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공예가 "양반고가구 숙맥 남창환"
장마가 끝나가는 7월 어느날..
힘찬 매미울음소리를 따라 시내를 벗어난지 10여분만에 도착한 곳 남후면 광음리 소재 안동 양반
고가구..
미리 취재협조를 구하고 방문한 터라 공방에서 작업중인 작가를 뵐 수 있었습니다.
숙맥 남창환(60) 선생..
분주히 돌아가는 로구로 선반에서 새로이 소품제작을 연습중인 작가는 취재중에도 연신
기계를 돌리며 새로운 작업과정을 익히고 있습니다.
수십년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새로운 기계를 익힌다는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작업실
한켠으로 전시장에는 고가구가 한가득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반닫이, 장문갑, 사방탁자, 장농, 이층농, 의걸이장, 경상, 경탁, 교자상, 찬탁, 혼수함...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우리가구, 대물림 가구들이 전시장 한가득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가구 제작을 시작한 계기는?
처음 시중에서 가구를 판매하는 일을 하면서 점점 경제적인 기반이 잡히자 삶의 여유와 함께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가구제작에 직접 뛰어들기로 시작했습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한번도 후회 해본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고가구를 제작하는 일은 고되고 힘든 작업이긴 하지만 올바른 선택이었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들 천직이라고 하나봅니다.
고가구 평균 제작기간은--
제작만 평균 소품은 1-2개월, 큰 작품은 1년정도 꼬박 걸립니다.
목재 건조과정 까지 포함하면 1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고가구의 멋이란 --
일반 가구들이 무늬목(필름을 붙인 가공목재)를 사용하는 반면 고가구는 천연의 원목만을 사용해서 제작합니다. 따라서 고가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자연을 방 안으로 옮겨 놓은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고가구는 전체의 절반을 내가 만든다면 나머지 절반은 사용하는 소비자가 직접 손때를 묻혀 가면서 세월의 흔적과 함께 만들어 완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이야기 --
도예가가 좋은 흙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일 처럼 우리 목공예가들 또한 좋은 목재를 찾고,
건조시키고, 보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느티나무, 참죽나무, 회화나무, 은행나무, 오동나무...
좋은 나무가 나왔을때 바로 구입하지 않으면 고가구를 만들지 못할 뿐 아니라 다시는 그런 좋은
나무를 볼 수 조차 없습니다.
좋은 나무는 5년에서 10년의 건조과정을 거쳐야만 고가구를 만들 수 있는 목재로 탄생하는 것 입
니다.
그동안 수집한 나무만도 20여종, 싯가 2억원 이상 할 꺼예요. 저의 가장 소중한 재산입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
다소 건강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가슴속에 기억되는 좋은 고가구를 많이
만들 계획입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목재만으로도 충분히 몇십년은 만들 수 있을텐데... 건강이 허락할런지...
앞으로 양반고가구는 안동댐 월령교 지나 안동공예문화전시관 옆 부지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계속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취재를 마치며...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늘 함께 하는 의, 식, 주 가운데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게 있으랴만은
우리네 안방에는 어김없이 장롱이 있습니다.
한때는 수입산 원목으로 만들어진 퍼니쳐 가구도 유행이었지만 무엇보다 우리네 살림살이에는
우리 가구가 제격이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느낍니다.
나도 과연 저 나이까지 내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
남창환 선생의 건강과 아울러 좋은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찾아가는 길 --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103-5번지 안동양반고가구 054-859-3909
홈페이지: http://www.gogagu.net
*이 글을 쓴 김창호님은 안동에서 도연요를 운영하면서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의 전통을 이어가는데 앞장서고 있는 직업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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