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나누는 사람 홍형철

person 황지영기자
schedule 송고 : 2007-07-05 10:08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면서도 생각보다 쉽지 않기에 이런 직업을 가진 이야 말로 어쩌면 축복받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지역에도 이런 웃음의 전도사 일을 하는 이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십 수 년 동안 웃음의 현장 가운데 서 있는 전문 레크레이션 강사 홍형철씨를 만나봤다.

아직까지도 전문 행사진행자라고 하면 낯설고 생소한 느낌으로 먼저 와 닿는다. 이 분야에 들어선 지는 얼마나 됐나? 계기가 있었는가?
고등학교 때 TV를 보는데 단번에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이젠 다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큰 머리 김승현씨’가 그였는데, 출연자들을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는 진행을 보며, 내 길을 이미 정했던 것 같다.
그리고 바로 YMCA와 같은 동아리에 가입을 했었고, 대학 때는 레크레이션 전문동아리에서 활동을 했다.  본격적으로는 91년도부터 레크레이션 강사로 또는  대학축제 같은 행사의 진행을 맡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꽤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다.  TV나 라디오와 같은 매체들에서도 자주 본 것 같은데?
 96년도에 음향분야의 일을 하고 있던 지인의 소개로 시작한 것이 햇수로 12년째로 접어들었다. 아마 첫 프로그램이 문경지역의 미인대회를 취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웃음) 그 때부터 8년간은 주로 TV에서 활동을 많이 했었고, 최근에는 라디오에 자주 출연하고 있다. 현재 두 개 프로그램에 나가고 있는데, 솔직히 목소리만 나가다보니 준비도 좀 수월하고 진행부분에서도 TV보다 더 편하다.(머쓱한 웃음)

사람들 앞에 서서 그것도 웃음을 이끌어 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타고난 끼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  본인의 경우는 어떠한가?
솔직히 중학교 때까지는 교실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아이였다.  그러다 중3 때 내 짝을 잘 만났던 것 같다. 학급 반장이었던 그 친구는 여러 면에서 나에게 본보기가 되어주었다. 그 덕분에 성격도 활발해졌고,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학급 반장이나 전교부회장까지도 할 정도였다.

대학 강의도 나가는 등 하는 일이 다양한 듯하다. 그 중에서 어떤 일이 본업인가?
물론 방송 출연이나 대학 강의를 나가기도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나는 레크레이션 강사다. 좀 더 구체적으로 현재 이벤트회사 대표로 있으면서 각종 행사의 무대장치나 진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직업의 수가 많으면 그만큼 수입도 많을 것 같다?
 이쪽 이벤트업 분야가 시간에 비해 고소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이 늘 있는 것이 아니라 평균적으로 따져보면... 뭐...(머쓱한 웃음) 그래도 기업체 과장급 정도는 될 것이다. 거기다가 우리 직업이 매일 아침 출근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시간 활용이 가능하니까 심리적으로 여유가 더 있다고 여기며 산다.(웃음)

대개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오히려 집에서는 과묵하거나 무뚝뚝하다고 하던데...?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라 평상시에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상도 남자처럼 무뚝뚝하거나 그런 것도 아니다.
대신 직업상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한데다가, 아들 두명이 아직 어려서 한창 손이 많이 가는데, 육아일을 대부분 혼자 감당해야하는 부인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부인 이야기가 나왔으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웃음) 부인과는 어떻게 만났는가?
처음 봤던 것이,, 집사람이 YMCA 안에 있는 레크레이션 대학 수강생이었고, 내가 두 번 정도 강의를 했었는데, 사실 그 때엔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머쓱한 웃음) 그러고 한 6개월이 지난 후 쯤 -당시 집사람이 유치원 교사였는데- 우연히 길에서 사랑스런 눈빛으로 아이들을 내려주는 모습을 보고는 연락처를 알아내서 작업에 들어갔다.(웃음)

 ‘레크피아’라는 모임 이름을 들은 적이 있다. 구성원들도 대부분 레크레이션을 하는 이들인 걸로 아는데 정확히 어떤 성격의 모임인가?
 한마디로 레크레이션 동아리다.  대부분이 YMCA 안에 있는 레크레이션 대학을 수료한 사람들이며, 각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종사하고 있는 이들의 순수한 친목도모형식의 모임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행사 진행을 하다보면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한다면?
재미있었던 기억은 중앙고속도로 개통식 행사를 맡은 적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최장터널인 죽령터널 앞에 서서 “자 개통합니다.”란 내 말이 떨어져야만 차들이 지나갈 수 있었다. 아마 아직도 내가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차들이 다니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웃음)
 반면에... 시내 모 대학생 800명 정도가 모인 오리엔테이션 행사 진행을 맡은 적이 있는데, 행사를 마쳤을 땐 80명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2시간 정도 진행하면서 사람이 계속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심정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내 능력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던 기억이라 얼굴부터 달아오른다.(머쓱한 표정)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레크레이션 분야에서 기존에 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웃음치료사’ 같은 경우도 사실은 레크레이션에 의학치료기법이 가미해서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주부나 노인들 대상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는 것이 스스로에게 낸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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