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질환과 온병
1) 중동에서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이 국내에서도 많은 환자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이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많이 접했지만 메르스 질환의 증상과 특징을 설명해주세요?
A: 메르스라는 질병은 메르스 바이러스로 인한 호흡기 질환인데요. 메르스 환자의 대부분은 폐렴 같은 중증 급성하기도질환과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는 가벼운 감기 중상만 보이거나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호흡부전, 패혈성 쇼크, 다발성 장기 부전 등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신장 기능 손상으로 인한 급성 신부전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고요. 기존의 당뇨나 신부전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서는 합병증이 흔하게 발생합니다.
문제는 현재로써 메르스에 대해 양의학에서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메르스가 저절로 사라지기를 기다릴 수는 없으니 답답한 현실입니다.
2) 면역력이 강하면 바이러스에 접촉해도 메르스가 걸리지 않는다고 들었는데요. 한의학적으로 면역력 강화하는 방법이 있으면 좋을텐데요. 우선 한의학에도 이런 메르스 같은 전염병에 대한 개념이 어떻게 되어 있나요?
A: 메르스는 한의학의 ‘온병’ 과 비슷한데요. 온병이란 여러 가지 외감성 급성 열병을 두루 일컬는 말입니다. 육음(六淫)이나 여기(?氣) 등의 외인(外因)에 감촉되어 생긴다고 하는데요.
갑자기 발병하며 때로 전염성을 일으키고 열이 나며 일정한 단계에 따라 표(表)로부터 리(裏)로 전변(傳變)하는데 음(陰)을 상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병인(病因)과 전염성에 따라서 크게 일반 온병과 온역(瘟疫)으로 나누는데 육음에 감촉되어 발생되고 전염되지 않는 것을 온병이라 하고
여기에 감촉되어 발생되고 전염되며 때로 큰 전염성을 일으키는 것을 온역이라고 합니다.
3) 용어가 좀 어렵고 생소한데요. 온역이란 어떤 것입니까?
A) 역(疫)이 집단 발병과 전염성을 뜻하며 온(瘟)이 열증을 수반한다는 점에서는 현대의 전염병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원인균에 따라 질병을 분류한 것이 아니라 앓는 증상에 따라 병을 나누었기 때문에 그것이 메르스라는 질병과 꼭 일치하지 않습니다.
특정한 전염성 질환을 뜻하지 않는다는 말인데요. 일단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온역 정의는 집단 전염성 열증입니다. 핵심은 온사가 병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온사는 한사와 성질이 확연히 달라서 인체에 침입하는 경로나 먼저 침입하는 장부가 다르고요. 또 인체에서 일으키는 증상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한사는 먼저 인체의 양기를 손상하지만, 온사는 인체에 들어가서 진액을 소모하는 점이 다릅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나타나는 증상도 고열이 위주며 진액 소모가 심하고 전변이 빠르다는 점에서는 지금의 바이러스질병과 온역이 유사하겠네요.
4) 예전에는 바이러스 종류를 검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메르스 바이러스 같은 특정 바이러스 질병이 없었을텐데요. 온역병의 원인은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A : 『동의보감』에서는 두 가지 견해를 제시합니다. 첫째는 사기즉, 유행바이러스가 일으킨다는 설입니다. 이를테면 개울물이 잘 흘러내리지 않아 더러운 것이 씻겨 나가지 못하고 훈증되거나, 땅에서 짐승 썩은 기운이 몹시 몰렸다가 발산될 때 온역이 생긴다고 합니다.
둘째는 기후 이상설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설명이 훨씬 더 보편적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기후 이상설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온역은 다른 말로 시기(時氣) 때문에 생긴 병, 곧 시기병(時氣病)이라 부르기도합니다.
이런 이론은 지금의 한명의 환자가 중동에서 감염되고 국내에서 대중에게 감염시키는 메르스 질병과 다른 관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 되더라도 결국은 현재 몸의 면역력과 상태에 따라 감기처럼 지나갈 수 있는데 감염자 분들 중에 중환자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면 결국은 몸의 조섭을 잘 못 해서 전염이 유행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온역은 '겨울철에 추위에 상하거나 몸의 기운을 잘 지키지 못할 때 이 병이 생긴다.'고 합니다. 즉, 인간이 조섭을 잘못해서 생긴 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5) 어쨌든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중동호흡기감염병에 온 국가의 역량이 투입되어 국민과 정부 모두 노력하고 있는데요. 한의학적인 치료나 관리 등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지금은 범국가적으로 양의학, 한의학을 불문하고 메르스 퇴치에 필요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중국 보건당국은 신종 인플루엔자나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을 외감열병 또는 폐열병으로 보고 급성기에는 은교산(銀翹散) 합 시갈해기탕(柴葛解肌湯), 마행감석탕(麻杏甘石湯), 형방패독산(荊防敗毒散), 대시호탕(大柴胡湯)과 같은 한약 처방으로 대처하고, 만성기 탈진에는 생맥산(生脈散) 합 삼부탕(蔘附湯), 청상보하탕(淸上補下湯) 등의 한약을 투여하여 기력을 보강하는 방법으로 사스 유행시 사스 퇴치에 상당히 좋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개별약재러는 연교(連翹)와 금은화(金銀花), 형개(荊芥), 방풍(防風), 강활(羌活), 독활(獨活), 시호(柴胡), 전호(前胡), 천궁(川芎), 지각(枝角), 길경(桔梗), 복령(茯?), 감초(甘草), 박하(薄荷), 생강(生薑) 등으로 구성된 연교패독산은 해열, 소염, 배농 효능이 있어 인플루엔자성 후두염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활용하시고요. 우리도 이런 좋은 한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메르스 예방법을 철저히 준수 하여 메르스 퇴치가 빨리 이루어 져야 하겠습니다.
* 한방칼럼은 동흥한의원의 신지섭 원장님이 연재합니다. 동흥한의원 054-859-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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