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하는 일 중의 한 가지가 빈혈의 원인을 밝히는 일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는 당연히 철결핍성 빈혈이 가장 많다. 대개는 매달 생리를 해서 철분을 잃으면서 잃은 정도 이상의 철분을 섭취하지 않아 생기는 빈혈이다. 옛날엔 못 먹어서 그런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다이어트와 관련이 많은 것 같다. 철결핍성 빈혈 외에도 빈혈의 원인은 아주 많다. 간혹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빈혈을 만나게 되는데 혈액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이런 빈혈이 가장 신경이 쓰인다. 원인이 확실한 빈혈 중에 간혹 만나게 되는 것 중에 거대적아구성(巨大赤亞球性) 빈
2009-07-09
안동에 사노라면 (82건)
집의 아이들이 이 책을 사서 읽을 때는 별 관심이 없었다. 이 책이 다빈치 코드를 쓴 댄 브라운이 썼다는 사실도 몰랐다. 애들이 또 요상한 책을 읽는 모양이다 하고 생각했을 뿐이다. 디셉션 포인트를 읽으면서 이 책이 댄 브라운의 소설인 것을 알고 내친김에 읽기로 했다. 책을 별로 읽지 않는 아들은 자신이 벌써 읽은 책을 내가 뒤늦게 읽는 것이 뿌듯한 모양이다. 재미있는지, 어디까지 읽었는지 몇 차례 관심을 보인다. 서울에서 열리는 학회를 다녀오면서 버스에서 1권의 2/3 정도를 읽었다. 장거리 버스에서는 잠을 자는 것이 즐거움 중
2009-06-25
몇 주째 새 글을 올리지 않으니 몇몇 분께서 걱정 혹은 힐난을 한다. 너무 무심했나? 사실 오늘 낮까지 올릴 소재가 있었는데 그건 어느 지인의 체면과도 관계가 있어 함부로 올리지는 못하고 준비가 필요하다. 한잔하고 온 새벽, 떠오르는 생각을 급히 올린다. 블로그도 끄달림이다. 성인이 된 후 만난 사람에게는 거의 반말을 하지 않는다. 갓 졸업하고 입사한, 부모님 중 한 분이 나와 동갑인, 20대 중반의 직원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쓴다. 중, 고등학교 후배, 대학 후배에게도 원칙적으로 그 후배가 성인이 된 후 만난 경우에는 존댓말을 쓴
2009-06-18
안동에서 사귄 지인 중에 사진작가가 한 사람 있다. 세 차례의 개인전도 열었고, 대구의 유력 일간지인 매일신문에서 사진대상도 받았지만 늘 수더분하게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의 직업이 사진작가라는 사실조차 곧잘 잊어버린다. 이 사람이 어떤 기회에 환경운동을 하는 지율 스님과 친분을 가지게 된 모양이다. 요즘 낙동강 습지에 관심이 많은 지율스님이 5월 5일 안동에서 LA Times와 인터뷰를 가지게 되었다. 이 작가는 이 인터뷰 당사자들을 태워도 주고, 안내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LA
2009-06-04
어제, 시간으로 따지면 그저께가 되네요. 시내에 세워진 당신을 추모하는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분향을 했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 향로에 향이 너무 많이 꽂혔고 담배도 너무 많아 그냥 잠깐의 묵념과 절을 하고는 물러났습니다. 오늘(시간상으로는 어제) 저녁 지인들과 함께 당신의 분향소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소주 한잔을 하고 돌아와 이 글을 적습니다. 요즘 당신에 대한 글을 적는 것이 시류에 편승하는 것 같기도 해 주저하고 있는데 어느 분이 당신에 대한 제 개인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하더군요. 그 말에 용기를 얻어
2009-05-28
5월 16일 안동에서는 세 건의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다. 오랜만에 땅을 흠뻑 적실 정도의 비가 내려 기쁜 날. 행사에는 다소 불편을 더했지만 단비를 마다할 수도 없는 날이라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비를 맞으며 행사장을 찾는 것 같았다. 1. 권정생 선생 2주기 추모행사 권정생 선생 생가에서 있었던 권정생 선생 2주기 추모 행사. 5월 17일이 타계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각계에서 사람들이 찾아왔고 강아지똥 동화구연, 권정생 선생의 시로 만든 동요 공연도 있었다. 조탑리 마을 주민들은 잊지않고 찾아온 사람들을 위해 점심을 준비하고.
2009-05-21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에 실린 글입니다. 2월 마지막 월요일, 평소 점심식사 대신 잠을 청할 시간이지만 전날 밤늦도록 동네 ‘하이트 광장’에서 부부애를 다진 덕에 아침을 먹지 못했으니 점심이라도 먹어야 했다. 삭사 후에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잠 대신 인터넷 검색을 했다. 검색을 하다보니 1년 반 정도 거의 거들떠보지도 않던 고서 경매 사이트에 손이 갔다. 고서에 관심을 가지고 살다가 2년 전부터 관심을 끊었는데, 책이 마음에 들면 가격이 너무 비싸고, 가격이 싸면 별 관심이 가지 않는 책뿐이어서 내가 하기엔 좀 무리가 있
2009-05-14
안동의 '문화를 가꾸는 사람들'이라는 법인은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중에 한 가지가 고택체험 프로그램이다. 지인을 통해 직장 회식을 그곳에서 할 수 있는지 알아보니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 사실 그 법인에서 고택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한 후 첫 행사인 셈이다. 4월 15일 만찬을 가졌는데 식사는 옛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1인 1상으로 했다. 안동의 교사 국악연구회 선생님 세 분이 국악기 연주로 고택 만찬의 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해주었다. 사진은 그 법인에서 일하는 사진작가가 찍어준 것인데 작품 사진이
2009-04-30
토요일 오전 안동의 어느 시인(내가 알고 지내는 유일한 전업 시인이므로 앞으로는 그냥 시인으로 적는다)으로부터 ‘철가방 프로젝트와 술 한 잔 노래 섞기 오늘 6시 봉정사 송정식당’이라는 문자가 날아들었다. 사전정보가 없었다면 조금은 난해한 문자가 될 수 있다. 철가방이라면 일반적으로 중국집 배달용기를 의미하는데 철가방에 무슨 프로젝트가 있나? 술 한 잔과 노래를 섞는 일이라면 대충 술 마시고 노래 부르며 논다는 의미로 이해가 되겠다. 그럼 중국 음식을 시켜서 한잔 하자는 이야기인데 식당에서 중국 음식을 시켜서 먹으면 주인이 좋아할
2009-04-23
2월 말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 고서 경매 사이트에서 안동의 어느 중요 문중에 소속된 조선시대 선비의 호구단자를 발견한 후(여기에 관한 글은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지에 원고를 보낸 상태라 완전 공개는 게재 여부의 결정 혹은 인쇄 후로 미룬다.) 고서 사이트를 뒤적거리는 병이 도져버렸다. 그 호구단자를 발견한 며칠 후 고서 사이트에서 재미있는 문서 하나를 더 발견하게 되었다. ‘근세 유학자 기암(箕庵) 김헌주(金獻周)의 친필 서문’이라는 제목이 붙은 문서였다. 이런 문서야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수시로 올라오는 문서이니 큰 관심을 끌
2009-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