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암정
조탑리를 빠져나온 후 전날 잠이 모자란 사진작가는 먼저 집으로 가고 세 사람이 남았다. 이요회 회장님이신 김승균 선생님과 회장님의 친구인 수필가 강희동 선생님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은 강선생님의 차로 남후-풍산-시내를 연결하는 낙동강 주변 길을 한바퀴 돌기로 했다. 두 분 모두 대단한 분이면서 공통점도 많다. 같은 대학을 나온 친구이면서 두주불사의 애주가이기도 하고 안동의 내력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는 분이다. 내 한문 선생님이기도 한 김선생님은 안동의 각 가문과 그 가문의 인물들, 그리고 가문간의 혼맥과 야사에 대해 정통하신 분이다. 반면 강희동 선생님은 안동 남부지역인 남후면과 일직면 일대의 지리, 역사에 대해 정통하다. 두 분은 서로의 강점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전문분야가 나오면 일단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다. 나야 차 뒤에 편안히 앉아서 낙동강변의 경치도 즐기고 낙동강변 마을들에 얽힌 이야기도 들으니 이런 호사가 없다.
남후에서 풍산으로 넘어가기 전에 가파른 단재(붉은 빛을 띠는 지질로 인해 얻은 이름이라고 한다)를 넘어가면 낙동강변의 수직 절벽이 나오는데 이 절벽을 상락대라고 한다. 그 절벽 한 부분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져 있는 낙암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낙암정에 대해서는 강희동 선생님이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 이번 호에 글을 올렸으니 내가 보탤 말이 없다. 그 글을 읽어보면 된다. 강선생님은 낙암정에서 바라본 경치보다 강 건너 회곡 쪽에서 낙암정을 보는 경치가 더 아름답다고 알려주었다. 꽃피는 봄날에 한 번 더 볼 일이다. 사진작가인 강병두 선생이 먼저 돌아가는 바람에 제대로 된 사진은 없고 내 똑딱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만 남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낙암정 소개글을 보려면 http://www.andongji.com/로 접속해서 지난호 보기 첫 번째 통권 120호를 찾고 목차 중 아래에서 네 번째 글을 읽으면 된다.
돌아오는 길에 회곡에서 회곡 양조장을 찾아 대포 한 잔씩을 나누었는데 안주는 소금, 세 사람이 마신 막걸리의 가격은 700원이었다. 회곡에서 낙암대를 보고 시내 물고기 식당에서 은어찜으로 저녁, 임동식당에서 긴 뒤풀이를 하고 일직-남후-풍산-시내로 이어지는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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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암정 바로 앞에서 찍은 사진, 절벽 때문에 전체가 들어가도록 멀리 가지는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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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자 마루에서 본 낙동강 일대, 건너편이 풍산면 회곡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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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상류 쪽을 바라본 사진, 멀리 보이는 산 아래에서 낙동강과 미천이 만난다. (사진이 시원찮아 낙암정을 욕보이는 사진 같지만 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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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곡 쪽을 보면서 찍은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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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루의 기둥을 연결하는 방식이 재미있어 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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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님은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원리에 따라 마루 위는 둥근 기둥, 마루 아래는 각진 기둥을 세운 정자도 있다고 했는데 이 정자는 정자 아래 기중 중 입구의 기둥만 팔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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