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틀바위 이야기
person 박장영
schedule 송고 : 2008-12-11 13:15
의성읍에서 남으로 4㎞ 정도 지점에 선암리(仙岩里)가 있다. 이 마을 뒷산에는 베틀모양의 바위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는데 이 바위를 일컬어 베틀바위라고 한다.
옛날 이 마을에 갑숙(甲淑)이라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처녀가 있었다. 하루는 어머니가 아파서 약을 구하러 갔다가 바삐 돌아오는 어두운 길에서 무엇에 부닥치고 말았다. 자세히 보니 불쌍한 몰골을 한 할머니였다. 남루한 할머니를 등에 업고 내려와서 어머니와 한 방에 눕혀 지성껏 간호하였다. 이튿날 갑숙 처녀가 일어나 보니 그 할머니는 흔적조차 없고, 위중하던 어머니 병환은 깨끗이 나았다. "이상한 일도 있다."하고 그냥 잊고 넘어갔다.
그 후 어머니는 떡 장사를 하고 갑숙이는 베 짜는 일을 열심히 하여 생계를 이어 나갔다. 그런데 갑숙이의 베 짜는 솜씨가 하도 뛰어나서 멀리까지도 소문나고, 마침내는 온 나라에 까지도 알려졌다. 드디어 임금님께서도 알게 되고, 임금님은 직녀(織女)들을 보내어서 갑숙이와 겨뤄보도록 하기에 이르렀다. 나라에서 내려온 직녀들은 모두가 훌륭한 베틀인데 반하여 갑숙이의 베틀은 너무나도 낡고 한심하였다. 많은 관중들도 혀를 차며 갑숙이를 애석해 하고 있을 적에 어디선가 갑자기 예전에 구호를 하여준 할머니가 남루한 행색으로 나타났다.
할머니는 갑숙이의 베틀 앞에 앉아서 큰 지팡이로 휘두르자 이상한 일이 생겼다. 베틀은 갑자기 열개로 불어나고 하늘에서는 선녀들이 내려오는 것이다. 그리하여 선녀들은 갑숙이와 함께 모두가 열심히 베를 짰다. 시간이 마감되어 북을 치니 갑숙이가 짠 베와 나라에서 온 직녀들이 짠 베를 한데 모았는데 갑숙의 것은 열 필이나 되고, 한결같이 올이 고르고 솜씨가 뛰어난데 반해 나라에서 내려온 직녀들의 것은 두필 밖에 되지를 않고, 군데군데 흠이 나타나서 갑숙이의 완전한 승리로 판결이 났다. 그리하여 나라에서는 후한 상을 갑숙이에게 내렸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소문은 또 다시 멀리까지 전해지고, 선녀들이 짜던 베틀을 구경하러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모두가 헛걸음이 되었으니 그것은 베틀도 없어지고 베틀 모양의 바위만이 우뚝 서 있을 뿐이었다. 이 바위는 선암리 뒷산에 열개의 바위가 베틀 모양으로 서 있으며 효성이 극진하던 갑숙이는 그 후 왕비가 되었다고 전한다.
일설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 온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어려운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는 마음씨 착한 처녀가 이 마을에 살았는데 혼자 힘으로 살기가 어려워서 부자 집에 시녀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 집 주인마님은 마음씨가 고약해서 늘 성화를 부리고 고된 일만 시켰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더 견디기가 어려워서 이 착한 마음씨의 처녀도 마침내 도망 갈 것을 결심했다.
어느 날 주인마님이 없는 틈을 타서 도망을 했으나 그만 하인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그래서 그 벌로 매일 베 한 필 씩을 짜게 했다. 눈물을 흘려도 소용없고, 아무리 짜도 하루에 베 한필은 짜낼 수가 없었다. 이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불쌍한 처녀로 동정했으나 어이하는 수가 없었다. 처녀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지성껏 베만 짜는 일에 몰두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서 베 짜는 일을 도와주어 베 짜는 양이 급속도로 불어나고, 솜씨 또한 놀라운 정도에 이르렀다. 이에 주인마님도 크게 놀랐고, 이 소문은 급기야 널리 퍼지며 신선이 베 짜는 모습을 보러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여 들었을 적에는 신선도 처녀도 모두 없어지고, 베틀 모양의 바위만 크게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선녀들이 내려온 바위라 하여 선암이라 이름하고, 급기야는 마을 이름으로 정해졌던 것이다. 혹은 처녀가 베를 짜던 곳이라 하여 이 바위를 베틀바위라고도 일컬어 온다.
