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름 별미! "히야시 츄카"
7월26일부터 8월4일까지 저는 고향인 일본 쿠마모토(熊本)에 다녀왔어요. 안동보다는 훨씬 더운 쿠마모토. 이번에는 오랜만에 다녀온 일본의 여름에 음식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해요.
한국의 여름 음식이라고 하면 뭐니 뭐니해도 “냉면”이 가장 유명하죠. 나도 덥고 피곤할 때 시원한 냉면을 먹고 싶어지는데, 일본에도 여름의 별미로서 유명한 음식이 있어요. 그것이 바로 "히야시 츄카!(冷やし中華)". "히야시"는 "시원하게 한" 그런 뜻인데 이름에 "중화"라는 말이 들어간다고 해서 중화요리는 아니예요. 한국에서 탄생한 짜장면이 중화요리가 아닌데도 중국집에서 팔기도 하고 중국음식으로 착각 하는 것처럼 히야시 츄카는 일본에서 탄생한 시원하게 먹는 면음식이죠. 북해도에서는 "히야시 라면", 서일본에서는 "레이멘(冷?)"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어요. 이름을 레이멘이라고 하지만 한국 냉면하고는 전혀 틀려요.
북해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1930년대에 일본 센다이(仙台)에 있는 중화요리점에서 탄생되었다고 알려진 "히야시 츄카". 대부분의 중화요리집에서는 가을부터 봄까지는 메뉴에는 "히야시 츄가"는 없어요. 여름이 다가오면 메뉴에 추가하는데 "히야시 츄카 시작했습니다~!"라는 광고를 가게입구에 붙여 손님들에게 알리는거죠. 그걸 보고 손님들도 여름이 왔다는걸 느끼죠. 편의점에서도 히야시 츄카는 여름의 주력상품이며 점심 시간에 여직원들이 시원한 히야시 츄카를 찾아 편의점을 찾아가요.
그럼 "히야시 츄카"는 어떤 요리인가?? 궁금하실텐데 ..우동면 보다는 가는 노란 면을 삶은 후에 냉수로 씻고 그릇에 넣죠. 그 위에 얇게 썬 햄, 오이, 토마토, 계란으로 예쁘게 장식해요. 녹색, 노란 색, 빨간색으로 배색이 되어 무더위로 사라진 식욕을 회복시키기에 딱이에요. 스프는 간장과 식초, 그리고 미림을 1:1:1로 섞거나 간장과 식초를 2:3으로 섞은 산바이즈(三杯酢), 혹은 깨소금을 넣은 조미 국물로 먹어요. 뭔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는 겨자를 가하면 맛이 훨씬 더 좋아지죠. 내가 집에서 먹을 때는 마요네즈를 넣고 먹죠. 조금 느끼하기긴 하지만 시원한 면과 잘 어울려서 나는 좋아해요.
그런데 일본사람들은 스노모노(酢の物), 스메시(酢飯:스시를 만들 때 사용하는 밥은 식초와 설탕, 소금을 넣고 만들죠), 미소쯔(일본 된장에 식초를 가해서 만든 소스), 미초(米酢), 대두미초(大豆米酢) 등의 곡물초(穀物酢), 사과식초, 포도식초, 감식초, 매실식초 등의 과실초(果?酢)등 식초를 사용한 음식, 음료수, 식초종류도 많아, 평소에도 많이 먹고 있고 입에 익숙해서 잘 먹는데 외국인들은 신 맛을 잘 못 먹는 것 같아요. 히야시 츄카는 중화요리집에서 파는데 중국에서는 시원한 면이나 신 맛이 나는 음식을 안 좋아한다고 하네요.
대학생 때 일본에 온 유학생과 함께 더운 여름에 맛나는 걸 먹으러 가자고 히야시 츄카를 사줬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신 맛이 별로라고 전혀 안 먹더라구요. 나는 그 신 맛이 좋아 식욕이 살아나는데 말이죠. 난 개인적으로 신 맛을 아주 좋아해서 한국에서 냉면이나 복어탕을 먹을 때도 꼭 식초를 넣어 간을 조절하는데, 너무 많이 넣고 먹으니 놀라는 사람도 있었어죠. 역시 미각(味?)이라는 건 나라마다 좀 틀린 가 봐요.
그래도 식초는 옛날에 약으로도 사용되는 정도로 피로회복이나 다이에트에도 효과가 있는 조미료이니 많이 드시면 훨씬 더 몸에 좋아요. 옛날에 유도를 했었을 때는 식초를 마시면 몸이 유연해진다고 매일 한컵씩 먹은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노력을 했지만 아쉽게도 나는 유연해지지는 않았어요.
물을 따라 흘리며 먹는 국수: 나가시 소멘
소멘[소면]을 말리는 장면
일본 여름 음식으로는 히야시 츄카 뿐만 아니라 민물 장어구이(한국의 복날에 해당되는 土用丑日에 보양식으로 먹음), 토코로텐(ところてん: 우무), 소면(そうめん) 등 시원한 음식들이 많아요. 혹시 일본에 가실 계획이 있으면 꼭 드셔보세요.
여름에는 이것! 민물 장어 구이
※오가타 게이코씨는 안동시청 외국인 공무원으로 안동축제관광재단법인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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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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