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진

person 동흥한의원원장 신지섭
schedule 송고 : 2019-02-12 09:07

1) 혀를 통해 진단하는 설진으로 각종 질병이 심장과 소화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별하여 그 질병이 무엇인지 구분한다고 하는데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A: 신경분포가 적은 내장기에는 심한 병이 생기기 전에는 통증이라던지 이상징후가 늦게 나타납니다. 이 때 인체는 정상 생리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표면적으로 증상을 나타내고요. 그렇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증상으로 실마리를 잡아 진단에 들어가야 하는데요.
 혀는 소화기 중에서 가장 밖에 있는 소화기의 일부분으로서 횡문근이라고 하는 종류의 근육 덩어리입니다. 혈관이 풍부한 점막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인체 내의 신진대사라던가 혈액순환에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변화합니다. 따라서 생리적으로 이상이 생기면 그 영향이 혀에 반영되어 혀에 이상이 나타납니다. 얼굴의 표정을 읽어서 마음의 상태를 알 수 있듯이 숙련된 한의사는 혀의 상태를 읽어서 소화기의 병을 알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소화기에 영향을 미치는 전신의 병을 알 수 있습니다.
 
2) 혀는 설질과 설태 두가지로 나누어서 관찰 할 수 있다는데요. 설질과 설태로 구체적으로 어떤 병을 진단할 수 있나요 ?
        
A: 설질은 혀의 형태를 말하고 설태라는 것은 흔히 알고 계시는 혀에이끼처럼 끼는 것을 칭하는데요. 일단 병이 오래되면 혀의 모양, 설질의 변형을 가져옵니다. 얼마 안 된 병은 설태의 이상만을 나타냅니다. 우선 혀가 두꺼워서 혀 둘레에 이빨자국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흔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수분대사가 잘 안 돼서 수분이 몸 안에 정체되어 있다는 것을 표현합니다. 혀가 너무 얇고 연약해 보이는 것은 몸의 허약상태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설태는 백태가 전체적으로 얇고 균등하게 혀에 붙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패한 점액과 탈락한 상피세포 등이 쌓여 겹치거나 하면 백태가 두꺼워지는데요. 쉽게 말해서 우리 몸에 불필요한 노폐물이 많을 때 백태가 많이 낀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3) 간혹 입이 마르고 혀가 빨간 것도 있는데요. 이는 몸의 어떤 상태를 알려주는 것인가요?

A: 빨간 돌기가 혀의 둘레나 끝부분에 가시모양으로 돋아 있는 것은 열이 심하게 있다는 증거입니다. 가뭄에 논바닥이 갈라지듯이 혀가 갈라져 있는 것은 몸안에 진액이 극도로 부족한 상태로 심장에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혓바닥에 설태가 없으면서 오돌토돌한 것이 없고 반질반질한 것은 진액이 극도로 부족한 것으로 오후에는 미열이 나고 기침을 하고 밤에 식은 땀이 나고 심하면 폐병으로 발전합니다.

4) 혀의 색으로도 병을 진단할 수 있군요. 빨간색 말고 다른 색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요?
 
A: 교통사고 등 타박상을 입어 죽은피가 고여있는 사람들은 혀가 멍든 것처럼 보라색을 띄고 있습니다.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밤으로 더욱 심해져서 잠을 못 자는 사람의 혀가 보라색이면 어혈이 들은 것이니 어혈을 제거하는 약을 복용하면 낫습니다. 혀가 창백한 것은 몸이 차서 혈액순환에 장애를 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신경통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고 여자들은 냉증과 불임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출산을 많이 한 부인들에게 흔히 보이는 혀의 색깔이 담백하면서 피가 부족해 보이는 것인데요.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잘 놀라는 체질들이면 혈을 보하여야 합니다. 또한 고혈과 탈수 염증성 질환 등이 있을 때 회색이나 흑색의 설태가 보일 수 있는데 병상이 진행되어 심각한 경우이므로 꼭 병원에 가셔서 진단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5) 혀의 색깔이나 모양에 따라서 많은 질병들과 몸의 상태를 나타나는 것을 알겠는데요. 혓바닥에 끼는 설태에 대해서 보충설명해주세요.
 
A: 설진과는 거리가 있지만 환자분들 중에 구취, 즉 입냄새에 예민하신분들이 꽤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설태자체의 존재가 구취의 발생이라고 생각하시고 혀닦기 습관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설태 자체가 위액, 점액 등 체액이나 상피세포가 쌓여 생기므로 어느정도 구취에 영향을 주기는 하나 설태가 다 없어진다고 구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구취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닦으시면 홍설이라고 해서 혀의 설유두들이 탈락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닦아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혓바닥에 끼는 설태는 변화가 심하여 질병의 진퇴와 질병의 경중을 나타내어 질병의 진행과정을 판단하는 데에 매우 중요합니다. 설태가 얇은 것은 병이 경한 것이고 쉽게 나으며 설태가 두꺼운 것은 병이 심한 것이라 오래동안 치료해야 합니다. 설태가 백색이면 속이 차고 허약한 것이고 황색이면 속에 염증이 심하고 열이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혀의 상태에 따른 질병을 잘 알아두고 정기적으로 혀를 체크하는 습관을 기르면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한방칼럼은 동흥한의원의 신지섭 원장님이 연재합니다. 동흥한의원 054-859-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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