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대 청년들 학업열기 가득한 마리스타학교
안동시 옥정동에 위치한 마리스타학교(교장 변성자 리따 수녀)가 20대 못지않은 60~70대 청년학도들이 내뿜는 열정과 열기로 가득하다.
경북교육청등록 평생교육시설 중의 하나인 마리스타 학교에서는 한글을 익히는 한글틔움반과 한글자람반, 초등학교 고학년 과정인 중입검시반이 운영된다. 또 중등과정인 고입검시반과 고졸과정인 고졸검시반 등 5개 과정이 운영되며 전 과정 무료이다.
여기서는 한글교육 30명과 중입검시반 10명, 중등과정 24명, 고등과정 21명 등 80여 명이 만학의 열정을 뿜어내고 있다. 이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 수업을 갖는다. 참석자 대부분은 이순(耳順)을 바라보거나 넘긴 분들이 대부분이다.
한글을 갓 깨친 이들은 마리스타학교가 새로운 세상을 보여 준 천국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내 이름도 못쓰다가 은행에 가서 돈을 찾을 수 있어 너무 환상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자동인출기는 잘 못 누를까 겁이 난다”는 분이 있는가 하면 “옛날에는 고지서가 오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옆집에 물어봐야 했는데 지금은 스스로 알 수 있어 너무 좋다” 등 작지만 감동이 넘쳐나는 곳이다. 버스 행선지를 읽고 광고판을 읽는 것도 또 다른 희열중의 하나다.
초급반의 또 다른 분은“몸이 아파 학교 옆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너무 공부가 하고 싶어 환자복을 입고 학교에 등교하기도 했다”며 입시나 취업에 얽매인 10~20대 수험생이 아닌 배움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다.
마리스타학교의 강사 시스템도 철저하게 자원봉사제로 운영된다. 40여명의 강사는 안동대학교 등 대학생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현직교사와 대학교수, 대학강사, 학원강사, 주부 등 다양한 이들이 재능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강사와 만학도들의 열정은 검정고시에서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2차례 치러진 검정고시에서 42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중입검정고시의 경우 4명이 응시해 모두 통과했고, 고입검정고시에서는 27명이 응시해 78%인 21명이 통과했다. 고졸검정고시에도 37명이 응시해 16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강사진이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분위기는 매주 목요일 열리는 교무회의에서 다잡는다. 수녀님인 교장선생님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빛나는 시점이다. 여기서는 각 반별 담임들과 강사들이 모여 한 주간 출석률을 체크하고 문제점을 도출해 분석하며 조직의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다음달 2일 오후 6시부터 안동의료원에서 열리는 마리스타의 밤을 앞두고 강사와 학생들이 모여 각 반별로 장기자랑 경연에 참여하기 위한 연습이 한창이다. 20대 선생님과 70대 할머니가 한 팀이 되어 멋진 경연을 보여주기 위한 모습들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교장 선생님인 변성자(리따)수녀님은“마리스타 학교는 1977년 개교 이후 교육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무료교육을 이어오고 있다”며 “배움의 기회를 놓친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학습욕구를 충족시키는 꿈의 배움터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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