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는 부서에서는 1년에 두 차례 산행을 한다. 주로 토요일 오후 근무를 마치고 가까운 곳의 낮은 산으로 가서 두 시간 정도 산행을 하고 저녁 식사를 같이 하는 정도니 산행이라기보다 산책에 가까운 행사다. 이번 가을에는 주왕산에 가기로 했다. 산행 행사는 당직자와 개인 사정이 있는 사람은 빠질 수 있는 비공식 행사이므로 직원들 중 참가자는 2/3가 좀 못 된다. 대신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는 임상병리사들이 참석하므로 대략 20명 정도가 참석하고 아이들을 데려오는 경우도 있어 아이들이 4~5명 된다.
토요일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더니 출발할 때쯤에는 비가 조금씩 뿌리기 시작한다. 가랑비 정도에 겨우 준비한 행사를 중단할 수는 없어 그대로 강행했다. 주왕산에 도착하니 엄청난 차량이 밀려있고 내려오는 사람들, 올라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날 주왕산에 온 인파는 주왕산이 자리 잡은 청송군 전체 인구보다 많을 수도 있겠다. 군 전체 인구라야 3만이 되지 않는 작은 지자체이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일행이 다 모인 후에 산에 오르기 시작할 때는 벌써 세 시가 되었다. 매표소 앞에서 네 시 반까지 모이기로 하니 주어진 산행 시간은 불과 한 시간 30분. 깔깔거리는 젊은 직원들을 뒤로 하고 그중 나이가 많은 축인 세 사람과 여직원 한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올라갔다. 1폭포에 도착하니 바로 내려가기는 시간이 남고 3폭포까지 다녀오면 시간이 모자랄 어중간한 시간이다. 결국 3폭포까지 보고 내려오는 길에 주왕굴까지 보고 오니 30분 정도 늦었다. 1폭포까지 간 젊은 직원들도 제 시간에 모인 것은 아니어서 많이 기다리진 않았던 모양이다. 저녁은 ‘달기 약수탕’ 마을에 있는 천곡 식장에서 백숙, 닭불고기에 동동주를 곁들였다.
주왕산은 길이 가파르지 않으면서도 기암괴석을 볼 수 있어 가족 산행을 하기에 적당한 산이다. 단풍도 괜찮은 편이다. 1박을 하면서 인근의 주산지까지 들렀다 가는 것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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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에 앞서 단체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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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로 초입의 색소폰 연주 - 연주자는 안동의 지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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