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모산성 전설
왕모산성은 공민왕의 어머니가 머물렀던 산성이라 전해지는 곳으로 원천 마을 뒤 왕모산에 있다. 1361년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으로 몽진 왔을 때 안전을 위해 그 어머니를 이곳 원천 부근에 머물게 하고 만일을 대비하여 산성을 쌓았다고 전한다. 이 산성은 흙과 돌로 축성하였는데 서쪽에는 자연석으로 된 석성이 지금도 남아 있다.
공민왕의 어머니가 안동으로 와서 임동을 거처 낙동 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이곳에 자리 잡고 피난을 했다고 한다.
적의 공세가 강하여 부득이 목적지인 청량산을 향해 왕의 행차가 왕모산성 우측 낙동강을 도강하여 단사 모래사장을 지나갔다. 이 때 강 건너편 삼송정에서 천지를 진동시킬 만한 말울음 소리가 들리더니 난데없는 백마가 무명의 장수를 태우고 왕 행차 앞에 뛰어와 멈춰 섰다. 몸집이 보통 장수 보다 크고, 백발이 성성한 구인토룡(?蚓土龍)이란 장수가 말에서 성큼 내려와 문안을 올렸다. 그는 "성왕을 도우려 왔으니 싸움에 한몫을 담당하도록 윤허하여 주십시오. 다만 소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도 하지 말아 주십시오." 라고 했습니다. 적에게 쫓기는 신세이고 한 명의 군사도 절실했던 왕은 흔쾌히 허락을 했다.
이리하여 항곡 입구 맞은편을 통과하여 백운지, 면천, 맹개, 월명담을 우측으로 끼고 소두들에서 가사리를 건너다보며 청량산 입구 강변에 도착했다. 이 강변에서 잠시 노녹을 풀고 청량산 의성봉에 진을 쳤다. 이곳에서 수일 동안 전투가 벌어졌는데 백발이 성성한 노장이 활을 쏘고 칼을 쓰는 기량이 비호같이 날쌔어 적을 거의 전멸시켰다. 그래서 대승했는데 어느 날 아침 식사시간에 그 노장이 보이지 않아 여기저기 찾았다. 그런데 군량미와 소금을 쌓아 놓은 옆에 투구와 갑옷만이 덩그렇게 남아 있고 그 옆에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굵고 긴 지렁이가 점점 녹아지고 있었다. 지렁이가 천년 이상 묵어서 인간으로 화하여 성군을 도와준 것이다. 백마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 이 이야기는 안동을 비롯한 경북북부지역에서 전승되고 있습니다.
※ 박장영님은 현재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서 학예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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