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러브 판타지 / SF 밀리터리. 책 홍보용 띠지에는 작가들이 원치 않을 문구가 많이 들어가 있다. 아마 그런 홍보용 문구를 직접 작성하는 작가는 없겠지? 게다가 이 국적불명의 ‘밀리터리’라는 장르는 또 뭐란 말인가. 하지만 뭐 ‘별빛 속에’는 정말 ‘SF 대 로망 서사시’ 정도는 불려도 될 것 같다. 학창시절 하교 후 꼭 들리는 만화방이 있었다. 여고 앞에 있었던지라 당연히 순정만화 일색이었고 간혹 어쩌다 누나 따라 들어온 남학생은 목숨을 부지하고 싶어 구석탱이에서 숨죽여 만화책을 보곤 했다. 그러나 비단 그 남학생 뿐만 아니
2007-08-28
바람난 김C의 색즉시공 (45건)
만화건 영화건 하드고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피가 난무하고 사지가 절단되는 장면이 뭐가 좋아 본단 말인가. 고등학교 문화교실에서 본 <레비아탄 Leviathan>은 아직도 내게 문화적인 충격을 준 영화로 기억된다. 왜 문화교실을 그런 영화로 결정했는지 옆에서 숨죽여 지켜보던 생물선생에게 따지고 싶을 정도였다. 레비아탄은 공포/SF/스릴러로 구분되어 있지만 나는 저질/더티/오바이트로 구분할란다. 하여튼 그 영화를 본 이후로 방과 후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가 먹었던 달라스 햄버거를 한동안 멀리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런 내가 빠닥빠닥한
2007-08-09
미나코 나리따의 작품은 학창시절 문구용품에서 많이 봐왔었다. 일러스트 자체만으로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느낌을 주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데 파스텔조의 뽀송뽀송한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리고 무더기로 나오는 꽃미남을 보고 있으면, 누나들의 심금을 울리는 그림 때문에 기꺼이 코팅을 아끼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Michael. 마이클, 미카엘, 미쉘, 미하일, 미겔. 만화 <내츄럴>의 주인공 산노마루는 페루소년이다. 어린시절 양아버지를 따라 일본으로 오게 된다. 일본가족인 누나 미코와 학창시절을 보내며, 소중한 친구를 사귀게 되고 농구광인 누
2007-07-26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마츠모토 준 주연의 영화<나는 여동생을 사랑해>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데 정말 제목부터 깬다. 얌전한 얼굴의 AV스타가 많은 일본답게 파격소재를 상큼한 러브스토리로 포장해 만들어내는 능력은 세계 제일인 것 같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류의 음료도 아니고 무슨 영화제목이 이렇게 엽기발랄하단 말인가. 러브레터, 하나와 앨리스, 눈물이 주룩주룩,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젊은층의 감성을 사로잡은 일본영화가 많다. 심지어 소설까지도 일본소설이 잠식했다. 그들 일본세대 젊은 작가들의 책은 디자인도 세련됐고 제목도 대놓고
2007-07-12
지금이야 기숙사에, 원룸에, 주거공간이 굉장히 소프트해졌지만 9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타 지역 대학생들은 자취를 선호했다. 하숙보다 집주인 눈치도 덜 보이고 생활비 절약 차원에서 친구들과의 동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고만고만한 녀석들끼리의 동거는 서로를 애증관계로 몰고 가 10년 20년 후에도 뒤통수 갈겨줄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술 한잔 들어가면 ‘그땐 그랬지’하는 추억담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인원수에 맞춰 수도요금을 계산하는 주인집 아주머니의 눈을 피해 공식적으로는 3명이 살지만 유령인간 1명이 보태져 4명이 살기
2007-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