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정보_녹용

person 동흥한의원원장 신지섭
schedule 송고 : 2020-11-30 11:52

1) 녹용은 어떤 약인가요?
 
A: 녹용은 사슴의 뿔인데요. 사슴의 뿔은 늦봄에 저절로 떨어지는데, 그 자리에 새로운 뿔이 자랍니다. 이렇게 다시 자라기 시작한 뿔을 녹용이라고 합니다. 녹용은 부위에 따라 가장 끝부터 분골, 상대, 중대, 하대로 분류되는데요. 전통적으로 녹용의 끝 부분인 분골의 효과가 가장 크다고 여겨졌고, 실제 성분 연구에서도 아미노산, 단백, 성장인자 등 다수 성분이 분골에 가장 많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장작용이 강한 약인데 단순한 피로개선 및 항산화가 아닌, 성장 및 발달에 영향을 미칩니다. 동물연구에서 체중증가, 근신경발달을 촉진하였고, 수면과 식욕을 개선하며 근육의 피로도를 낮춰 운동선수의 경우 녹용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분골이 근골격계와 관련된 유전자 표현을 상향조절했으며, 이때의 유전자들이 근육의 발달과 수축에 관여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2) 녹용도 국산이 가장 좋습니까?
       
A: 아닙니다. 녹용은 원산지가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요. 국내에서는 크게 러시아산, 뉴질랜드산, 중국산, 국내산 녹용이 소비됩니다. 이 중에 러시아산 녹용을 원용이라고 표할 정도로 품질 측면에서 다른 원산지의 녹용보다 높은 가치로 인정합니다. 녹용은 기본적으로 추운 지방에서 방목 상태로 자라난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영양 함유량과 성분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3) 녹용은 어느정도 먹어야 효과가 있을까요?

A: 녹용은 아무나 먹는 보약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비싼 녹용을 어디서 구해먹든 선물하든 한의원에서 지어먹든지간에 많은 경우 그 값어치 만한 효력을 보지 못하는 수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래도 먹었으니 어디엔가 언젠가 도움이 되겠지 하면서 한약은 으레 효력이 늦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요. 한약 중에서 녹용은 특히 효력이 굉장히 빠른 약입니다. 녹용은 최상의 영양제에 속하기 때문에 다른 보약이나 알부민으로 효력이 없는 노인들도 녹용을 잘 사용하여 처방을 내면 당장 아침에 일어나기가 가볍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허약한 사람은 인삼 당귀 녹용을 한두돈씩 해서 두어첩만 먹어도 훨씬 기운을 차립니다.

4) 녹용의 효능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사슴의 뿔은 소, 염소 처럼 뼈같은 뿔이 아니라 항상 각질화 되지 않은 채 골수가 충만한 보드라운 뿔입니다. 여기에는 가장 완벽한 영양을 바탕으로 하는데, 따라서 골격의 성장이 더딘 소아나 하혈,몽정,정력감퇴 등 비뇨생시계통 질환이 있는 허약자나 수척한 노인이나 산후보혈에 적격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효력이 나지 않는다면 이것은 당연히 영양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배가 나올 정도로 체격이 좋은 사람이 녹용을 먹었다고 해서 더 몸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혈이 더 탁해져서 살이 찔가 걱정해야 합니다.
      
5) 영양이 부족하지 않는 사람한테는 녹용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군요. 또 녹용을 조심해서 써야 될 분들은 어떤 분들이 있을까요?
 
A: 녹용은 위장약이 아닌데요. 동물성 약재이므로 어느정도 소화력이 있는 환자분이 복용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허약한 사람이라해도 위장이 약하다면 먼저 소화기능을 돋우는 약을 선택해야지, 좋다고 약을 지었다가 녹용이 소화에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비싼 녹용에 너무 욕심내지 마시고 반드시 가까운 한의원에 방문하셔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6) 항간에는 녹용에 대한 오해가 좀 있는 것 같은데요. 녹용을 먹으면 살이 찐다느니, 머리가 둔해진다느니 하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가요?

A: 녹용은 보정강장제이자 강력한 보혈약입니다. 수척한 사람을 회복시키는 약이므로 몸이 회복되면서 입맛이 좋아지고 신진대사가 좋아집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양이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 녹용을 복용하였을 때 입맛이 좋아져서 무절제하게 과식한다면 비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머리가 둔해진다는 말도 들리긴 하는데요. 사실이 아닙니다. 식탐이 많아 살찌고 몸이 둔한 사람은 정신도 게을러 진다는 것이지, 녹용은 신경이 약한 사람의 정신력을 도와주니 건망증도 고치고 머리를 더 좋게합니다.

청소년기에 먹으면 이성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해 진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이것도 신경이 약한 청소년은 자신감이 약해서 오히려 주의산만해지기 쉬운 반면에 심신이 건강한 청소년은 꿋꿋하게 자기생활을 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보통의 음식을 편식하지 않고 먹어서 잘만 소화흡수시키면 얼마든지 피도, 호르몬도, 성장인자도 만든 것이 우리의 몸인데요. 그러므로 영양이 충분한 사람이 보혈을 해야겠다 정력을 도와야겠다고 해서 녹용을 굳이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 한방칼럼은 동흥한의원의 신지섭 원장님이 연재합니다. 동흥한의원 054-859-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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