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놀이는 왜 하는가?

person 박장영
schedule 송고 : 2009-01-08 09:54

1. 안동지방의 윷놀이?
안동지방의 윷놀이의 특징은 겅궁윷말과 윷노래가 있는 것입니다. 건궁윷말이란 윷말판 없이 윷말의 움직임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하는 것입니다. 윷말이 가장 많이 올라가는 경우는 자기편의 윷말 4동과 상대편의 윷말 4동이 합쳐 8동이 되지만 별 다툼 없이 놀이가 진행됩니다. 이는 안동지역에서 그 만큼 윷놀이를 많이 했다는 증거입니다. 윷노래는 북후면 도촌리에서 전승되는 것은 저포송이라 하고, 남선면 신흥리에서 전승되는 윷노래는 채윷대풀이라고 합니다.

2. 윷노래는 언제 누가 만든 것입니까?
안동의 윷노래는 저포송과 채윷대풀이가 있습니다. 저포송은 북후면 도촌리에서 전승되고 있고 채윷대풀이는 남선면 신흥리에서 전승되고 있습니다. 1960년에 권영욱(權寧郁)씨가 작성한 저포송 서문에 "윷송(저포송) 원문은 본디 안동권ㆍ김 양성 선세(先世)께서 지으셨고 안동부사의 교정을 받아서 반포된 향요(鄕謠)라 하는데 지금에는 구송(口誦)은 고사하고 원문조차…" 란 내용이 나옵니다.

3. 노래의 내용은?

 도송
 일월성신 분명하니 천도(天道)가 적실하고
 산천초목 분명하니 지도(地道)가 적실하고
 인의예지 분명하니 인도(人道)가 적실하다.
 위아하고 겸애하신 양묵도를 도라 하랴
 인의하고 예지하신 공맹도를 도라 하랴…

 개송
 산호고수 육칠척은 보배자랑 왕개로다.
 상인삼척 비수검은 협수고풍 형개로다.
 동문에 괴관하고 영수에 세이하니
 소부허유 절개로다.
 멱나수 찬물결에 대부를 영장하니
 굴삼여의 절개로다.

 걸송
 제왕문에 스승하니 요순우탕 호걸이오
 도덕문에 스승하니 공맹안증 호걸이오
 변사중에 출유하니 소진장의 호걸이오
 언어중에 출유하니 재아자공 호걸이오
 조수중에 출유하니 봉황기린 호걸이오
 
 윷송
 박문근이 늙으신가 백두음은 무삼일고
 고망명경 아니어든 비백삼은 무삼일고
 황염경연 유색신은 누른것을 물드리고
 백유잔설 매화로는 힌백자 머물럿네
 백학이 비상천은  두나래 퍼쳐가고
 백로의 권일족은 한다리로 성큼성큼

 모송
 당덕종 가일연에 헌수하든 손숙모야
 주목왕 요지연에 헌도하든 서왕모야
 의강남수 초당전에 권아옥상 삼중모야
 지상우금 유풍모는 두릉야로  청편이오
 만고운소 일우모는 재갈양의 충절이오

 설만장안 학정홍은 눈가운대 학이날고
 만록총중 일점홍은 풀가운대 꽃이피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윷노래 가사는 중국의 고사성어와 생활주변에서 등장하는 단어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도송은 도라는 글자가 음차된 한자로 된 유관한 명사로 인물, 역사, 사상, 종교, 자연, 고사, 싯구 등 다양한 지식을 동원하여 종횡무진으로 나열구사하고 있습니다. 개송도 개의 음차인 개(介), 개(開), 개(慨) 등의 한자어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걸송도 개송과 마찬가지로 걸을 음차하고 있습니다. 윷송은 한자에서 음차할 것이 없으므로 윷가치가 모두 젖혀지면 힌색이다 하여 주로 백색의 색조로 노래한 것이 특징입니다.

모송은 모(母), 모(毛), 모(募) 같은 글자를 차자하여 사람이나 사물을 음차하여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적색계열의 색깔을 가지고 모송의 분위기를 총체적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4. 전통사회에서 윷놀이
우리 민족은 농경민족으로 자나 깨나 풍년을 기원했습니다. 정월달의 민속놀이나 세시풍속은 모두 풍년을 기원하는 것으로 윷놀이도 풍년농사를 기원했던 놀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에서부터 보름까지 마을마다 집집마다 밤낮 가릴 것 없이 윷놀이를 했습니다.

윷말판은 우주로서 바로 농토(토지)가 되고, 윷말이 돌아나가는 4길은 춘분, 하지, 추분, 동지를 의미하며 4계절의 흐름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윷가치를 던져 4계절의 흐름을 빨리하여 드넓은 대지에서 풍년을 기원했습니다. 각 윷패가 상징하는 동물은 도가 돼지, 개가 개, 걸이 양, 윷이 소, 모가 말입니다. 이러한 동물은 모두 가축으로서 윷놀이를 통해 가축번성을 기원했습니다.

5. 현대의 윷놀이
농경사회가 붕괴되고 산업사회로 변화됨에 따라 우리의 생활문화 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왔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민속놀이들은 전승이 중단되고 그 자취조차도 찾을 수 없는가 하면 설사 조사ㆍ복원된 놀이들도 1900년대 초를 기점으로 한 박제화 된 놀이입니다.

그러나 윷놀이는 그 원초적인 풍농기원 의미는 사라졌지만 사회변화상을 잘 반영하면서 전승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마을에서 들려오던 ‘모야 도야’ 하는 소리가 현대문화의 대명사인 아파트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부동산 투기와 졸부를 반영한 ‘뒤도’, ‘자동임신’, ‘자동유산’, ‘퐁당’ 등이 등장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에 생겨난 것으로 놀이 규칙에 변수를 많이 등장시킴으로서 놀이로서의 재미를 극대화 한 것입니다.

자연히 전승주체도 농민에서 특수목적 집단으로 변화되었지만 그 목적도 풍년농사를 기원했던 것에서 단순히 오락 내지 친목으로 변했습니다. 따라서 윷놀이는 그 목적과 전승집단은 변화되었지만 현 사회상을 반영하면서 전승되는 진정한 민속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안동을 비롯한 경북북부지역에서 전승되고 있습니다.
※ 박장영님은 현재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서 학예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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