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맛집 11번째"수원 두꺼비부대찌개"

person 김영호객원기자
schedule 송고 : 2008-11-24 09:10



두꺼비 부대찌개라. 역사가 깊은 집이지요. 90년대 처음 수원에 올라와 얼마 되지 않아 지금 마누라가 된 여고생을 만났지요. 고3 2학기 현장실습 나온 솜털 보송한 이 아이를 꼬여 수원 팔달산 인근으로 데이트를 즐기다가 출출해지면 자주 갔던 부대찌개집입니다. 수원 사람이면 모르는 이 없는 이 부대찌개 집은 그리곤 이상하게도 한 번도 가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그 맛을 잊을 만큼 바쁘게 살아 온 이유도 있겠지만 부대찌개 집은 가까운 집 주변에도 널려 있어서 그런가 생각해봅니다. 주말저녁 마땅한 찬거리가 없던 마누라는 근처 순댓국집으로 가서 저녁을 해결할 요량입니다. 그때 마침 우연히도 두꺼비 부대찌개집이 10년도 넘게 머릿속 어데 숨어 있다가 툭 튀어 나왔습니다. “그러지 말고 여보 그 집 한번 가보자. 두꺼비부대찌개”“ 1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거기까지”하여간 옛날 생각이 났던지 마누라는 그리 버티지 않고 동조 했습니다. 늦가을 저녁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오히려 감흥이 일어나기 좋은 날씨입니다.

모든 게 변했습니다만 훌쭉은 하던 두꺼비식당은 완전히 새 단장을 하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맛도 여전하고요. 돌아오는 길은 일부로 남문, 북문, 화홍문, 방화수류정을 돌아오면서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전쟁이 일어난 후 우리는 얼마나 먹을거리에 힘들어 있었을까요.  꽁보리밥이라도 물에 말아 씹을 수 있었다면 그는 선택받았던 사람이었을 터. 그런 시절 에 미군 부대 주변에는 군용 시레이션과 유효기간 지난 핫도그나 스팸(햄)이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그런 음식에 그저 물을 넣고 고춧가루뿌리고 고추장 풀어 한 솥을 만들어내면 원조 부대찌개가 만들어 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만큼 부대찌개는 역사가 짧은 음식이지만 우리의 유서 깊은 찌개문화가 시대적 아픔을 견디어내며 만들어낸 슬프지만 고소한 음식입니다. 

지금은 그런 미군 쓰레기를 넣고 끓인 부대찌개 (이 음식을 그래서 당시 미국 대통령 린든 B. 존슨의 성을 따서 존슨탕이라 불리기도 한다)는 없어지고 쏟아지는 다양한 햄과 소시지를 넣고 라면으로 사리를 만들어 넣고 맛나게 먹는 우리 대표음식이 되었습니다.  주로 미군 부대가 밀집해 있는 의정부나 송탄등지에 유명한 부대찌개집들이 오늘도 성업 중이지요..

사실 부대찌개는 입에 감기는 맛이 독특한데 이는 찌개의 주재료인 햄과 소시지에 들어있는 각종 화학조미료 그중 대표적인 MSG를 (L -글루타민산 나트륨 (MSG ; Monosodium glutamate)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조미료 중의 하나입니다. 보통 화학조미료라고 해서 싫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게 안 들어가면 맛이 제대로 안 납니다. 1960년대 이후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은 혁명기를 지난 우리들이니까요.  미국의 "중화요리점 증후군"과 일본의 "엮은 다시마" 사건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된 적도 있었지만, 그 사용량의 제한은 없습니다.

제조법은 밀, 탈지콩, 옥수수 등의 단백질을 가수분해하는 방법과 화학적 합성법, 그리고 발효법 등이 있는데, 최근에는 당밀, 전분, 포도당 등을 원료로 하는 발효법이 주류가 되어 현재에는 MSG의 생산량 거의가 발효법에 의하여 제조되고 있습니다. 많이 드시면 두통과 구역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임상보고는 있지만 정확한 해악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합니다.)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입에 감기죠. 많이 자주 드시면 좋지는 않겠지만, 가끔 멀어져가는 인공조미료 맛도 우리의 역사이니 잊지 마실 겸 오늘 부대찌개 어떨까요.

 *김영호씨는 현재 (재)서울문화재단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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