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친구 게이코의 좌충우돌 한국생활’
나는 안동시청 외국인 공무원으로 현재 재단법인 축제관광조직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이다.
사람들은 흔히들 나를 그냥 게이코라고 부르지만 내 이름은 ‘오가타 게이코’이다. 일본 사람들은 나를 ‘오가타 (상)’이라고 부르지만 한국에서는 다들 ‘게이코’, ‘게이꼬’ 혹은 한자 표기를 보고 ‘혜자’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에서는 친구나 가족들만 부르는 호칭을 여기서는 모든 사람들한테 듣다 보니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숲의 도시라 불리는 내 고향 구마모토를 떠나 한국에 온지 7년, 유학했던 서울의 한국외대를 떠나 안동에 내려 온지 벌써 4년이나 되었다.
일본에서 다니던 대학에서 일본문법이 많은 부분 한국어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 하고 한일문화비교문화학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외국어대학 대학원에 입학했다.
한국어 한 마디도 못하고 찾은 한국땅에서 최진희 언니의 ‘사랑의 미로’나 조용필 오빠의 ‘여행을 떠나요’로 시작된 내 한국어 공부는 꽤나 재미있었다.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갖고 있던 안동에 대한 이미지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제작한 ‘프랜즈’에 나오는 주인공의 고향(한일합작 첫 번째 드라마로 이 드라마를 계기로 난 한국의 연예인 원빈을 굉장히 좋아하게 되었다), 전통한옥에서 한복을 입고 생활하며, 일본여자와의 교제는 절대로 반대하는 전통적이며 보수적인 도시로 인식되었다.
처음 안동시청의 공고를 보고 공무원이 되고자 버스를 타고 내려오면서 과연 이런 도시에서 내가 살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그런 나의 불안함에 하필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띈 것은 중절모에 지팡이를 짚고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할아버지였다.
“빅꾸리시타~~(세상에~)”안동에 도착하자마자 나온 첫 번째 말이었다.
시청에서 면접을 보고 난 후 안동대학교 교수님께서 자가용으로 안동을 소개해주셨다. 별 기대 없이 만난 안동의 도산서원, 오천군자리, 안동댐 등등 차에서 보이는 안동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숲의 도시라 불리는 고향과도 너무 비슷했지만 코끝으로 스치는 나무의 향기가 아주 상쾌했고 푸른 안동댐의 물과 소나무 숲은 고향에 온 듯 포근한 느낌을 전해 주었다.
그 날 안동에서 지낸 시간은 약 4시간 정도였지만 서울에서의 연구생활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고 한국의 문화연구를 고민했던 나는 도산서원에서 새로운 문화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그 후 2003년 8월 합격의 통지를 받아 2003년 9월 7일자에 안동시 외국인 공무원으로 임명장을 받게 되었다.
안동에서의 5년은 벚꽃이 너무나 예뻐서 고향생각 나서 울었던 봄, 일본인을 관광안내하면서 낙동강 래프팅을 하다가 물에 빠진 여름, 은행나무 알레르기가 있는 나에게 몹시 괴로운 가을, 25도의 달싹한 일본 소주가 생각하는 겨울 등 재미있고 때로는 고향이 그립고 그러면서도 안동사람 혹은 안동의 문화에 감동하는 시간들이었다.
앞으로 이 곳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안동, 그리고 내가 만난 안동 사람 등 여러분의 친구 게이코의 좌충우돌 한국 생활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해 볼 생각이다.
일본 친구 게이코... 다음에 만나요~!
※오가타 게이코씨는 안동시청 외국인 공무원으로 안동축제관광재단법인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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