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미학’을 빚는 화가 박상환
박상환은 ‘시간의 흐름’에 민감한 작가다. 그는 어떤 풍경이나 사물들도 ‘시간의 흐름’이라는 문맥 위에서 바라보거나 들여다본다. 경우에 따라서는 움직이는 시간들을 고정시키고, 정지해 있는 시간들을 움직이게 한다.
그의 이 같은 ‘시간의 현상학’은 아름다움을 향해 세련되고 섬세하게 열려 있는 감수성과 연결됨으로써 돋보이는 자리에 오른다. 박상환의 관심이 주로 가닿는 곳은 마른 풀과 마른 꽃, 이끼 낀 절벽이나 깊은 계곡, 바닷가에서 있는 해송이나 토속적인 농촌 정경 등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마른 풀과 마른 꽃을 독특한 조형감각과 색채언어로 재구성한 정물에 눈길이 자주 간다.
이 계열의 정물들은 그 속에 정지해 있는 시간마저 신비스럽게 깨어나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을 안겨주며, 갈·황색 주조의 가라앉은 화면에 푸른빛이 끼어들면서 신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가 보태지고 있다.
내면세계나 심상풍경이 다소 진하게 포개어져 있는 정물들보다는 대상의 묘사에 충실한 듯한 풍경들의 경우는 소재에 따라 다양한 빛깔과 분위기를 연출한다.
청·녹색 주조의 해송이나 계곡 그림들은 싱싱하고 강인한 생명력이나 세월 흐름에도 묵묵히 거기 그 자리에 버티고 있는 바위를 통해 의지의 언어들을 떠올린다. 또한 농촌의 사라져가는 풍경을 포착한 일련의 풍경들은 토속적이고 향토적인 서정을 질박하게 재현하면서 ‘향수의 미학’을 빚어 보이고 있다.
글 이태수 시인
약력
* 국립안동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 개인전(‘96) 안동시민회관 / 아시아 국제미술전(대구) / 구상회화제
* 한국정예작가 초대전(토론토 갤러리) / 시와 그림의 만남전(안동, 대구, 서울)
* 문화유산의 해 기념 한국구상작가 70인전 (전주)
* 기획전, 단체전 (‘87 ~ 2005)
* 현 : 한국미술협회, 신작전, 심현회 회원
주소 : 경북 안동시 서후면 이송천동 까치골 149-1
전화 : (화실)841-5796 / (휴대폰)010-9774-5795
*이 기사는 경북미술 제6호에 올렸던 글입니다. 지역 미술인들의 저변확대를 위하여 한국미술협회 경상북도지회의 동의를 구하고 중복 게재합니다.
*기사 제목은 편집자가 임의로 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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