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김씨 청계공파 문중 전시회(1)
안동에서 도산서원을 가다보면 왼편에 국학진흥원(http://www.koreastudy.or.kr/)이란 곳을 만나게 된다. 대개의 관광객들은 별 생각 없이 지나치지만 이 국학진흥원은 조선시대 영남 지역 문헌자료의 보고라 할 정도로 중요한 곳으로 서울로 치면 규장각에 해당하는 곳이다. 국학진흥원의 본 건물 중 가운데 건물은 영남지역의 각 문중들로부터 기탁 받은 자료들을 보관하는 곳인데 과거 각 문중에서 보관해오던 문헌자료들은 화재와 습기에 취약해 지속적인 보관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학진흥원이 이 보관 시설을 마련함으로써 각 문중에서는 소유권을 유지하면서도 안심하고 문헌 자료들을 맡길 수가 있게 된 것이다. 국학진흥원은 이렇게 기탁 받은 자료들을 보관할 뿐만 아니라 번역하고 디지털자료화해서 관련 연구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학진흥원은 기탁 자료 중에서도 조선시대 각 문중에서 책을 출판한 목판을, 해인사의 8만 대장경보다 많은 10만장을 목표로 수집하고 있다.
국학진흥원 가장 안쪽 건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교문화 박물관이 있다. 한국 유교의 전개과정을 간략히 소개하고 유교가 지향하는 이념을 정리해서 디지털 콘텐츠를 곁들여 전시하고 있다. 1층에서부터 단계별로 수신, 제가, 치국으로 이어지는 형태다. 제일 위층은 기획 전시실로 갓, 유기, 도자기 등 국학과 관련된 주제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이 초대전 가운데 국학진흥원에 문헌자료를 기탁한 문중별로 기탁문중 특별전을 여는데 올해 5회째로 ‘인을 머리에 이고 의를 가슴에 품다.’라는 주제로 의성김씨 청계공파 문중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의성김씨 청계공파는 일제 강점기에 문중 차원에서 만주로 이주해 독립운동을 주도한 문중으로 유명하다. 일제 강점기 만주의 서로군정서는 이 문중이 주도한 독립운동 단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28312 참조). 안동에서 영덕으로 가다 안동대학교 정문에서 5분 정도 가다보면 안동 독립운동기념관이란 기념관을 만나게 된다. 기초 자치단체로서는 전국에서 유일한 독립운동기념관으로 알고 있다. 독립유공자 1,000명, 서훈 수상자 300명을 자랑하는 안동이기에 가능한 일이다.(http://blog.ohmynews.com/q9447/186821 참조). 이 독립운동기념관이 있는 곳이 의성김씨 청계공파 세거지로 종가가 있는 내앞(川前) 마을이다. 독립운동 기념관을 그 마을 앞에 세울 정도로 독립운동에 주도적 역할을 한 집성촌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안동의 독립운동과 관련된 연구는 안동대학교의 김희곤 교수님에 의해 시작되고 정리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이분의 공이 크다. 참조 기사의 내용도 이분의 연구에 거의 의존한 기사이다. 김교수님은 안동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에도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10월부터 이 문중 종가의 셋째 아드님으로부터 논어를 배우고 있다. 12월 첫 토요일, 무지하게 추웠던 날, 선생님에 대한 도리로,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끈 가문에 대한 예의로, 국학진흥원에 근무하는 지인들에 대한 예의로 국학진흥원 내의 유교문화관을 찾았다. 딸아이 친구들이 대거 몰려와 집에 있기가 어색한 아내도 어쩔 수 없이 동행하게 되었다. 너무 추운 날이어서 그런지, 늦게 도착해서 그런지 박물관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우리가 들어갈 때 몇몇의 중년 여성들이 나올 뿐 관람을 마칠 때까지 다른 사람은 없었다. 덕분에 눈치 보지 않고 사진은 많이 찍었다. 사진을 찍는 것을 금한다는 표지를 본 일은 없는데 찍어도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시간이 나는 대로 조금씩 전시회를 소개하는 사진들을 올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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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입구 - 주제가 예사롭지 않다. |
※ 김종규님은 현재 안동병원 진단의학과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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