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맛집 21번째 "광장시장 보리밥집"

person 김영호 객원기자
schedule 송고 : 2009-05-11 10:34

기분이 꿀꿀한 날은 오래된 광장시장으로 가보시지요. 쓰레빠 신고 가면 더 좋으리. 순대, 회, 동그랑땡, 돼지껍질, 머릿고기, 지짐이, 국수, 온갖 음식이 산더미 쌓여 있는 이곳 ‘먹자 골목’을 누비는 거지요.

일전 광장시장은 은성횟집을 소개하면서 많이 풀어 놓았기 때문에 더 이야기 하기 없기. 하여간 광장시장은 서울 최대의 명소다. 단, 깔끔 떠는 사람, 시장이라고 무조건 싼게 비지떡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지 말 것.

오늘 소개하는 이집은 보리밥집이다. 광장 시장은 보리밥집이 몇 집 모여 있어 찾기도 어렵지 않다. 3,000냥으로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는 비빔밥집이다. ‘무제한 리필’정말이다. 무제한이다. 저녁을 굶기로 작정한 나는 광장시장의 풍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 들렀다가 무한리필의 참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니. 배가 고팠던 나는 미친 황소가 1끼 식사를 할 양의 야채를 먹고 견딜 수 없어 무척 괴로웠다,(야채 20종류를 3번이나 리필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리 맛도 없을 듯 한데 식욕을 억제할 수 없을 정도다. 보리와 쌀을 반씩 섞은 밥에 기타 재료를 마음대로 얹은 후 고추장과 참기름에 비벼먹는 뷔페 비빔밥. 배추김치·깍두기·멸치·파·고사리·콩나물·상추·무나물·돈나물·참나물· 부추…. 총 스물 두어 가지. 입맛 따라 골라 넣으면 된다. 너무 좋았던 것은 식탁에 엄청 매우 고추가 쌓여 있어서 쌈장에 마음껏 찍어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는데 마른 멸치도 같은 방법으로 쌓여 있었다. 고추 15개, 멸치 20마리는 족히 해치운 듯 하다.

과거에는 동대문 지게꾼들이 오며 가며 싼 값에 배 채우라고 개발된 메뉴라는데, 지금은 건강 채식으로 최고 인기다. 비오고 꾸리한 날이면 점심을 굶고 저녁 해가 떨어지면 채소를 소처럼 먹어보자. 아침 화장실에서 상쾌하리라. 아락실은 무슨!!!!

*김영호씨는 현재 (재)서울문화재단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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