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선 고가

person 김영호 객원기자
schedule 송고 : 2010-02-01 11:06

윤보선 고가는 북촌에서 가장 크고 잘 보존된 한옥 중 하나다.

중국과 서양의 영향이 엿보이는 독특한 한옥이다. 건물도 건물이지만 한국근현대사의 주요한 인물들이 함께 모였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실내의 일부 구역은 매우 현대적으로 손을 보았다. 후손이 아직 거주한다. 행사를 위한 장소로 종종 활용되지만 평상시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는다.

초대되어 갔던 날은 스프링실내악축제가 개최되어 내외 귀빈이 그 분위기에 맞게 차려입고 나타나셨다. 모두 조금 낳게 사는 분들이 그들의 잔치를  벌이기에는 날씨까지 맞추어준 날이었다.

 

나는 운 좋게도 집의 뒤안까지 구석구석 둘러 볼 수 있었다. 봄의 끝자락이 담을 넘어가는 이곳에는 이상하게도 그 흔한 자동차 소리도 들릴지 않았다. 적막과 같은 고요는 만춘의 아름다움을 더욱 비장하게 만들었다.



하여간 축제는 시작되었고 나는 싸가지 없게 셔터질을 하게되었다. 나의 셔터질 소리가 너무 웅장해 음악회를 질 떨어지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울려 올 때쯤 나는 이집의 외곽과 바깥 마당을  번갈아 오가며 풍경을 담는 것이 오늘을 옳게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무료한 봄날 오후를 보냈다. 사실 도심에서 무료하다는 말은 낯설다.
그래도 무료하다는 표현이 이렇게 적절 하다니...



혹 다시 기회가 온다면 실내 촬영을 부탁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욕심일 것이다.
전통 와가로 그 모양을 제대로 갖춘 성북구의 성낙원은 주인어르신 덕분에 내부를 볼 수 있었는데 오랫동안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멋있게 사는 분도 서울에 있구나 하구...  

*김영호씨는 현재 (재)서울문화재단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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