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코의 좌충우돌 한국생활

person 케로
schedule 송고 : 2008-05-01 10:56
사쿠라도 만개! 나고야성에서 꽃구경~
시라카와를 견학한 다음 날, 우리 일행은 아이치현(愛知?)에 있는 '나고야성(名古屋城)'을 견학하러 갔어요.  


먼저 나고야시(名古屋市)에 대해서 말하자면 나고야는 일본의 4대도시 중의 하나죠. 인구가 220만명 정도 되고 토교와 교토의 중간에 위치하기 때문에 주쿄(中京)라고도 해요. 바로 옆에 있는 도요타시(豊田市)와 함께 세계적인 자동차공업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도시며 아이치
만국박람회도 개최됐었죠.  외삼촌이 거주하고 계시는 곳이기도 한 이곳은 공업지대이면서도 일본의 전통을 계승하는 그런 문화도시, 그리고 한국에서도 유명한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지요. 또한 애도시대(江?時代)의 장군인 토쿠가와씨(?川氏)와 깊은 관계가 있는 도시입니다.


이런 나고야의 상징적인 건물이야 말로 일본의 3대성(三大城:熊本城、名古屋城、大阪城) 중의 하나인 나고야성이지요. 특히 뭐니 뭐니 해도 나고야성에서 제일 유명한건 킨노-샤치호코(金?)! 성곽의 중심을 이루는 건물인 천수각(天守閣)의 용마루 양끝에 세우는 장식으로 머리는 호랑이, 등에는 가시가 돋친 물고기 모양인데, 망새가 변형된 모습이며 이것이 나고야성과 나고야의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원래 크기는 순금으로 215.3kg, 높이 2.6m이며 일본 최대였다고 하는데 1945년에 전쟁으로 소실되어 현재 샤치호코는 복원된 것입니다. 이 샤치호코는 나고야성 뿐만 아니라 나고야전체의 상징으로서 일본 J-리그의 '나고야 Grampus Eight'라는 팀의 'Grampus'는 샤치호코라는 뜻입니다. 참 나고야의 슈퍼나 선물가게에 가면 안동에서 하회탈 상품을 파는 듯이 샤치호코 모양의 과자, 샤치호코 그림을 그린 손수건 등을 팔고 있고 나도 샤치호코 그림이 그려진 팬을 하나 산적이 있습니다. 500엔이나 하니 좀 비싸긴 했지만 잘 쓰고 있어요.   


나고야성은 대부분이 복원한 건물이라 내부는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현대양식구조로 되어 있어 하회마을처럼 역사를 느낄수 있는 그런 건물은 아니지만, 이런 복원된 성을 돋보이게 한 것은 만개된 사쿠라였죠.


나는 전에도 나고야성을 견학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5월이라 사쿠라가 다 떨어진 후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가 방문했을 때, 나고야성의 모든 사쿠라가 우리를 환영하는 듯이 만개를 했었죠. 바람이 푸르면 바람과 함께 분홍색 꽃잎이 날리며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성과 사쿠라가 잘 어울리며 아름답고 정서있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어요.


실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사쿠라를 아주 좋아하고 쿠마모토성에 가족끼리 밤에 꽃구경도 많이 가기도 했거든요(일본에서는 꽃구경:하나미(花見)를 낮에도 하지만, 밤에 조명으로 비추는 사쿠라를 보며 술도 마시는 사람들이 더 많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사쿠라는 똑같이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왠지  안동 낙동강변의 사쿠라를 보며 자꾸 고향에서 본 사쿠라의 연분홍색.. 사쿠라의 향기가 생각이 나서 예전에는 향수병에 걸리기도 했었죠. 올해는 5년 만에 일본의 사쿠라를 보면서 너무 너무  감동을 받았어요. 일본 사쿠라가 아름답다는 것보다 부모님과 함께 본 사쿠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기 때문이었죠. 주차장에서부터 계속 되는 아름다운 사쿠라 가로수는 이번 일본 방문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어요. 지금 생각해도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그 날은 쇼핑센터나 다른 유적지를 견학했는데도 내 눈에는 사쿠라만 자꾸 들어오고 그 생각만 했었죠. 밤에는 외삼촌과 우리 부모님과 긴 통화를 하며 시간이 지나는 걸 잊어버리고 어렸을 때 같이 보러간 꽃구경얘기를 계속 하며 웃었어요. 평소에는 부모님이랑 통화를 해도  근황보고만 했었는데 그 날은 참 자연스럽게 재미있었던 옛날 얘기를 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하루를 마치고 다음날 한국으로 되돌아오게 됐는데 하회마을 주민들의 소감은 잘 듣지는 못했으나 나는 개인적으로 많은 공부가 된 그런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세계유산 시라카와를 보며 실망한 마음도 있었으나 그래도 보존과 관광개발이라는 2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주민들, 그리고 자원봉사자, 행정담당자 분들. 좋다 나쁘다는 것 보다 민?관?학(民官?)이 함께 힘을 합쳐서 연계관계 속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 속에서 문화재보존에 대한 좋은 의견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하회에 안내하러 가도 내가 잘 몰라서 인사정도 밖에 안했던 마을주민들과 이번에 3박4일을 함께 지내면서 내가 책에서 배운 내용보다 더욱더 유익한 하회마을에 관한 많은 얘기도 들었고  참 많이 가까워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 하회에 갈 때마다 이번에 만난 마을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쌓을 수 있으면 해요.

※오가타 게이코씨는 안동시청 외국인 공무원으로 안동축제관광재단법인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한문이 ?표로 나오는 것은 웹에서 기술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한자입니다. 이점 양해바 
  랍니다.-편집자 주)

© 안동넷 & pressteam.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쾌한 스토리"의 다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