 시작했을 무렵, 당시 노래하던 업소에 백영규씨가 방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내 노래를 듣고는 8집 앨범 작업에 객원싱어를 부탁해 왔었다. 음반이 발매되면서 매스컴에서도 주목을 했고, 그런 연유로 한 2년간 서울에서의 가수활동으로 이어졌다.
그러곤 다시 안동으로 내려와 생활하던 중에 2000년엔가 백영규씨가 찾아서 다시 함께 음반 작업을 제의하고, 이듬해 2001년 ‘B&Lee'한 타이틀의 듀엣음반을 내놨었다.

기타강습학원도 했었다고 들었다.
처음 백영규씨 8집 음반에 참여한 후, 바로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연예계에 발을 내딛고 보니, 막상 생각보다 훨씬 힘들고, 무서운 곳이었다. 그 안에서 본의 아니게 마음도 많이 다치고, 지치면서 한계가 느껴져 결국 2년간의 서울 생활 정리하고는 안동으로 내려왔었다. 그러곤 ‘이미숙 코러스’란 이름의 기타 강습소를 연 것이고, 한 5년 정도 학원을 꾸렸었다. 학생들이 수강생의 대부분이었는데, 정말 천사들 같았다. 그들과 작은 음악회도 여러 차례 가졌었다. 개인적으로도 그 시기에 늘 가슴으로만 꿈꿔왔던 대학에도 진학하고.. 돌이켜보면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던 것 같다.

현재 몇 군데 라이브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가?
2001년 ‘B&Lee' 음반을 내고부터 한 5년간 서울에서 활동을 했는데, 88년 당시보다는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연예계 생활에 적응을 못한 편이라 이번에도 잠시 쉴 겸 해서 안동에 내려온 것이다. 그래서 많은 활동은 하지 않는 편이고, 현재 두 군데서 한 시간씩 부르고 있다. 조만간에 구미의 한 곳도 나갈 예정이다. 그 외에 여러 행사에 자주 초청되는 편이다. 혹자들은 그 정도면 생활하기에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하는데, 사실 직장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죄송한 일이지만, 그 잠깐의 시간으로 한 달 치 월급 이상을 받는 편이다.

단독 콘서트를 기대하는 지역 팬이 많은데, 계획이 없는가?
마음으로야 지금 당장도 할 수 있지만, 내 이름의 앨범을 내 놓은 후에 당당하게 콘서트를 가질 계획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후배 한명과 함께 독집 앨범 준비 중인데, 늦어도
올 연말 안에는 완성할 생각이다. 음반이 발매되면 많은 관심 부탁한다. (머쓱한 웃음)

활동하는 곳이 주로 술을 팔기도 하다 보니 때론 짓궂은 손님도 있을텐데?
처음엔 당황할 때도 많았는데, 이젠 경력을 무시못하다보니 나름의 대처법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노래 실력에 대해 악평을 하면 고스란히 상처가 되기도 한다. 오죽하면 주위 팬들이 팬카페를 만들자는 권유에도 그 악플이 무서워서 마다하고 있다 (웃음)

악플이라니 어불성설인 듯하다. 아직까지도 스캔들 한번 없는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지 않는가?
(머쓱한 웃음) 그렇게 봐주니 고맙다. 나 역시 편한 사람들과 어울려 음주가무를 좋아하지만, 가능한 사람 많은 곳에서는 자제를 하고 있다. 사실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보니, 주위의 시선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특히 안동이란 좁은 지역에선 자기 관리가 그만큼 중요한 것 같다.

낮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는가?
운동매니아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운동을 좋아한다. 요즘엔 수영이나 탁구를 즐기고 있다.
쉬는 날에는 다른 지역의 대중문화의 흐름을 느끼기 위해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는 편이다. 그 나머지는 아이들을 좋아하다보니 어린 조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야말로 제대로 쉬고 있는 것이다. (웃음)

결혼할 나이를 훌쩍 넘긴 걸로 안다. 혹시 독신주의인가?
독신주의는 절대 아니고, 물론 연애도 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노래에 더 치중하게 되다보니, 결혼까지 연이 닿지 않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숙원사업인 독집을 낸 후엔 결혼에 대해서도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려고 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가까운 앞날의 계획은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 했듯 올 연말 즈음에 독집 앨범을 내는 것이다. (머쓱한 웃음)
 (잠시 생각) 어쨌거나 안동의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축에 속해 있고, 그만큼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노래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 안동넷 & pressteam.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