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맛집 그 세번째 "남원집"
세상에나 서울 도심에 그것도 심장부에 이런 집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사실 이 집을 알게된 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나는 평소에도 아사꾸라박사와 친분이 많은 현사장님을 졸라 이집을 찾았다. 일본 오오사까에 있는 민족학박물관 아사꾸라(朝倉)박사님은 이집의 단골중 단골인데 한국에 입국하면 공항에서 이리로 바로 직행한단다.
아사꾸라박사님은 목포에서 강의도 하였던 분이라 한국말을 우리 보다 더 맛깔스럽게 하시는 분인데 일본에서는 한국통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인사다. 이 분은 한국의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역사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을 때면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런분이 좋아하는 집이라 기대가 된다. 이 집의 변함없는 안주는 바로 대구찜이다. 이 밖에 그 계절에 나오는 가장 신선한 해산물이 이 집의 주요 안주로 자리잡고 있다. 지금쯤은 문어와 쭈꾸미가 아마도 주력 안주가 되어 있을 것이다. 싱싱함은 두번 논하지 않는다. 가격 싸다. 안주는 모두 1만원 아래로 구성되어 있고 다만 대구찜만큼은 1만5천냥을 해서 가장 가격대가 높은 고급 안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수산시장에서 장만해온 대구를 그 특유의 양념빨개장에 재워두고 1주일 동안 단골 손님에게 내어 놓는다. 얼큰시원한 국물을 떠 먹으면서 대구의 두툼한 살을 뜯게 될 때 혀는 놀란다. 이런맛이... 하나 시키면 3-4명은 거뜬히 막걸리 5병 정도 비울 수가 있겠다. 참고로 대구찜을 시키기 전에는 반드시 "오늘 물이 좋은 것이 뭐예요"라고 여쭙고 그날 올라온 해산물(그래봐야 7천-1만원 안팎이다)먼저 시켜 전식을 하는 것이 즐거웁다.
기본 안주로 나오는 것은 계절에 따라 다르나 이것 또한 깔끔한 맛이 있다. 콩나물 무침은 매우 맛나다.
비가 오는 날이나 겨울이 다가오면(한데를 쓸 수가 없으니)자리가 없으니 서둘러야 한다. 하기야 서둘어도 자리가 없어 부뚜막에서 술을 시켜 놓고 먹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술꾼들의 영원 안식처 이지만 여자들은 불편하다. 왜냐하면 좁은 화장실 때문이다. 아무리 여빈 여성들도 등어리가 화장실 뒷 벽에 들러 붙는다. 좌우도 꽉 찬다. 서서쏴를 하는 남자들도 밀폐 공포증을 느낄 정도다. 이것을 감내 할 수 있고 정말 막걸리를 좋아하고 얼클 신선하고 싸고 맛있는 것을 좋아한다면 적극 추천한다.
오늘 남원집 대구찜을 먹고졉다.
초상권 문제로 검정안경으로 처리 했습니다. 이점 양해해주슈. 여름철엔 밖에서 먹을 수가 있어 즐겁다. 참, 술을 1차 먹고 2차로 이 집을 선택하지 말자. 맛도 절감되겠지만 술이 째려 있는 듯 보이면 주인 아줌마 이런다 " 다음에 와 어서 가뿌러"
*김영호씨는 현재 (재)서울문화재단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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