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910건)

'된장녀'도 콩잎쌈에는 반해버릴 걸!
>> 내가 무척 좋아하는 마늘종무름. 마늘종을 밀가루에 버무려서 밥 위에 쪄 낸 것이다. 감자무름과 고추무름도 맛있다. '무름'은 '굳은 물건이 푹 익거나 하여 녹실녹실하게 되다'는 뜻의 '무르다'에서 온 말인 듯한데, 같은 뜻의 표준말이 무언지 모르겠다. ⓒ 장호철 인간의 감각 중에서 가장 원초적인 것은 미각인 듯하다. 미각은 단순히 맛을 느끼는 수준이 아니라 한 시대의 삶과 그 애환을 기억해 내는 까닭이다. 갓 구워낸 국화빵의 바스러질 것 같은 촉감, 학교 앞 문방구의 칸막이 나무상자의 유리 뚜껑을 열고 꺼낸 소용돌이 모양의 카
2008-02-19

봉화 북지리 마애여래좌상
지난 며칠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사건이 일어나고 연일 각종 매체를 통해 쏟아 내는 보도와 기사를 접하면서 나는 두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첫째는 어려울수록 잘 뭉치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음이요, 둘째는 국민 하나하나가 그 사건에 주체가 되려한다는 점을 느꼈다. 분명 국보1호가 소실된 점은 하나의 큰 사건이다. 원인이 어찌되었건 문화재 방화는 국가적인 범죄 행위라는 사실도 비싼 대가를 치러가며 크게 깨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심장이 불탔다, 혼을 잃어 버렸다, 자존심이 불탔다는 등의 말로 지나친 비약도 모자
2008-02-18

자전거
간 30분이 걸리니 어지간해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거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자전거 출퇴근이다. 몇 년 전에 아들이 산 자전거가 몇 년 동안 복도만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일은 처음이다. 일주일에 두세 번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는데 조금씩 횟수를 늘리려고 하고 있다. 출근 때 약 35분에서 45분 정도 걸리고 퇴근 때는 약간 오르막인데다 마음도 느긋해서 10분 정도 더 걸린다. 출퇴근 길의 대부분은 거의 환상적인 코스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시골 작은 도시
2008-02-14

척암(拓菴) 김도화(金道和)
척암은 1825년 안동군 일직면 귀미동 약수(若洙)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증조인 귀와 김굉(龜窩 金굉)은 대산 이상정(大山 李象靖)의 제자로 정조와 순조대에 활약한 학자요 정치가였다. 그는 어려서 천재성을 보였는데 그 일화가 전해 오는 것이 많다. 7세에 이미 글을 지을 줄 알았고, 소학과 통감을 배웠는데 노성한 모습이 있었다. 한번은 정재 류치명(定齋 柳致明)선생께서 여강서원에서 강학을 할 때에 직일(直日)을 맡았는데 해가 저물도록 아무것도 쓰지 않고 있었다. 모임을 피하고 물러나 강론한 내용을 기록하는데 한치의 착오도 없자
2008-02-13

화왕산 기슭에서 용을 보다
>> 용선대에서 내려다 본 관룡사. 신라 8대 종찰의 하나였다지만, 지금은 조그마한 절집에 지나지 않는다. ⓒ 장호철 고통스러운 중생의 삶이 '이 언덕(차안:此岸)'에 있다면 바다 건너 '저 기슭'이 바로 피안(彼岸)이다. 그것은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열반의 세계에 이르는 일', 즉 바라밀다이다. 피안은 생사의 바다를 건넌 깨달음과 진리, 무위(無爲)의 언덕을 뜻하니, 열반 곧 니르바나의 경지를 이르기도 한다. '번뇌가 소멸되어 삶과 죽음마저 초월한 상태로서의 피안'에 이르기 위해서는 사바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 고통 없는 피안
2008-02-12

앓던 이 빠지다
월요일 저녁 걷기 운동을 하면서도 평소와 다름없이 혀는 왼쪽 아래 사랑니(경북 지역에선 ‘막니’라고 한다)와 마지막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사랑니의 판정승으로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사랑니의 힘이 조금 약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손가락을 넣어 조금 밀어보니 사랑니가 툭 떨어진다. 아프지도 않았고 피도 조금 나는 것 같더니 곧 멈추었다. 이도 표면에 충치 자국이 좀 있는 것 외에는 크게 상한 것 같지도 않았다. 내 몸에서 처음으로 영구치가 떨어져나갔다.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라고 했는데 어버이날
2008-02-05

이런 게 '안빈낙도' 아니겠는가?
>> 송암폭포. 내륙에서는 보기 드문 장관인데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이라 다소 왜소해 보인다. 위쪽에 만휴정이 보인다. ⓒ 장호철 아이들에게 조선 시대 선비들의 시가(詩歌)를 가르치다 보면 그들은 어쩌면 스스로 엮고 세운 '띠집' 안에 갇힌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치적 부침에 따라 출사와 퇴사, 유배를 거듭하다 말년에 귀향한 이들 사대부들이 하나같이 노래하는 것은 '안빈낙도(安貧樂道)'인데, 이는 그 띠집의 중요한 들보인 듯하다. '가난하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도를 즐긴다'는 이 명제는 다분히 관습화된 이데올로기의
2008-02-05

칠보 병따개(오프너) 만들기
칠보란 주로 동(銅), 금, 은 등의 금속으로 만들어진 판 위에 칠보유약을 얹어 820도- 860도 정도에서 구워내는 공예의 기법이다. 유약은 주로 융제인 장석과 뼈대 역할을 하는 규석, 융점을 낮춰주는 붕사, 소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색상은 금속 산화물을 첨가해서 만들 수 있다. 작품을 제작하고 굽는 시간까지 한시간 정도면 제작이 가능하다. 소성은 유약이 녹는 것을 직접 시편 구멍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약 2분정도 소요가 되며 냉각 과정을 거친 다음 준비된 금속판 위에 에폭시 등으로 부착해 주면 완성!! 칠보 병따
2008-02-04

안동인
안동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으니 나는 법적으로 ‘안동 시민’이다. ‘안동 시민’이라고 해서 모든 ‘안동 시민’이 안동에서 ‘안동인’으로 살 수는 없다. ‘안동에 사노라면’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나는 ‘안동인’이 아니다. ‘안동인’이 보기에는 그저 ‘들어온 놈’에 불과하다. 반면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분들 중 타도시나 타국에 사는 사람들 중에 ‘안동인’ 정체성을 가지고 사는 분들이 상당히 있다. 어떤 사람이 ‘안동인’이 될 수 있을까? 엄밀한 의미에서의 ‘안동인’이 되려면 안동에 태(胎)를 묻고 뼈를 묻어야 한다. 하지만 살아
2008-01-31

안동자연색 안방솜씨문화관을 찾아서...
구름 흘러가는 물결 칠백리 달빛이 더 아름다운 월령교, 무한지애의 애틋함을 고스란히 담은 안동자연색 안방솜씨문화관(관장 신계남)을 찾아가 봅니다. 안동자연색 안방솜씨문화관 건물 2층에 자리한 안동자연색 안방솜씨문화관 전경 자연을 담은 빛깔, 우리민족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천연염색의 아름다움을 후대로 계승 발전시키고 규방공예를 통한 전문 인력양성과 지역브랜드 개발에 기여하고자 개관한 안동자연색 안방솜씨문화관은 다양한 섬유작품 판매 및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공예문화의 지킴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연호 作...전시장 출입구에
2008-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