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910건)

고지도 기획전시展
청송군립 야송미술관에서 ... 지도는 우리네 삶의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낯선 길을 떠나는 나그네에게는 나침판이 되어주고, 군사적 요충지를 표기하는 비밀 문서가 되기도 하고 초등학교 사회과부도 책으로, 피서를 떠나는 여행객에게는 가이드북으로... 참 다양하게 우리네 일상과 접해있다. 하지만 어느새 우리는 종이지도 보다 네비게이션과 구글어스를 보는게 더 편하고 빠르고 익숙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긴 구글어스에서 보면 옥상에서 썬텐하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까지 볼 수 있다는 보너스도 있기는 하다. 그래도 왠지 지도만큼은 종이로
2008-08-25

가이드실습
평소 농담반 진담반으로 퇴직 후에는 가이드를 하며 살겠다고 하고 다닌다. 지난 주말에 가이드 실습을 할 기회가 생겼다. ‘텃밭 가꾸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소담이’님께서 지인들과 함께 안동을 찾았다. ‘소담이’님은 칠순을 코앞에 둔 자칭 할머니로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에서 텃밭을 가꾸면서 방송통신대학 공부도 하고 일본어도 공부하는 분이다. 취미가 공부라고 스스로 밝히는 분이다. ‘소담이’님에겐 일본인 친구 한 사람이 있는데 최근 정년퇴직을 했고, 고향에서 한국어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서울의 모 대학에 어학연수를 와 있다고 한다.
2008-08-18

화산(花山) 권주(權柱)
선생의 휘는 柱(주)요 자는 支卿(지경)이며 본관은 안동이다. 할아버지 휘는 恒(항)이니 司藝(사예: 정 4품직)로서 이조참의로 증직을 되었고 아버지의 휘는 邇(이)니 署令(서령: 종 5품직)으로 증 吏曹參判(이조참판)이다. 모친은 덕산송씨니 정랑 元昌(원창)의 따님이다. 병곡종택(안동시습제), ⓒ유교넷제공 세조 丁丑(정축:1457)년에 선생이 나시니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자질이 있고 총명했으며 특히 기억력의 뛰어남이 남들과 달랐다. 7, 8세에 이미 四書(사서)를 읽고 이미 10세에 경사에 밝았다. 13세에 시를 지어서 사람들을
2008-08-12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
안동 선비의 생활을 두 단어로 요약하면 봉제사(奉祭祀) 접빈객(接賓客)이다. 기독교 문화에서 성장한 영향도 있고, 아버지께서 막내인데다가 부모님 모두 살아계시니 봉제사와는 별 인연이 없다. 그래도 안동 선비 흉내를 조금 내려면 접빈객은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여름이 되고 휴가철이 되어 여행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동안 안동에 관해 뻥을 친 보람이 있어 이번 휴가철에는 안동으로 찾아오는 지인들이 제법 된다. 벌써 안동을 찾은 손님이 세 팀, 앞으로 찾을 손님이 최소 한 팀, 많으면 두세 팀이 더
2008-08-12

몽룡의 연인, 남원 기생 춘향이가 김씨?
▲ 남원고사 서해문집, 2008 ⓒ 장호철 <춘향전>을 비롯한 이른바 판소리계 소설은 조선 후기 평민의식의 성장이 빚어낸 서민문학의 결정판이다. 이들이 국민 문학(소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아이들은 배밀이로 방바닥을 길 때부터 울긋불긋한 그림책에서 춘향이와 어사또를, 심청이와 뺑덕어미를, 그리고 흥부와 다리 부러진 제비를 만나기 시작한다. 자라서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동화 형태로 예의 이야기를 읽게 되고 중고등학교에서는 일부이긴 하지만 그 원문을 배우기도 한다. 그러나 그 줄거리는 뚜르르 꿰고 있으
2008-08-05

큰 산을 찾아서
요즘 몇 차례 대산(大山) 이상정(李象靖 1711~1781)이라는 성리학자 이름을 접하게 되었다. 퇴계 학맥이 하나의 산줄기라면 대산은 퇴계, 학봉, 갈암 등과 같이 그 줄기를 따라 솟아오른 높은 봉우리 중 하나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퇴계 이 후 가장 높은 봉우리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는 주자에 대해 정통한 성리학자로 당시 성리학으로 그를 넘을 학자는 없었던 모양이다. 대산은 한산 이씨로 목은 이색의 15대손인데 갈암 이현일의 아들 밀암 이재(대산의 외주부)에게 3년 동안 수학하였다. 25세인 영조 10년 문과에 급제하였으나 관직
2008-08-02

남한산성 그 후 '김상헌 따라가기'
올해 이 땅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소설은 아무래도 김훈의 남한산성이 아닐까 싶다. 소설 속에서도 말들이 많더니만 소설 밖에서도 이 소설을 두고 읽은 이들의 말들이 많았다. 연말의 각종 문학지에 이 소설에 대한 평론들이 많이 실렸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하는 것을 보면 일반 독자들뿐만 아니라 평론가들에게도 주목을 받은 소설인 모양이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소설로 인해 역사 인물 한 사람의 복권이 이루어졌다. 병자호란 당시의 주화파 최명길이다. 최명길은 나약한 지식인, 좀 더 나쁘게 말하면 비겁한 벼슬아치 정
2008-07-31

약포(藥圃) 정탁(鄭琢)
약포 정탁은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과 함께 이황(李滉)의 제자로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정승의 자리에서 경국제세(經國濟世)의 높은 솜씨를 발휘한 대학자이자 명재상이었다. 정탁의 향리 예천군 예천읍 고평동과 류성룡의 고향 안동군 풍천면 하회동간의 거리는 30리다. 동향 혹은 동문으로서 친분관계는 잘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창황망조(蒼黃罔措)한 임란을 당하여 지혜를 기울이고 대의를 세워서 안으로는 국정의 위난을 수습하고 밖으로는 의적의 총칼을 물리치는 위업을 세운 점에서 가히 쌍벽이라 할 수 있다. >> 약포영정(藥圃影幀), 보물 제
2008-07-28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쇠고기의 '위대한 모순'
▲ 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시공사,2002) ⓒ 장호철 간행된 지 6년이나 지난 구간(舊刊) 1권을 이른바 '쇠고기 정국'이 불러냈다. 미국의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1993년에 쓴 <육식의 종말 Beyond Beef>(시공사, 2002)이 그것이다. 내 서가에 있는 리프킨의 이 책은 2002년 1월에 발행된 초판 1쇄다. 인류의 육식 문화를 광범위한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맥락으로 천착했던 이 책은 그 동안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혀 왔다. 광우병 정국이 이 구간을 불러냈다고 했지만 정작 리프킨은 이 책에서 광우병을 직접
2008-07-28

도시, 공간, 생활세계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읽은 책으로 그 전에 동양철학을 하는 지인의 권유로 읽게 되었다. 정치경제학적 입장에 서서 도시를 분석한 책을 읽으면서 서울이란 도시에서 시작된 촛불시위를 접하니 자연 촛불시위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을 통해 모인 고등학생들에 의해 불이 붙은 이번 촛불시위를 두고 여러 계층에서 여러 각도에서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번 촛불시위와 관련하여 인터넷의 영향이라든지, 새로운 세대의 발랄함과는 별도로 다른 사람들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도시화와 관련하여 생각을
2008-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