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910건)

'착한 커피' 혹은 더바디샵
"소비자는 영악하다"는 진술은 다분히 공격적이다. 공급자 편향이 드러나는 이 진술의 소비자 버전은 당연히 "소비자는 합리적이다"일 것이다. 합리적 소비란 물론 '최저 비용으로 최고의 재화·봉사를 사는 일'을 이른다. 경우에 따라 거대 할인점의 무차별한 저가 공세를 부나비처럼 쫓아가는 소비자를 바라보는 기분은 씁쓸할 수도 있겠지만, '이기'와 '이해' 앞에서 갈기를 세우는 인간들의 저 원초적 본능을 어찌하랴. 그러나 소비자가 늘 영악하지는 않다. 그들은 재화의 가치를 거기 투여된 노동으로 환산해 이해한다. 반값으로 물건을 사게 된 행
2008-04-08

혈액형에 관한 오해와 진실
직장의병원보에 낼까해서 생각해 두었다가 방송 프로그램에 활용할 생각도 해본 일이 있는 글이다. 병원보에 투고할 지는 아직 모르겠다. 혈액형에 관한 오해와 진실 대한민국 성인 중 자신의 혈액형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신의 혈액형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중고교 생물 시간에 배운 지식으로 부모 자식간의 친자관계를 판단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ABO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규정짓기조차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혈액형에 대한 전문가들은 ABO 혈액형으로 친자 관계를 판단하지 않으며 성격과 연관짓지도 않는다. 1. Rh 양성인 부모
2008-04-02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
김성일(1538~1593)은 석(錫)의 16세 손으로 본관은 의성(義城)이고 석의 15세손 청계(靑溪) 진(璡)을 아버지로, 여흥(驪興) 민제(閔霽)의 현손 세경(世卿)의 따님을 어머니로 태어났으니 오형제중 넷째이다. >> 학봉종택, 사진: 안동넷 학봉은 6세에 효경을 배우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제물지지(濟物之志)가 있어 갈 곳 없는 거지를 보면 반드시 쌀을 얻어 주기도 했다. 한번은 여러 아이들과 높은 바위 위에서 노는데 그 중 한 아이가 땅으로 떨어졌다. 다른 아이들은 놀라 흩어지는데 학봉만이 어른들께 알려서 살려 주었다.
2008-04-02

낡은 절집 가득한 온기와 정담(情談)
>> 선암사 대웅전. 보물 1311호. 1824년 중건했다. 정유재란 이전에는 이 자리에 2층의 미륵전이 존재했다고 한다. ⓒ 장호철 전남 순천시 승주읍에 있는 선암사는 애당초 우리의 여행 일정에 들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보리암 다음의 행선지로 선암사를 넣은 것은 제대로 마음속에 새길 능력도 변변찮으면서 명승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내 과욕 때문이다. 지도를 여러 번 살펴보는 과정에서 보길도로 가는 길목에 순천 조계산이 있었고, 승보사찰 송광사 너머 산자락에 깃든 태고총림(太古叢林) 선암사를 발견했던 것이다. 송광사는 두어 차례
2008-03-31

생일잔치와 도자기체험..
어린시절!! 해마다 돌아오는 생일은 일년에 몇일 되지 않는 아주 큰 기념일이었습니다. 생일날 만큼은 지겨운 보리쌀이 들어가지 않은 하얀 이밥(쌀밥)을 밥공기 가득 넘치도록 어머니 께서 담아주십니다. 저걸 언제 다 먹을까 고민은 접어 두어도 됩니다. 생일밥은 남기만 않되니 아랫목 이불속에 묻어 놓고 점심 저녁까지 다 먹어야 살면서 배를 곯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따로 친구를 초대하는 그런 생일 잔치도 없었습니다. 불혹(不惑)을 넘기면서 이제는 생일상 받는게 편하지는 않습니다. 가끔씩 사는게 바쁜 집사람이 내 생일을 잊어 버리면 그
2008-03-31

더 이상 혈액형 가지고 장난치지 마시오
혈액형으로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사회 통념을 일컫는 '혈액형 증후군'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재미로 관련지어 보는 수준으로 생각했는데 이제 혈액형으로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거의 확신 단계까지 나아가 혈액형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인권침해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으니 더 이상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다. 그러나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결정된다는 설에 대해 내가 분개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과학적이지 않지만 웃고 넘길 수 있는 일들은 많
2008-03-26

평사리, 그 허구와 현실의 경계에 서다
하나 마나 한 얘기지만 소설은 허구(fiction)다. 그것은 단순한 '현실의 모사나 재현'이 아니라, 작가에 의해 창조되는 현실의 '재구성'이고 '재창조'이다. 그 재구성된 현실이 도저한 삶보다 뒤처지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이 개연성 있는 허구는 때로 현실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현실과 허구와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기도 한다. 또 작가가 창조해 낸 인물과 그 삶은 마치 현존 인물처럼 우리 주변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기도 해서 사람들은 그들이 살았던 땅과 거리 등에서 그들의 흔적과 체취를 날것 그대로 느끼기도 한다. >> 평사리 마을
2008-03-24

Rh 음성에 우는 여성들
오래 전 어느 여성으로부터 혈액형 관련 상담을 받은 일이 있다. 이 여성은 당시 출산을 한 직후인데 아이가 Rh 음성이라고 했다. 자신과 남편의 집안 모두에 Rh 음성이라고는 없는데 아이가 Rh 음성으로 태어나자 남편이 의심을 하게 되고, 결국 이혼까지 가게 될 상황이라고 하며 우는 것이었다. 자녀의 Rh 음성과 관련된 전화를 몇 번 받긴 했지만 이혼까지 가게 되는 상황은 처음이었다. 우선 Rh 음성의 대부분은 양부모 모두가 Rh 양성이라는 말로 안심을 시키고 남편과 같이 찾아오면 남편이 알아듣도록 설명해 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오지
2008-03-19

겸암(謙菴) 류운룡(柳雲龍)
>> 겸암정사에서 본 하회마을, 사진: 안동넷 겸암 류운룡 선생은 조선 명종, 선조 때의 학자로서 자는 應見(응현)이며 풍산인으로, 증의정부 영의정 풍산부원군 仲?(중영)의 장자이고 서애 류성룡선생의 伯氏(백씨)이다. 과거시험을 보아 벼슬길에 나아가기를 즐겨하지 않고 평생 동안 오로지 학문에만 뜻을 둔 전형적인 선비였다. 시조는 고려초에 호장을 지낸 柳節(류절)이다. 선생은 중종 기해(1539)년 8월 6일 안동 풍산 하회에서 출생하였는데, 어려서부터 민첩하고 총명하여 보통아이들과 달랐다. 명종9년(1554) 16세 가을에 이씨부인
2008-03-19

도산서원 춘계향사(春季享祀) '봉행'
지난 16일 입재를 시작한 도산서원 춘계향사(春季享祀)가 18일 새벽 1시(丑時) 상덕사(尙德祠)에서 엄숙하게 봉행됐다. 도산서원 향례는 퇴계선생의 유덕(遺德)을 기리고 추모(追慕)하는 행사로, 전통적인 제례문화 원형을 500여 년간 이어온 행사이다. 도산서원에서는 매년 이월과 팔월의 중정(中丁)일에 춘추향사를 봉행하며, 서원 내 상덕사(보물 제211호)에서 치른다. 향사례가 봉행된 상덕사는(보물 제211호)는 퇴계 선생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으로 퇴계를 주향(主享)하고 월천을 배향(配享)했다. <尙德>이란 덕을 높이 생각한다는 뜻이
2008-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