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계림 이야기
계림은 머어언 옛날에는 바다였다. 당시 바다는 산호가 번식하였는데 이놈들은 결국 나이가 다해 죽
으면서 석회석을 딱딱하게 남기면서 세월을 더 하였다. 그렇게 수 억년이 흘렀을 것이다. 그리하여
엄청난 두께의 석회석이 쌓였다. 어느 날 가이아[Gaia]는 몸에 담긴 물을 쏟아내었다. 그러자 바다
가 육지가 되고 육지가 바다가 되었다. 그리하여 계림 지역은 비로서 그 하얀 속살을 세상에 내 보였
다. 그리고 또 세월이 흘러 보드라운 속살은 깎이고 잘리어 3만 2천 봉우리를 만들었다.
주강 수계의 계강에 연접한 곳으로, 일찍이 진(秦)나라 때부터 발달한 화남 최고의 도시이며, 한때 광
시성의 성도가 된 적도 있었다. 계림의 명칭은 이곳이 예로부터 계수마무가 많은 지역으로 ‘계수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라는 뜻이다. 아! 5월이면 그 계수나무 향기로 계림 전역은 어지러울 지경
이라는데 그 향을 상상에만 맡기다니....
하여간 빼어난 풍치로 예로부터 시인과 화가들의 글과 그림의 소재가 되어왔다. '계림의 산수는 천하
제일이다(桂林山水甲天下)' 라는 명성을 들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이다. 아열
대 기후로 4계절 내내 따뜻하여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다. 예로부터 하천교통의 요충지였다.
하여간 계림은 보았으되 계림의 참맛을 보지 못한 것은 그 계절이 적절하지 못한것이라. 계림을 보려
거든 5월에서 10월 사이에 가야만 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11월 말의 계림은 정말 쓸쓸하다.
*김영호씨는 현재 (재)서울문화재단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 안동넷 & pressteam.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