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코의 좌충우돌 한국생활
아시다시피 내가 올해 안동시청 근무한지 벌써 5년이 되었어요.
지난주에는 한달에 한번 시민회관에서 실시되는 조회에서 그 동안의 근무한 소감을 직원들 앞에서 발표를 했는데요, 얼마나 긴장했는지.. 사람들이 눈물 흘린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긴장해서 계속 땀을 흘렸어요..표창도 받았고 평생 잊지 못하는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아직 우리 부모님께 말씀은 못 드렸는데 여름휴가 때 받은 표창과 함께 내가 기사가 난 신문을 보여드릴까 생각 중이에요.
이번에는 내가 발표한 내용을 그 대로 올리겠어요. 그 내용은 좀 길지만 내가 안동시청 직원분들 뿐만 아니라 안동시민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서 쓴 내용이에요. 사진들은 내 활동에 관한 내용들이에요.
6. 2 안동시청 시민회관 에서
みなさん、おはようございます。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문화관광산업과 국제담당에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 공무원 오가타 게이코입니다. 저는 2003년 9월 7일 전국 최초로 외국인 계약직 공무원의 신분으로 안동시에 채용되었으면, 이번 8월말이면 근무 한지 5년이 됩니다. 오늘은 이 5년 동안의 안동에서 공무원 생활을 정리하며,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서툰 부분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2003년 9월 7일 시청에서 여러 언론의 취재 가운데 김휘동 시장님께서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그 때는 주변의 많은 관심과 기대에 놀랐으며 이 정도로 주목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정말로 안동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뭘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안동에서 공무원 생활은 생각대로 순탄치만 않았습니다. 언어나 음식 등의 문제들, 직원들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말하는 속도가 빠르고 사투리를 너무 많이 쓰기에 알아듣기 참 힘들었습니다. 또 함께 채용된 데이빗은 한국어를 못하니 두 사람이 대화 할 때는 영어를 써야만 했습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3개 국어를 해야 했던 암담한 순간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느끼지 못했던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깊이 실감했고 업무를 진행하는 스타일도 많이 달랐습니다. 근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여러 부서에서 한꺼번에 많은 업무를 주셨기 때문에 일 처리하기에도 벅찼고 다른 직원들도 우리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셨을 겁니다.
초기에는 민속박물관, 도산서원, 하회마을에서 순환근무를 했으며, 250개가 넘는 문화 안내판 번역은 몹시 어려웠지만 보람있었던 일로 기억됩니다. 임용 초기라 한국은 물론 안동에 관한 문화, 역사에 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번역 작업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이해 못 할 때는 실제로 문화재 답사에도 가고, 학예사님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안동의 수많은 문화재를 번역하는 작업은 한국에서 석사학위 논문 쓰는 것 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문화재 번역이 한 참 진행되고 있을 때 세계역사도시연맹 가입을 위한 작업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입을 위해 총무과 직원 분들과 함께 밤 늦게까지 야근 근무를 하면서 자료를 작성하였습니다. 2004년에는 교토 시청을 방문하여 신청서를 제출, 2005년 세계역사도시연맹가입은 잘 성사되었고 10월에 가입 되었을 때는 무거운 어깨가 정말로 가벼워지는 듯 하였습니다. 안동에서 처음으로 해낸 일이라 많은 보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가장 힘든 시기였지만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안동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2년째가 되자 관광안내, 통역, 번역도 조금씩 늘어났고, 한달에 3~4번씩은 안내도 나가게 되었습니다.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축제업무가 잘 진행되고 있었을 때 사고로 어깨가 탈골되어 1달 동안 오른 팔을 못 쓰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사고가 없었다면 안동 문화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때 주변 직원들이 저를 진정으로 간호해 주신 덕분에 빨리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부족한 점이 많았으나 안동시를 위해서 업무에 전력을 다 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계속 거부해왔던 방송국, 신문사의 인터뷰, 다큐멘터리 등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사생활 공개를 원하고 내 자신이 볼거리가 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방송하는 것을 완강하게 거절하고 있었습니다. 촬영할 때마다 제 자신이 아닌 다른 나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시청자가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가면서 저의 생각을 무시할 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개인이 아니라 안동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였을 때, 긍정적으로 방송 인터뷰에 임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래서 작년 7월 아리랑 TV에서 30분 정도의 다큐멘터리를 찍었고 그 프로그램에서는 제가 사는 아파트, 근무하는 모습, 한의원에 다니는 모습까지 다 촬영하였습니다. 