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쇠수지증후군
1) 이름도 조금 어려운데요,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어떤 것인지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A: 탄발지, 방아쇠손가락 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시는 분들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데에 통증이 있거나 제한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손가락의 딸깍거림이 가끔 느껴질 뿐이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손가락의 통증이 갈수록 심해지고 스스로 손가락을 굽히고 펴기도 힘들어지면서, 나중에는 물건을 꽉 쥐는 것이 힘들어 지실 수 있습니다.
한의원에도 생각보다 이 증상을 가지고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이 많은데요, 여기저기 병원에서 치료를 해보셔도 잘 낫지 않거나 계속 재발해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방아쇠수지증후군, 탄발지는 무엇보다 증상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해하고 잘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방아쇠 손가락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꽉 쥐는 등 무리한 힘들 주게 되면 손가락 힘줄에 과부하가 걸리게 됩니다. 염증 등으로 인해서 힘줄의 직경이 두꺼워지고 중수-지절관절 아래의 활차부위 공간이 좁아지면서, 힘줄이 원활하게 지나다니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서 발생합니다.
용어가 조금 어렵게 들리실 수 있는데요, 좀 더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부분에 힘줄이 잘 지나가도록 도르래 유사 구조물이 있습니다. 이 부분으로 힘줄이 부드럽게 슬라이딩하지 못하고 콩알만큼 두꺼워져서 딱딱 걸리게 되는 증상입니다. 힘줄과 도르래가 염증으로 인해 비대해지면, 손가락을 굽히고 손을 쥐는 자연스러운 운동을 점차 제한하게 되며, 이를 통해 손가락에 계속 무리한 힘이 가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3) 어느 손가락에 잘 생기나요?
A: 방아쇠손가락은 다섯 손가락 모두에 발생할 수 있으며, 도르래는 손가락 세 마디의 각 관절마다 있기 때문에 방아쇠증상 또한 각 도르래 관절마다 모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진료실에서는 대부분 손가락의 가까운쪽 첫 마디에서 발생하는 방아쇠증상을 가장 많이 보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구조적으로 모든 손가락 관절 중에서 가장 많은 힘과 압력을 받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힘과 압력을 받게 되면 반복적인 마찰에 의해서 힘줄과 도르래 모두 마모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마모된 부분에는 결과적으로 퇴행성 변화 및 염증반응이 발생하게 됩니다. 부위로는 4번째 손가락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그 뒤로는 엄지, 3지, 2지, 5지 순서로 증상이 발생할 경향성이 높습니다.
4) 그렇다면 방아쇠손가락이 잘 발생하시는 직업군이라던가 체질이 있을까요?
A: 기본적으로는 당연히 반복적으로 손가락을 많이 쓰는 것이 문제가 되나, 외상으로 인해서 손가락을 다치는 경우에 방아쇠 증상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가위나 칼 등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직업에서 많이 발생하고, 운동의 경우 골프나 테니스 등 라켓을 쥐고 하는 운동을 즐겨하시는 분들에서 아주 흔하게 발생합니다. 또한 밭에서 풀을 뽑거나 채소를 수확하시는 등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에게서도 많이 보이는데요, 사실 이렇게 농사일을 오래하신 노인분들께서는, 애초에 방아쇠손가락 자체가 문제가 되기보다 근본적으로 퇴행성관절염이 심하게 오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5) 방아쇠손가락인지 자가진단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천천히 손가락을 굽혔다 폈다 해보면서, 어느 손가락 어느 부위에서 걸림이 발생하는지 확인합니다. 손가락에 힘을 좀 더 주면서 스스로 굽히거나 펼 수 있는지 확인하고, 불가능하다면 반대쪽 손을 사용해서 굽히거나 펴보는데, 이 때 통증이 심하다면 너무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손바닥쪽에서 손가락과 손바닥이 만나는 중수-지절관절 부위를 눌러봐서, 힘줄이나 도르래 부분에 붓기가 심한지 통증이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양손으로 물건을 꽉 쥐어봤을 때 힘이 잘 들어가는지 확인하고, 통증이 발생하는지 확인합니다. 이렇게 진행하셨을 때 통증이나 움직임 제한이 있다면 방아쇠손가락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6) 한방적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A: 힘줄과 도르래 자체의 염증만을 완화하기 위해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들까지 고려하여 치료하면 손가락의 뻣뻣함을 줄이고 좀 더 부드럽게 사용하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손가락 힘줄과 연결된 수지굴근 근육군들을 침치료나 약침치료를 통해 치료하고 직접적으로 활차에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가벼운 경우에는 2주 내에 호전될 수 있으나 여러번의 스테로이드 치료나 재발을 겪으신 분들은 단기간에 쉽게 치료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손가락 뿐만 아니라 손목 팔 어깨 등의 전체적인 문제 혹은 전신적인 문제가 동반된다면 한약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증상이 발생하면 단기- 장기적으로 손가락을 과도하고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 한방칼럼은 동흥한의원의 신지섭 원장님이 연재합니다. 동흥한의원 054-859-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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