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맛집 16번째 " 토하 대구매운탕"

person 김영호 객원기자
schedule 송고 : 2009-02-02 10:12

 
좌측 2분은 일본 아가씨들이다. 한국어를 전혀 못하면서 김치값을 흥정하고 이리와서는 오뎅, 순대, 떡볶기를 맛있게 먹고 사라졌다. 진짜 한국의 멋을  아는 분들...


소주 한잔 드리니 한곡을 그냥 불러 보란다(참고 한곡 2,000원)




보랏 !!!!!!!!!  4만원어치 자연산 광어의 자태를




밥위에 오징어 젓갈 - 환상적인 조화


보라 토하가 널부러져 있지 않은가...

광장시장의 묘미는 다양한 인간 군상과 맛이 어우러진 그래서 우리의 가슴속에 본원적인 사회성을 일깨우는데 있다. 말하자면 인간들이 20만년전 산에서 내려와 끼리끼리 무리지어 동네를 만들면서 느꼈던 만족감 그것을 되살리는 묘미가 있다. 거기에는 물론 흥겨움이 동반된다.

하여간 오늘 소개할 이 집은 광장 시장 먹자센터에서 조금 벗어난 반찬골목에 자리 잡은 . 이집은 한마디로 도매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신선함과 넘치는 양, 맛 대비 만족스러운 가격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집이다. 

광어야 우리가 접하는 가장 흔한 생선 즉 대중적인 생선이지만 오늘 이야기하는 이 광어는 남해한 가두리에서 마이신을 엄청 먹고 죽지 못해 살아왔던 양식광어 이야기가 아니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은 적어서 맛이 담백하고 개운해서 신선한 횟감으로 많이 이용되는 이놈. 수평선 너머 황해의 가운데 사각거리는 심해 모래톱에서 한중 국경을 넘나들던 바로 야성의 광어 그놈들이다. 쫄깃쫄깃한 배쪽 살과 더불어 지느러미 밑부분에 위치한 근육은 최상의 미각감동 프로젝트를 발동시킨다. 일단 광어는 자연산으로 먹어보자. 서울의 유명한 일식집이나 호텔에서도 여기에서 회를 떠간단다. 말하자면 광어 1번지인 셈이다.

특히 광어를 먹고 난 후에는 대구매운탕을 시키자. 고니가 듬뿍 들어간 이 매운탕은 회를 시켜먹으면 ‘3명이 2인분은 못시켜 먹는’ 이 집만의 룰을 깰 수 있다. 4명이 가면 2인분만(1만3천원)시키고 공기밥도 시켜라(밥위에 오징어 젓갈이 만나면 술이 확 깬다). 매운탕은 미나리, 동태고니, 뼈가 굵은 대구, 광어 대가리나 등뼈가 자리잡는데 특히 토하(土蝦)가 들어가서 차별화를 선언한다. 요즈음 분들은 토하의 특유의 내음을 좋아하지 않은 듯 하다.

음 그래 오뉴월 뙤약볕에 갑자기 소나기가 일어나면 후지끈 솟아오르는 황 토 내 음....아 그 어머니 가슴에서 나는 정겨운 내음. 맛있다. 시원하다. 이 맛을 알아야 저 충청도 부잣집 영감들이 벽장에 숨겨 두고 홀로 먹었던 토하(젓갈)의 전설을 이해할 수 있다. 하여간 신나게 먹었으면 광장 시장으로 나와 빈대떡으로 입가심하는 센스 그것으로 일단 광장시장 맛 이야기를 일단락하자.

 *김영호씨는 현재 (재)서울문화재단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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