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 - 바람, 바람, 바람...

person 오월
schedule 송고 : 2008-02-15 09:24

바람은 언제 많이 불까?

바람하면 태풍을 떠올리며, 늦여름에서 초가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건 순간적인 값이고, 평균적으로는 겨울철이 바람이 가장 많이 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계절풍이 원인인데, 계절풍을 설명하려면 일 단 바람이 부는 원리부터 다시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학창 시절, 해륙풍이니.. 산곡풍이니.. 계절풍이니... 여러 가지 바람의 이름들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런 바람은 왜 생기는 것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다양한 환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다도 있고, 육지도 있고, 산도 있고, 들도 있다. 이런 다양한 환경 탓으로 태양에 의해 차등 가열된다. 따라서 온도 차가 생기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생겨나게 되는데, 기온에 따라 밀도차가 생기게 되어서 밀도가 높은 곳(찬 공기, 고기압)에서 밀도가 낮은 곳(따뜻한 공기, 저기압)로 공기가 흘러 바람이 불게 되는 것이다.

‘해륙풍’도 마찬가지...

바다와 육지가 있을 때 바다는 천천히 가열되고 식으며 육지는 빨리 가열되고 식는다. 그래서 낮에는 빨리 가열되는 육지가 따뜻해져 상대적으로 저기압이 형성, 바다에서 육지로 바람이 불게 된다. 저녁에는 반대로 육지가 바다보다 빨리 식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기가 차가워져 고기압이 형성 육지에서 바다로 바람이 불게 되는 것이다.

바람은 항상 불어오는 쪽의 이름을 따서 풍향을 얘기하므로 낮에 부는 바람을 ‘해풍’, 밤에 부는 바람을 ‘육풍’이라고 한다.

‘산곡풍’도 마찬가지다. 낮에는 산마루 쪽이 아래쪽보다 빨리 가열되어 상대적으로 저기압이 형성, 골짜기에서 바람이 불어 올라가므로 ‘골바람’, ‘곡풍’이라고 부르고, 밤에는 빨리 냉각되므로 상대적으로 고기압이 형성, 바람이 불어 내려오므로 ‘산바람’, ‘산풍’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계절풍’은 ‘해륙풍’ 현상이 좀더 큰 범위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름에는 대륙이 따뜻해져 대륙에 상대적으로 저기압이 형성되어 해양에서 대륙 쪽으로 바람이 부는데, 우리나라는 해양이 남동쪽에, 대륙이 북서쪽에 위치하게 되므로 여름에는 남동풍이 주풍이 된다. 반대로 겨울에는 대륙이 빨리 냉각되어 대륙 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므로 북서풍이 주풍이 된다. 그리고 겨울철에 육지와 해양의 온도차가 더 크기 때문에 겨울철 계절풍이 더 강한 것이다.

우리 지역은 내륙에 위치하여 해륙풍을 느껴볼 기회는 없지만, 산곡풍은 쉽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영주 지역의 경우에는 소백산이 자리하고 있어 소백산에서 저녁에 내리 부는 바람 때문에 북서풍(산이 시의 북서쪽 위치)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가끔.. 아주 가끔은 그 바람으로 할 수 있는 뭔가 재미난 일이 없을까 궁리를 해본다.

*이 글을 연재하는 김양희님은 안동기상대에서 기상예보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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