또한 영남방송국에서 ‘영남방송이 만난 사람’, MBC라디오방송등 최근에는 KBS방송에서 촬영한 행복발견, 토요아침마당에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방송을 통해서 저 개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지만 안동시가 다른 시군보다 앞서 외국인을 채용했다는 선진적인 면에서 시청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저를 응원해주는 편지도 많이 받아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다음은 제가 신문에 기고를 하게 된 경험담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2004년 탈춤축제 기간에 우연히 일본 투어를 하는 기자 한 분과 인연이 되어서 요미우리신문에 안동문화에 관한 기고를 쓰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각 종 인터넷 신문, 관광정보지 등에 기사를 계속적으로 실었습니다. 이렇게 신문에 기고한지 5년째가 되었으며, 지금은 연간 300만명이 이용하는 후쿠오카와 부산을 연결하는 페리 비틀호의 기관지가 되어 많은 분들이 제 기고문을 보고 안동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인터넷상에 한국정보사이트에서 안동관광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메일과 편지로 숙박예약, 여행코스 만들기, 택시나 가이드 수배까지 적극적으로 안동에 대해서 알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많은 일본인들이 안동에 관심을 가지고 연락을 주시며, 필요하신 분에게는 안동 가이드북, 리플릿을 직접 일본에 보내주기도 합니다. 특별한 예산 없이 일본 사람들에게 안동을 알릴 수 있고 개인 여행객에게 편안한 여행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 됩니다.
매년 안동을 방문하는 노배오카 로터리 클럽, 야마가타 청소년축구대회, 시마바라시 등은 매년 교류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님을 통해서 만난 교토부 죠요시의 ‘사쿠라와 무궁화의 모임’ 분들께서는 제 팬이 되어 제가 안동에서 결혼한다면 이곳까지 온다는 여담을 하는 등, 저는 단순히 관광설명을 한다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일본 사람들이 안동 문화를 이해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가신 분들에게 감사의 편지와 연하장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들이 사람과 사람, 나아가 국가와 국가를 연결하는 일임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편지를 쓴 다는 것은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받는 사람에겐 큰 감동을 줄 수도 있고 안동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일들을 계속해 왔으며 일본에서도 많은 답장을 보내주셨는데요, 벌써 500여 통이 넘은 것 같습니다. 이 하나하나가 지금 제 보물이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안동 홍보가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적인 홍보로 안동을 방문하는 일본인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 5월초에는 오사카 투어 엑스포 홍보행사에 참석하였습니다. 400여 명의 방문객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습니다. 작년에는 안동을 아는 사람은 10%도 안 되어 실망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계속적인 홍보로 인하여 올해는 40%가 안동을 알고 있다고 답하였으며 안동을 다녀간 사람도 꽤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이 수치가 증가 될 것이라 기대하며, 한국의 이미지라면 안동이 떠오를 수 있도록 일본에서 인증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로 작년에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에서 유학생들을 위한 안동 문화 답사를 했습니다. 사실 안동에는 9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살고 있고 그 중 약 60%이상이 유학생입니다. 외국인 주부를 위한 프로그램은 많지만 유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유학생 대부분이 1년 넘게 안동에 체류하면서 하회마을, 도산서원 등 안동의 유명한 유적지에도 가지 못 하는 현실이어서 참으로 안탑깝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학생들이 유학을 마치고 모국으로 귀국하면 안동을 홍보하는 대사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인데도 말입니다.
이렇게 5년 동안 제가 근무한 소감과 근무내용을 부족한 한국어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안동시에서 근무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많은 직원 분들이 저에게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 가장 큰 성과는 한국 유학시절부터 계속 반대를 해오신 우리 부모님께서 저와 제가 근무하고 있는 안동에 대해서 많은 이해와 큰 관심을 갖게 되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안동에서 5년 동안의 생활에 대해서 한 마디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까지 부족한 저를 도와주신 시청직원분들과 안동시민 여러분 ,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특히 저를 딸처럼 사랑해주신 김휘동 시장님. 평범한 일본인이라면 경험 할 수 없을 많은 경험과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건 아부가 아닙니다. ~
안동에서 많은 일들이 제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계약은 8월말로 끝나지만 끝까지 안동시청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지루한 저의 발표를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발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감사합니다...
계약은 8월까지지만 아직 안동에서 하고 싶은 일들은 많고 또 계약을 할 수 있으면 해요^^
※오가타 게이코씨는 안동시청 외국인 공무원으로 안동축제관광재단법인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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