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그리고 청계천
안동에 거주하며 직업상 자주 서울 나들이를 하는 나로서는 서울에 갈 때마다 자주 들르는 곳 중 의 하나가 인사동이다.
인사동에서 열리는 여러 동료작가들의 전시 관람이 주된 목적이지만 그곳에 가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왠지 모를 느낌이 참 좋다.
오래된 물건을 판매하는 골동품 가게가 있고, 수많은 전시로 넘쳐나는 갤러리가 있고, 동서양을 아우르는 사람이 있고, 맛난 음식이 가득하며, 배고픈 작가의 열정이 스며있고, 작고한 시인의 찻집이 거기 있다.
참으로 돈 안 들이고 눈동냥 한번 잘했다.
오늘도 인생의 황혼을 넘긴 노인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공원에 비둘기라도 있으니 덜 적막하다는 느낌이다.
왠지 모를 삶의 무게가 어깨위에 가득한 느낌이 안쓰럽다.
어르신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셔터를 눌러본다.
인사동 길 끄트머리와 연결된 도로에 청계천이 있다.
처음 청계천을 복구하면 교통 혼잡이 대단할 것이라며 반대하던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사람들에게 더 큰 선물을 안겨주었으리라!
8차선 도로가 앞을 보며 달려가는 큰 길이라면 청계천은 사람들로 하여금 쉬어갈 수 있고 뒤를 돌아보게 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가로이 물에 발을 담근 채 지친 하루를 휴식하는 가족이 쉬고 있고,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이 있고, 덤으로 돌아가는 귀가길 야심한 시각에도 미술 전시회가 있다.
참 신선하다!
그래 ‘낮에 열심히 일한 당신, 저녁에라도 와서 보세요!’ 라는 듯 한 기획자의 의도가 고맙다.
잠시 발길을 멈춘 다음 그림을 하나씩 감상하기 시작한다.
사람 가득한 서울에도 이렇게 쉬어 갈 곳이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
그래. 가끔은 머리를 들어 하늘 한번 쳐다보자.
심호흡 한번 길게 하며 살아가자.
도자기, 꽃과의 만남 전.
도자기는 꽃과 나무와 사람과 참 잘 어울리는 조형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짧은 1박2일의 서울나들이는 나에게 새로운 활력을 선물로 주었다.
이 글을 쓴 김창호님은 안동에서 도연요를 운영하면서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의 전통을 이어가는데 앞장서고 있는 직업작가입니다.
© 안동넷 & pressteam.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