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생존일어(8) - 요요기 공원 앞 젊은이들, 마무리
신궁을 나와 요요기 공원 입구에 오니 젊은이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신들을 표현하고 있었다. 애들 노는 것도 관광자원이 될 수 있구나.
저녁에는 시부야에 갔다. 가는 길에 또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시부야역까지가 아닌 환승역인 신주쿠역까지의 표를 끊은 실수였다. 이번에는 그 표로 시부야역까지 가서 역무원에게 갔다.
“いいだばし えきから しんじゅくえきまえの きっぷですが......”
(이이다바시 역에서 신주쿠까지 표입니다만......)
“じゅうえん @$#%(^&^#$^%&”
'10엔씩 더 내라는 이야기인 모양이군.'
세 식구(아들은 호텔에 있겠다고 했다.) 10엔씩 30엔 더 내고 나왔다. 진작 이랬더라면 전날도 돈을 절약할 수 있었는데. 시부야에서도 엉뚱한 길을 헤매다 겨우 젊은이들의 거리를 찾아갔다. 그 곳에도 젊은이들이 많았다. 딸아이의 쇼핑이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다 돌아왔다. 호텔 근처로 돌아오니 저녁 식사 시간은 지나 몇 곳의 식당을 돌고 나서야 식사가 되는 곳을 찾았다. 중국 음식점이었다. “すみません,なんじまでsますか?" 하고 들어가 주문을 하는 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서민 음식점이어서 가격도 아주 저렴했다. 문을 닫을 때가 다가오자 종업원이 와서 뭐라고 묻는다.
$#@!$#@#$^$&*&%^*^&)&%#$%##@ ?
영업 시간 마칠 때가 다 되었으니 계산을 하라는 줄 알고 지갑을 꺼내니 아니란다. 그러면서 다른 종업원을 부른다. 그 종업원이 와서 묻기를
"더 주문하실 것 있으세요?"
분명히 우리말로 물었다. 문 닫을 시간이 다가오니 추가로 주문할 것이 있으면 마지막으로 주문을 받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예상밖의 우리말에 난 그 질문이 우리말이라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모양이다. 튀어나오는 말. "No, No, No." 그 종업원은 유학와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국 학생이었다.
지금 일본은 어떨까? 시부야의 어느 횡단보도 앞. 신호는 빨간불이었고 지나가는 차는 없었다. 누군가가 건너기 시작했다. 어떤 젊은이들은 따라 건넜고 어떤 젊은이들은 파란불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호텔 근처에서도 두 가지 장면을 목격했다. 차량이 없는 골목길의 횡단 보도에서 파란불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자전거 운전자는 일본에서 기대하던 대로다. 반면 우리가 파란불을 받고 횡단보도로 지나가는데도 그냥 지나가는 트럭이 있었다. 일본은 담배 많이 피우기로 유명하다. 2년전 교토나 오사카에 갔을 때도 길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번에 도쿄에 갔을 때는 길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인도에 금연 표시가 되어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아마도 사람 왕래가 많은 곳에서는 흡연을 금지한 모양이다. 반면 거리에 담배 자판기가 있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다. 거리는 깨끗했지만 버려진 쓰레기가 없지는 않았다.
전철 안에서 젊은이들에게 정식 사원이 되라고 권하면서 교재인지 학원인지를 홍보하는 광고판을 본 일이 있다. 최근 뉴스에서 일본에서 대학 졸업생들이 취직이 잘 된다고 들었으므로 그 광고가 의미하는 것이 꼭 취직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아르바이트를 직업으로 하는 청년들에게 정식 직원이 되라고 권하는 광고로 생각된다. 요요기 공원에서 노는 젊은이들과 내가 묵던 호텔 직원들의 출근 모습이 교차된다. 호텔의 젊은 직원들은 출근할 때 호텔 문을 들어서기 전에 문 앞에서 외투를 벗고 출근복 차림으로 바꾼 후 호텔 문을 들어섰다. 일본의 직장문화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요요기 공원 앞에서처럼 자유롭게 살던 젊은이들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일본의 조직문화를 받아들이기가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매인 직장보다는 자유로운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닐까?
요요기 공원 앞의 젊은이들









※ 김종규님은 현재 안동병원 진단의학과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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