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세상 속! 조용한 목소리 이재건
‘예술은 지성이다’ 이 진리의 말씀은 예도(藝道) 40년을 걸어 온 오늘 까지 변함없이 내 창작세계에서 스스로를 구속해 온 철학이다.
대학시절, 수묵화로부터 시작된 그림수업은 이어 채색화로 전환되면서 내가 닦아온 동양화의 세계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고, 이웃방 유화 실기실을 옅보면서 서양화과 교수님과 교류를 갖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동양화의 은유적이고 특히 수묵사상의 권위주의 의식에 식상하여 당시 유행하던 현대 구상화의 직설적인 색채와 직관의 표현에 매료되었던 것이다.
그후 대학원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하면서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cross over) 경향의 탈 장르적 작품을 한참 이어나갔다.
그리고 10년이나 지나 대구의 한 대학원에서 내가 가장 존경하는 한 분의 스승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바로 ‘예술은 지성이다’라고 말씀하신 정점식 교수님이다. 이 지고의 말씀을 듣는 순간 나는 이제까지 풀지 못했던 화두를 한꺼번에 깨우친 감동으로 다가왔다.
현대인은 모두가 경쟁에 지쳐있다. 서로가 큰 목소리로 한 발 더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그림도 시끄럽기 짝이 없다. 먹색도 탁하고 시끄럽고 색깔도 지나친 고음으로 팽배해 있다. 이제는 이런 것들이 소음으로 들린다.
시끄러운 세상속에서 낮고 조용한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을지라도 나는 조용한 목소리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나기도 한다.
‘나도, 아마츄어가 되어 그림을 그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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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1-녹음 53×40.9cm 캔버스에 혼합재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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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2-靑爭 40.9×31.8cm 모시에 oi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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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3-休 53×40.9cm oil on canvas |
이재건 Lee Jae Geon
略 歷
- 1944 경북 군위에서 태어남
- 1949 이후 경주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마침
- 1963 홍익대학교 미술학부에 입학, 동양화를 전공함
- 1967 첫 개인전을 갖음
- 1971 홍익대학교 대학원에 입학, 서양화를 전공함
- 현대회화 그룹 S·T와 앙데팡당전 등을 통해 활동함
- 서울대 김원룡 박사에게 고고학 지도 받음
- 이후 고고학적 회화에 관심을 가짐
- 1974 경주에서 후진들과 현대 청년작가 그룹 결성
- 대구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전’, ‘오늘의 대구미술전’ 등을 통해 현대 구상화 계열의 작품을 시도함
- 1984 계명대학교 대학원에 입학, 회화전공
- 1992 고고학적 회화지도 ‘신라왕경도’ 착수
- 1993 미협 경주지부장을 맡음
- 1994 ‘신라왕경도(신라역사 과학관 소장 2.5m×6m) 완성
-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경주박물관 등에 영인본 전시 이후 주로 유화작업에 비중을 둠
- 2004 고고학적 회화 ‘경주읍성도’(경주시청 소장) 제작
- 현 재 경주에서 전업작가로 활동
주 소 : 760-751 경북 경주시 황성동 309-1번지 삼보타운 106동 상가 2층(以素화실)
화 실 : (054)745-7983
*이 기사는 경북미술에 올렸던 글입니다. 지역 미술인들의 저변확대를 위하여 한국미술협회 경상북도지회의 동의를 구하고 중복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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