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우리의 하느님』

person 김종규 객원기자
schedule 송고 : 2009-02-26 09:29

지난해 ‘권정생’이란 이름의 권정생선생 평전을 읽은 후 어느 지인이 권정생 선생의 ‘우리들의 하느님’을 읽기를 권했다. 생명운동에 관심이 많은 그 지인은 이 책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사실 권정생 선생의 작품을 읽어본 것이 없었다. 안동에 오기 전에는 이름조차 몰랐던 분이다. 최근 유명한 동화나 시들의 일부를 접하긴 했지만 제대로 읽은 것은 없다.

이 책을 읽은 이유도 그 책을 통해 감명을 받기보다는 권정생이란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산 사람인지 좀 더 알아보기 위한 마음이 앞선 것 같다. 나는 삶보다 앎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인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 지난 가을 어느 목사님과 다산 정약용의 사상을 놓고 논쟁을 벌인 후 한동안 관계가 서먹한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을 두고 안동의 어느 분이 삶이 투철한 사람과 앎이 투철한 사람이 부딪혔으니 완충지대가 있었겠냐는 말을 한 일이 있다. 그 목사님은 삶이 투철한 분이 맞다. 나는 앎이 투철한 사람은 아니고 여기저기에 호기심을 가지는, 앎에 관심이 많은 정도인데 그분이 그렇게 대비한 것이다.   

삶이 투철한 사람은 많다. 아동문학가로 알려진 권정생 선생은 삶이 투철하다 못해 자신의 삶 자체가 세계관이었던 분으로 생각된다. 권정생 선생의 삶의 방식은 철저하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그대로 실천했다. 권정생 선생에 대해 아동문학가로 표현하는 것은 일부분만을 이야기하는 것일 뿐이다. 성현이나 수도자에 가까웠던 분으로 생각된다. 자신을 위한 소비는 최소한으로 줄였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사후에는 어린이들을 위해 쓸 수 있도록 많은 재산을 남기기도 했다. 자신에게만 철저했던 것은 아니고 글을 통해 사회를 향해서도 끊임없이 발언한다. 자신에게 철저했기 때문에 글이 힘이 있었고 당당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선생의 이러한 발언들을 모은 책이다.  



저자 : 권정생

출판 : 녹색평론사, 2008년 9월 개정증보판 4쇄

※ 김종규님은 현재 안동병원 진단의학과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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