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맛집 네번째 " 경원집 담백한 족발과 구수한 빈대떡"

person 김영호객원기자
schedule 송고 : 2008-07-28 10:00

족발이야기를 시작하려한다. 흔히 소주 한 잔 하기에 가장 무리 없는 안주로 선택하는 안주의 넘버 10에 해당된다고 장담할 수 있는 족발. 그 옛날 마을에서 돼지를 잡아 잔치를 벌인 뒤, 뼈를 흐트려 놓게 되는데  아무리 푹 고아도 족뼈에 만은 유난히 개미가 새까맣게 달라붙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족발의 위력이다. 하찮은 미물(베르베르가 울겠다)들도  맛을 찾아 움직인다. 그리고 다른 뼈들은 햇볕을 쏘이면 하얗게 색이 바래지만 족뼈만큼은 노란 진액이 계속 배어난다고 한다. 또 겨울철 날씨가 제 아무리 춥더라도 돼지족에 동상이 걸렸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없다. 요즘도 흔히 쓰는 방법으로 젖 없는 엄마에게 족을 먹여 우유의 함량과 질을 높이는 예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일터
수 년전 김대중대통령께서 정계에서 은퇴 한다고 영국에 가 있을 때 그 곳 정육점에는 돼지나 소족을 그냥 버린다고 하여 싼 값으로 무척 많이도 삶아 먹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사실 족발은 우리 나라 뿐 만 아니라 중국이나 유럽(특히 스페인 족발은 우리와 맛이 흡사하다)이나 남미에서도 특미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주목할 사항은 젤라틴 성분이다. 젤라틴은 인체의 관절,연골,힘줄,피부 등 많은 조직의 주요 성분을 이루고 있어 우리 인체에서는 필수 불가결한데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하므로 외부에서 직접 섭취해야 한다. 바로 족발의 껍질과 힘줄이 모두 젤라틴이며 붙어 있는 살은 쫄깃하고 달콤하다.
  유명하고 나름대로 족발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집들은 부지 기수다. 특히 장춘동 지역을 거점으로 모여있는 족발은 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오늘밤도 북적 거리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 그래서 싫다. 그 장삿속의 꿈틀거림이 너무 싫다.
 하여 오늘 소개하는 이 ‘경원집’도 번잡함은 있으나 발라당 까진 장충동과는 다른 서정이 있기에  소개 하고자 합니다. 종로에 있는 이 집은 피맛골 입구 언저리에 자리하고 있다. 몇 몇 족발집 이 모여있는데 가장 윗쪽에 자리하고 있다. 50년의 전통이라고 말하는 이 집은 실제 창시자가 지금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원 창시자는 한 20년 전에 이곳을 넘기고 지금의 사장님이 운영하게 된 것이다. 원래 이 집은 국립중앙박물관학예사(지금은 돌아가신분들(최순우선생님 등))들 이나 현역에서 은퇴하신 원로분들(하효길선생님 등)이 많이 찾는 단골집으로 알고 있었다. 깔끔한 족발은 가격도 장충동 지역보다 헐 저렴하며, 특히 그냥 따라나오는 어리굴젓이나 재첩국은 맛이 썩 좋다. 족발을 시켜 먹을 때 당신은 대자를 시키는가 소자(혹은 중자)를 시키는가. 앞으로 그 맛을 앞당기려면 소자 중에서도 가장 작은 족발은 시켜 먹으라 담백함과 부드럽기가 더하다.
빠질 수 없는 이야기 하나 더 이집의 특별 메뉴 녹두전(빈대떡)을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완벽하다. 서울 시내에 어느 집이 이 보다 맛있는 빈대떡을 파는가(경환빈대떡도 맛있죠 허나 여기에 비하면 글쎄죠). 묻고 졉다. 100% 녹두를 현장에서 맷돌로 갈아 바로 굽는데 입에 넣으면 녹는다. 흔히 다른 빈대떡집에서 사용하는 방식은 기성품의 녹두가루를 이용하여 녹두전을 쓰기 때문에 레스피 자체도 믿을 수 없지만(밀가루 섞임) 통녹두를 100% 사용 한다 하더라도 믹서기에 갈면 씹히는 맛이 나오지 않는다. 꼭 시켜 먹을 것 3장에 7000원. 후회 없으리다. 


인산인해 주인 아주머니(한복입은분)의 ㅈㅡㄹ거운 비명




*김영호씨는 현재 (재)서울문화재단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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