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생존일어(3)-아사쿠사

person 김종규객원기자
schedule 송고 : 2008-05-07 18:24

다음은 아사쿠사(淺草)로 옮길 차례다. 이번에는 우에노 역에서 도쿄메트로 긴자센(銀座線) 타고 갔다. 도쿄에서 도쿄메트로를 탄 것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사쿠사 역에서 내려 아사쿠사 신사(淺草神社)와 센소지(淺草寺)를 찾아갔다. 아사쿠사나 센소나 같은 한자다. 아사쿠사는 훈독, 센소는 음독으로 읽은 것이다. 같은 지명의 한자를 두고도 읽는 방식이 다르니 일본 사람들도 한자를 함부로 읽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번에는 묻지 않고 지도만 보고 가다가 결국 불안해서 물어봤다. 도코로 버전으로. 가는 길에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세대간 갈등이 생겨 아이들 둘은 경양식 식당에서, 우리 부부는 라면집에서 식사를 했다. 미소라면이 600엔, 맵게 만든 라면이 700엔이었다. 아내가 매운 맛이 나는 라면을 찾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からい(카라이, 매운)  らめん(라면)” 뿐이었다. 주방장은 고추기름을 넣은 라면을 주었고 아내는 향신료 냄새로 인해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말았다. 미소라면은 먹을 만했다.

아사쿠사 신사는 에도 3대 마쯔리의 하나인 산자마쯔리가 열리는 곳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마쯔리 기간이 아니니 별로 구경할 것도 없다. 에도 바쿠의 3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미츠가 봉납했다고 한다. 마당에 있는 돌로 만든 동물상이 조금 인상적이었다.

 >> 신사 입구
























 >> 아사쿠사 신사
























센소지는 아사쿠사 신사 바로 옆에 있다. 628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절로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라고 한다. 그래서 기도빨이 잘 받는지 사람들이 불당 안에서도, 불당 밖에서도 복을 비는 의식들을 열심히 행하고 있었다.

 >> 사람들 앞에 있는 나무 틈새로 돈을 던져넣고 TV에서 간혹 본 자세로 절을 한다
























 >> 이 물을 먹으면(물로 손을 씻으면?) 죄가 씻어진다나?
      난 그냥 지나쳤다. 한 바가지의 물로 해결될 정도가 아니기에. 

 

 

 

 

 

 

 

 

 

 

 

 


가미나리몬에서 센소지에 이르는 거리를 나카미세(仲見世)라고 한다. 약 250 미터에 이르는 이 거리는 에도 시대부터 내려오는 약 90개의 가게가 있다. 당시 부역에 동원된 사람들이 이 거리에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생긴 거리라고 한다.

 >>역쪽에서 나카미세가 시작되는 문
























 >> 나카미세가 끝나는 문 



가미나리몬을 나와 오다이바로 가기 위해 수상 버스를 타러 갔다. 아사쿠사에서 오다이바까지는 수상 버스로 약 40분 걸리는데 1인당 만원 정도로 요금이 비쌌다. 그래도 도쿄에 와서 배를 한번 타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그대로 탔다. 수상버스 정류장은 찾기가 쉽다. 역에서 강 건너편에 있는 아사히 맥주 건물을 찾고 그 건물 방향으로 보면 수상버스 정류장이 있다. 수상 버스를 타는 곳에서는 친절하게 표를 뽑아주는 청년이 있었다. 그 청년은 지도를 보여주면서 히노데(ひので, 日の出)에서 갈아타야 한다고 가르쳐 주었는데 갈아탄다는 말을 일어 대신에 change라는 표현을 쓰면서 양팔을 서로 돌린다. 그래 이렇게 한 단어로 이야기하면서 몸짓까지 해주면 쉽잖아. 히노데(ひので, 日の出)라면 해뜨는 곳이라는 뜻인데 이곳에서 보면 해뜨는 모습이 보인다는 뜻인지 도쿄쪽에 보면 이 곳에서 해가 뜬다는 뜻인지는 알 수 없다. 좌우지간 해의 근본이라는 뜻인 일본 중에서도 해뜨는 곳이니 해의 뿌리가 되는 지명이하 할 수 있겠다.


아사히 맥주 회사 건물. 맥주병 같기도 하고 맥주잔에 거품 같기도 하다. 왼편이 수상버스 승강장.  

※ 김종규님은 현재 안동병원 진단의학과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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