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 2의 고향!

person 케로
schedule 송고 : 2009-02-17 09:09
일본에서 온 한국을 사랑하는 공무원 분들~!

2월7일 아침10시30분, 토요일인데도 나는 일직 준비를 해서 시청으로 출근했어요. 오늘은 일본 키타큐슈시(北九州市)에서 한ㆍ일문화교류회를 가지기 위해 안동을 방문하는 날. 나에게는 올해 일본 첫 손님이고, 게다가 키타큐슈시는 1996~2000년까지 4년 동안 대학생활을 보낸 추억의 도시. 일본에서 제2의 고향인 키타큐슈시에서 온 사람들이라 조금이라도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어요. 아침부터 기압을 넣고 목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었지요.

키타큐슈시는 인천시의 자매 도시며, 매년 시청 공무원들 간 교환근무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왕이면 교환공무원으로 온 분들이 교류도 하고 한국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 키타큐슈시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 모임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에 관심만 있다면 가입을 할 수 있다는데, 현재는 30명 정도의 회원들이 6년 동안 매주 1회 모임을 가져, 1년에 한번은 한국방문을 하고 있다니 안동에도 그런 것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함께 공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서로 간 의지도 되며 공부하는 의지도 더 생길 것 같아요.  

안동 역에서 10시56분에 도착하셔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민속박물관으로 이동했죠. 오전에는 민속박물관, 월영교... 오후에는 도산서원으로 이동을 했는데, 역시 도산서원의 매력에 푹 빠지신 것 같았어요. 도산서원에서는 예전 천원 지폐와 신권 지폐의 그림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설명하기

참 어려웠어요.



그 후에 탈박물관, 그리고 부용대로 올라갔어요. 4시를 넘어 찬 바람이 불어서, 마음에 걸리기는 했으나 하회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일본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부용대까지 올라갔죠. 부용대에 올라서 보니까 석양과 안개로 매우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다들 그 아름다움에 순간 아무 말 없이 시간이 멈춘 듯 계속 그 풍경을 감상 했어요.  

부용대에서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오늘 숙소인 하회마을의 번남댁으로 이동.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는데 가장 빠른 방법은 사람이 사는 집에서 같이 사는 것! 안동까지 왔는데 한옥체험을 안 한다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죠.

번남댁에서 직접 장작을 태워서 온돌을 한다는 걸 보고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사진을 찍고 직접 아궁이에 장작을 태워보기도 하고.... 어떤 분은 잊어버리고 있던 연기 냄새를 맡고 옛날 고향의 추억 냄새와 같다며 눈물을 흘리는 분들까지 있었어요.

저녁에는 하회마을 번남댁에서 안동시청 공무원과 키타큐슈시청 공무원간 교류회를 가졌어요. 저녁 메뉴는 안동을 대표하는 음식인 “안동찜닭”, 그리고 이런 자리에는 뺄 수 없는 안동소주! 자리 배치는 한국사람과 일본사람들 간 이야기를 잘 나눌 수 있도록 섞어서 앉았어요. 그렇지 않아도 안동에서는 일본사람과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좀이 쑤셨는지 다들 일본어실력을 발휘해 대화는 백열화가 됐어요. 한국어실력은 우리 시청직원들의 일본어에 비하면 못 하지만 본인이 알고 있는 한국어를 연결하면서 자기 생각과 의견을 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어요. 전자사전을 꺼내서 모르는 단어는 찾아 웃으면서 얘기하는 모습을 보며 국제교류에는 언어가 큰 벽이 된다고 하지만, 서로가 조금씩 노력하고 이해를 한다면 노력에 따라 쉽게 교류를 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면적, 정치적인 교류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각자의 마음을 정직하게 말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으나 이런 모임에서는 쉽게 마음을 열어가며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지 않을까요?



교류회는 잘 진행되었으며, 마지막으로 우리 시청에서 유명한 연주가인 권 모씨가 일본인을 위한 특별 공연을 했어요. 11명이 좁은 사랑방에 어깨가 부딪히는 정도로 가까이에 앉아서 함께 연주를 들었어요. 조용한 마을 한옥에서 보름달을 보며 연주를 들으니까 얼마나 낭만적이며 운치가 있었는지. 일본분들도 한국에서 이렇게 감동적이며 즐거운 밤을 지낼 수 있을 줄이야 몰랐다는 말씀을 계속하셨어요.

우리에게는 맛있는 음식과 음악, 그리고 즐거운 대화로 우정을 나눴던 특별한 날이 됐죠. 우리 시청에서 일본어를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도 도움도 되고 나도 다리 역할하며 보람을 느꼈어요. 앞으로도 이런 교류회를 가지는 기회가 많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었죠.



※오가타 게이코씨는 안동시청 외국인 공무원으로 안동축제관광재단법인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한문이 ?표로 나오는 것은 웹에서 기술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한자입니다. 이점 양해바 
  랍니다.-편집자 주)
 

© 안동넷 & pressteam.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이코의 좌충우돌 한국생활"의 다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