처음에는 베틀 모양 그대로였으나 지금은 장구한 세월에 풍마우세하고 무너져 버려 원래의 모양이 변하여 베틀의 얼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 이 이야기는 안동을 비롯한 경북북부지역에서 전승되고 있습니다.
※ 박장영님은 현재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서 학예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후 어머니는 떡 장사를 하고 갑숙이는 베 짜는 일을 열심히 하여 생계를 이어 나갔다. 그런데 갑숙이의 베 짜는 솜씨가 하도 뛰어나서 멀리까지도 소문나고, 마침내는 온 나라에 까지도 알려졌다. 드디어 임금님께서도 알게 되고, 임금님은 직녀(織女)들을 보내어서 갑숙이와 겨뤄보도록 하기에 이르렀다. 나라에서 내려온 직녀들은 모두가 훌륭한 베틀인데 반하여 갑숙이의 베틀은 너무나도 낡고 한심하였다. 많은 관중들도 혀를 차며 갑숙이를 애석해 하고 있을 적에 어디선가 갑자기 예전에 구호를 하여준 할머니가 남루한 행색으로 나타났다.
할머니는 갑숙이의 베틀 앞에 앉아서 큰 지팡이로 휘두르자 이상한 일이 생겼다. 베틀은 갑자기 열개로 불어나고 하늘에서는 선녀들이 내려오는 것이다. 그리하여 선녀들은 갑숙이와 함께 모두가 열심히 베를 짰다. 시간이 마감되어 북을 치니 갑숙이가 짠 베와 나라에서 온 직녀들이 짠 베를 한데 모았는데 갑숙의 것은 열 필이나 되고, 한결같이 올이 고르고 솜씨가 뛰어난데 반해 나라에서 내려온 직녀들의 것은 두필 밖에 되지를 않고, 군데군데 흠이 나타나서 갑숙이의 완전한 승리로 판결이 났다. 그리하여 나라에서는 후한 상을 갑숙이에게 내렸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소문은 또 다시 멀리까지 전해지고, 선녀들이 짜던 베틀을 구경하러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모두가 헛걸음이 되었으니 그것은 베틀도 없어지고 베틀 모양의 바위만이 우뚝 서 있을 뿐이었다. 이 바위는 선암리 뒷산에 열개의 바위가 베틀 모양으로 서 있으며 효성이 극진하던 갑숙이는 그 후 왕비가 되었다고 전한다.
일설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 온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어려운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는 마음씨 착한 처녀가 이 마을에 살았는데 혼자 힘으로 살기가 어려워서 부자 집에 시녀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 집 주인마님은 마음씨가 고약해서 늘 성화를 부리고 고된 일만 시켰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더 견디기가 어려워서 이 착한 마음씨의 처녀도 마침내 도망 갈 것을 결심했다.
어느 날 주인마님이 없는 틈을 타서 도망을 했으나 그만 하인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그래서 그 벌로 매일 베 한 필 씩을 짜게 했다. 눈물을 흘려도 소용없고, 아무리 짜도 하루에 베 한필은 짜낼 수가 없었다. 이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불쌍한 처녀로 동정했으나 어이하는 수가 없었다. 처녀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지성껏 베만 짜는 일에 몰두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서 베 짜는 일을 도와주어 베 짜는 양이 급속도로 불어나고, 솜씨 또한 놀라운 정도에 이르렀다. 이에 주인마님도 크게 놀랐고, 이 소문은 급기야 널리 퍼지며 신선이 베 짜는 모습을 보러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여 들었을 적에는 신선도 처녀도 모두 없어지고, 베틀 모양의 바위만 크게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선녀들이 내려온 바위라 하여 선암이라 이름하고, 급기야는 마을 이름으로 정해졌던 것이다. 혹은 처녀가 베를 짜던 곳이라 하여 이 바위를 베틀바위라고도 일컬어 온다.
처음에는 베틀 모양 그대로였으나 지금은 장구한 세월에 풍마우세하고 무너져 버려 원래의 모양이 변하여 베틀의 얼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 이 이야기는 안동을 비롯한 경북북부지역에서 전승되고 있습니다.
※ 박장영님은 현재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서 학예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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