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910건)

시간을 잇는 외나무다리를 건너다
▲ 무섬의 외나무다리. 2005년 첫 방문 때 찍은 사진이다. ⓒ 장호철 마을을 둥그렇게 물이 돌아 흐르는 이른바 '물돌이 마을'로 안동에 하회가, 예천에 회룡포가 있다면 경북 영주에는 무섬이 있다. 안동시 임동면 무실의 행정명칭이 '수곡(水谷)'이듯 무섬의 주소는 정확히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水島里)다. 무섬은 '물의 섬'이라는 '물섬'에서 시옷(ㅅ) 앞의 리을(ㄹ)이 떨어진 형태다. 이는 '불삽'에서 '부삽'이 나온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이 이름과 그 해석은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섬은 당연히 물 가운데 있는 것, '물'자
2008-05-22

우왕좌왕 생존일기(5)-술집에서
여행의 맛 중 한 가지는 그 나라의 술집에서 한잔 하는 것이다. 도착하는 날은 너무 늦게 도착했고 다음날 밤은 일요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 부담 때문에 한잔하기 힘들다. 금요일 밤이 한잔 할 수 있는 마지막 밤이다. 호텔에 도착한 후 아내의 허락을 받고 호텔 인근의 술집으로 향했다. 손님은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둘, 그리고 부부로 보이는 중년 남녀가 전부였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주문을 받는 안주인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あなたの choice"라고 해서 알아서 달라는 뜻을 피력했다. 사실 외국에서 술집을 찾는 이유는 술
2008-05-16

산중 호수, '삶과 자연의 진실' 가르치다
▲ 주산지의 왕버들 왕버들은 원래 호숫가나 물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 낙엽 교목이다. ⓒ 장호철 주왕산 어귀에서 31번 국도로 돌아 나오다가 영덕 방면으로 좌회전해 나지막한 산을 넘는다. 길가로 잇달아 펼쳐진 사과밭에 사과꽃이 한창이다. 밭에 무성하게 자란 민들레 노란 꽃과 사과의 하얀 꽃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조화가 아지랑이 속에 넉넉하다. 제법 가파른 고개를 넘으면 시야를 막는 왼편 산골짜기가 이른바 '내주왕(內周王), 절골계곡'이다. 그 계곡으로 들어가는 좁은 포장길을 달리다 중간쯤에서 직선도로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청송군
2008-05-15

학호(鶴湖) 김봉조(金奉祖)
김봉조(金奉祖)의 자는 효백(孝伯)이며 호는 학호(鶴湖)이며 본관은 풍산이다. 허백당(虛白堂) 김양진(金楊震)의 증손인 유연당(悠然堂) 대현(大賢)의 아홉 자제 중 맏자제로 한양 장의동(지금의 청운동)에서 선조 5년(1572)에 태어났다. 서애 류성룡의 문하에서 ‘爲己之學(위기지학)’을 닦았으며, 임진왜란때는 의병장 곽재우 장군과 함께 화왕산성을 지켰으며 선조 33 경자(1600)년에 부친 유연당의 명을 받아, 임진왜란 때 전소된 종택을 심력을 다해 중건한 후, 영주의 우거에서 돌아왔다. 선조 34(1601)년 진사시에 합격하고 광
2008-05-14

사진으로 보는 문경 전통 찻사발 축제
2008 문경 전통 찻사발 축제 도자기 그리고 사발이야기... 날씨가 제법 쌀쌀한 5월12일.. 문경에서 열리는 찻사발 축제를 다녀왔습니다. 도자기 가운데 가장 오묘한 진리를 담고 있는 그릇이 바로 찻사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기(茶器)는 전차(煎茶:작설차 등 잎을 우려 마시는 차)용 주전자인 다관과 물을 식히는 숙우, 잔으로 구성되고 말차(抹茶:가루차)용 다완(茶碗:찻사발)으로 분류됩니다. 가장 좋은 찻사발은 가벼워서 사발을 두손으로 들었을때 굽아래 부분쪽으로 당기는 듯한 느낌이 없어야 하며 유약과의 조화가 맞아야하며 차색이 잘
2008-05-13

