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여행기 1편
몽골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지구의 ‘야생성’과 ‘근원’에 맞닿아 있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사막과 초원 그리고 고원(고봉의 연봉)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 사이로는 오염되지 않은 물길과 호수가 자리를 틀고 있습니다. 그 사이로는 몇몇 야생동물들이 오히려 인간들을 낯설어하며 바라보고 있는 곳입니다.
짧은 여행에서는 많은 것을 접할 수 없지만 오히려 짧다는 강박관념이 더 많은 직관력과 집중력을 제공하여 다양한 상상과 함께 빠른 이해가 수반되기도 합니다. 장기적인 여행에서는 모든 것이 익숙해져 버려 그 감동이 절하될 수 있는 법이지요. 하여 이번 짧은 몽골여행에서 얻어진 몇몇 사진과 이야기들을 모아 짧고 즉흥적인 몽골기행을 시작하려 합니다.
사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대초원이나 사막이 아니라 원시 호수와 냉대원시림(타이가)을 보고 싶었던 바 ‘홉수굴 누르’를 여행의 주목적지로 잡았습니다.
홉수굴 누르(hovsgol Lake)는 몽골에서 가장 아름다운 담수 호수입니다. 동서 길이는 36.5㎞, 남북 길이는 136㎞로 면적은 2,760㎢, 둘레는 380㎞입니다. 깊은 곳은 수심이 262m로 중앙아시아에 있는 호수 가운데 가장 깊고, 호수 전체 면적의 70%가 100m를 넘는다고 하네요. 하여간 호수 둔치 쪽에서는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수심이 얕고 작은 자갈로 깔려 있어 접근도 용이합니다.
호수 주변은 모두 2,000m급 연봉이 연이어 달리고 있으며, 북쪽의 사얀산맥(최고 3,491m)이 그 가운데를 자리하고 있습니다. 호수 해발고가 1,645m이니 매우 고지대이지요. 호수의 북쪽 끝은 러시아와 경계를 이룹니다. 민물(담수) 호수 가운데 세계에서 14번째로 크며, 세계 담수 총량의 1%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96개의 크고 작은 강과 내[川]가 모여들어 거대한 호수를 이루지만, 출구는 에진강(江)이 유일하며, 이 강을 따라 세계 최대의 담수량을 자랑하는 바이칼호로 흘러든답다. 수정처럼 맑은 물과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환경, 거대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주변의 타이가 삼림과 온대 초원(스텝)의 ‘몽골의 알프스', '몽골의 푸른 진주'를 소개합니다.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주변 지역과 함께 1992년 몽골의 국립공원이 되었습니다. 호수에는 민물연어(타이멘)를 비롯한 각종 어류가 서식하고, 주변의 삼림에는 큰뿔양·아이벡스염소(야생염소)·와피티사슴·순록·사향노루·큰곰(갈색곰)·스라소니·비버·늑대·말코손바닥사슴 등 68종의 포유류와 244종의 조류, 60여 종의 약용식물을 포함한 75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한다.
인공시설은 거의 없지만, 몇몇 몽골 현지 여행사들이 캠프 시설을 차려 놓고 여름 한 철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추운 겨울에는 모두 철수하고 현지 순록 유목민만 남아 살아간다고 합니다.
*김영호씨는 현재 (재)서울문화재단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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