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시대 마지막 보루 대장간 이야기

person 김영호객원기자
schedule 송고 : 2008-06-02 09:09

대장간은 풀무를 차려놓고 시우쇠를 다루는 곳이다. 전통적인 농업 기반사회에서는 대장간은 그야말로 요술마술공방이었고 없어서는 아니 될 한약방 감초 역할을 감내해 왔다.
말하자면 철기 시대의 시작을 알리고 지금 마지막 철기 시대의 유산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소싯적 우리집은 장터거리에 집이 있어 아버지는 집 한 켠을 터 대장간으로 꾸미고 세를 놓았다


대장간에는 풀무 외에 모루 ·정 ·메(앞메와 옆메) ·집게 ·대갈마치 ·숫돌 등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진다. 대장간이 없는 마을로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면서 연장을 벼리는 떠돌이 대장장이도 있었다. 내 기억에 아련히 남아 있는 것은 대장장이들의 땀방울도 내리치는 망치 소리도 아니었다. 어느 해인가 동네 형이 그 무거운 모루를 빼 내어 엿을 바꾸어 먹어버린 희대의 도난 사건이 일어났다. 결국 아버지는 동네 고물상에서 이를 되찾아 왔고 범인이 된 그 형은 그 길로 도망쳤다가 사나운 형네 꼰대에게 잡혀 초죽음이 되었던 그 사건만 기억 날 뿐이다.


그래도 당시 최씨 아저씨가 굵은 팔뚝을 걷어 부치고 풀무질을 해대면 솟아오르는 숯 불빛이나 댕강거리는 메 소리는 그리움의 한 켠으로 남아있다.
 대장장이는 오랜 숙련을 통해 담금질로 쇠의 강도나 성질을 조절한다. 풀무는 손풀무와 발풀무가 있는데 발풀무가 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지금이야 대장간도 별로 남아있지 않거니와 그 나마도 남아있는 대장간은 풀무질이나 메질을 모두 기계가 감당하는 실정이다


오늘 소개하는 대장간은 서울에서 몇 남지 않은 대장간 중에서 제법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신당동 현대공작소이다. 김용구선생은 35년 전부터 이 일을 시작하여 이제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다 되었다. “ 그래도 20년 전만 해도 재미가 짭짭했지 당시에는 동대문 후문 일대에 이런 대장간이 스무 군데도 넘었지. 지금이야 모두 없어지고 너 댓개 남아있지만”  내가 약괭이를 하나 사자 그런다 “요즈음 젊은 사람이 이걸 배울 놈이 없어 그래도 대장간은 제법 짭짭해 어지간한 직장 보다는 낳을 거야 그라고 대장간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거야. 쇠가 없이 사람이 어찌 살 수 있는가?



*김영호씨는 현재 (재)서울문화재단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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