우왕좌왕 생존일어(4)-오다이바, 도쿄타워
수상 버스에서 안내원이 열심히 스미다가와 강변의 건물들을 설명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쇠귀에 경읽기. 오후까지 계속 걸어 피곤했던 가족들은 그 설명을 자장가삼아 졸면서 강을 따라 내려갔다. 히노데에서 배를 갈아타고 조금 더 가서 레인보우 브릿지를 지나 오다이바에 도착했다. 선착장은 카이힌공원(海兵公園) 근처에 있었다. 카이힌공원 해변은 넓지는 않았지만 백사장이 깨끗했다. >> 멀리 레인보우 브릿지와 오다이바가 보인다. >> 오다이바가 가까와 질 때 본 육지쪽 해변의 건물들 오다이바에서 딸의 목표는 명확했다. ‘Venus Fort'라는
2008-05-13

산과 바다는 우썩우썩 깨어나고 있는 중
▲ 주왕산 전경 주왕산은 낙동정맥이 빚어낸 수려한 바위산이다. ⓒ 장호철 오월의 첫날, 경북 청송의 주왕산 국립공원을 '말 달리며 스치듯 보고' 왔다. 굳이 '주마간산'이라 표현한 것은 우리가 거기 머문 시간이 고작 두어 시간, 무심하게 제3폭포까지 올랐다 내려오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백두대간 능선에서 갈라져 나온 낙동정맥이 남쪽으로 뻗어 내려오면서 빚어놓은 이 수려한 산자락의 그늘에 들어서다 만 것에 지나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다. 맑고 아름다운 계곡을 품은 기묘한 바위 봉우리의 바위산[암산(巖山)], 주왕산이 열두
2008-05-10

우왕좌왕 생존일어(3)-아사쿠사
다음은 아사쿠사(淺草)로 옮길 차례다. 이번에는 우에노 역에서 도쿄메트로 긴자센(銀座線) 타고 갔다. 도쿄에서 도쿄메트로를 탄 것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사쿠사 역에서 내려 아사쿠사 신사(淺草神社)와 센소지(淺草寺)를 찾아갔다. 아사쿠사나 센소나 같은 한자다. 아사쿠사는 훈독, 센소는 음독으로 읽은 것이다. 같은 지명의 한자를 두고도 읽는 방식이 다르니 일본 사람들도 한자를 함부로 읽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번에는 묻지 않고 지도만 보고 가다가 결국 불안해서 물어봤다. 도코로 버전으로. 가는 길에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2008-05-07

천년 고탑에 서린 세월과 역사를 되짚다
주변에 아주 바지런한 후배 교사가 있다. 수학을 가르치는 이 김 선생은 인터넷 아이디를 전공과는 한참 거리가 먼 '탑도리'로 쓴다. 짐작했겠지만 그는 탑에 대한 공부가 깊어 그 내공이 이미 수준급이다. 내가 탑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 것은 유홍준의 '답사기'를 읽고, 해질녘의 '감은사탑'을 마음속에 담아 두면서부터지만, 탑에 대해 두어 마디라도 지껄일 수 있게 된 것은 두어 번 그와 함께한 '탑 기행' 덕분이다. >> 낙산리 3층석탑. 보물 469호. 통일신라시대의 ‘아름답고 장엄한’ 석탑이다. 죽장리 5층석탑과 같이 모전석탑 계열이
2008-05-06

우왕좌왕 생존일어(2)-우에노
금요일 아침. 이제 본격적으로 도쿄 시내를 돌아다녀야 한다. 이번 여행은 어떤 테마가 있는 여행이 아니다. 아, 도쿄가 이렇게 생겨먹었구나, 그 유명한 00가 여기에 있구나 정도로 넘어가야 하는 여행이다. 가능하면 유적지 위주로 보고 싶은 나와 쇼핑할 수 있는 곳 위주로 다니고 싶은 딸아이와의 절충도 필요했다. 첫 날은 우에노 공원 찍고, 아사쿠사로 옮겨 센소지 찍은 후 수상 버스로 오다이바로 찍고, 동경 타워 찍고, 신주쿠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출발했다. 시내 관광을 전철을 이용해 하기로 계획했는데 도쿄 시내의 전철망은 서울에
2008-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