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여행기 2편
호수이야기를 하다가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사람이야기를 챙기려고 합니다.
‘3보 이상 구보’라는 한국군대에서 전해오는 신화가 있지요. 사실 저는 훈련소(해병)를 통해 실제로 3보 이상 구보 생활을 해보았습니다. 누워있을 때 이외에는 달릴 준비를 합니다. 양팔을 겨드랑이에 찰싹 붙이고 탄알처럼 발사될 자세를 잡는 모습이란. (변비가 심할 때 사용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좌변기에서는 효과 반감됩니다) 하여간 몽골에서 느낀 바 3보 이상은 ‘승마’라는 말이 어울릴 듯합니다. 말이 여의치 않은 지역에는 대신 ‘125CC급 오트바이’를 즐겨 사용합니다.
워낙 땅이 넓고 커뮤니티나 일터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두발만으로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죠. 하여간 울란바토르에도 빽빽한 차량은 기마민족이 이제 말에서 차로 갈아탔다는 것을 반추하는 좋은 예입니다.
엄청난 수자의 차량들은 각국에서 모여든 다국적 브랜드들로 그중에 대다수는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차지하고 있습니다(싸니까요). 아시다시피 몽골에서 한국의 위상은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앞으로도 서로의 이익을 위해 긍정적이고 좋은 파트너로서 자리매김 해야겠습니다.
인종이야기를 하려다가 말이 길어졌습니다. 인종적으로 몽골사람들은 외양은 우리들과 너무 닮았습니다. 우리가 유신독재 시설에 세뇌되었던 ‘단일민족’이란 말은 사실 인종학적으로 허구라는 것은 과학계에서 밝혀 낸지 오래 되었지요. 오늘 아침에도 방송에 한민족은 80%와 북방계와 20% 남방계가 혼혈된 인종학적 위치를 가진다고 하더군요. 하여간 최근 연구가 남방이니 북방이니 하며 상이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는 표본 샘플에 의해 다소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전 김종일 한림대 교수(생화학교실)는 ‘한국인 66명과 몽골인 72명의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를 분석한 결과 두 민족은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는 중간 연구결과를 밝힌 바 있어서 저희들과 같은 피를 나눈 형제라는 데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하여간 우리랑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를 안내했던 ‘슈랭’선생님은 본인이 몽골인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모두 그녀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하여간 대자연에 썬크림(자외선차단제)이나 피부유화제를 즐겨 사용하지 않은 남자나 초원지대에 사는 분들은 주름이 조금 많은 편이지만 하여간 우리와 닮아 있습니다.
*김영호씨는 현재 (재)서울문화재단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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