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 - 안개이야기
안동... 하면 안개가 많기로 유명한 동네다.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으라면 그 중에 하나로 꼽힐 만큼... 특히나 가을철에는 이틀 걸러 한번씩 안개가 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안동에서는 안개가 자주 발생하지만, 청정 지역이라 맑고 깨끗한 안개가 낀다는 점이 참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작년에 일이 있어 서울에 한 달 정도 머무른 적이 있었는데 서울에서 접한 안개는 정말 끔찍했다. 안개에 대기 오염 물질들이 들러붙어서 학창시절 책에서나 봤던 스모그(smog:smoke+fog)였던 것이다. 그 누런 안개는 산 위에서 봤을 때는 더 끔찍했다. 역전층이 생겨서 그 위쪽으로는 파아란 가을 하늘이 뽐내고 있었지만, 그 아래 사람들이 생활하는 곳은 누런 빛깔을 띠고 있었다. 안동에서 맞는 하얗고 신선한 안개가 너무나도 그리웠다. ‘얼른 돌아가야지..’하는 생각이 간절할 만큼...
안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노라면 재미난 점을 발견하곤 한다. 안개가 끼기 시작할 무렵에는 댐 부근이나 낙동강 주변에서부터 수증기가 희뿌옇게 밀려오는 게 보인다. 물론 그 수증기가 보였다고 다 안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바람이 반대방향에서 살짝만 불어줘도 곧 흩어져버리니 말이다.
안개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보통 생성 방법에 따라 냉각안개와 증발안개 두 가지로 분류한다.
여기서 그 종류를 다 설명하자면 너무 지루해질듯하고.. 안동에서 생성되는 안개는 주로 냉각 안개의 종류인 복사안개와, 증발안개의 종류인 증기안개가 될 것이다. 어찌 보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난다고 볼 수도 있겠다.
복사안개는 지표면의 복사냉각에 의해 지표에 접한 공기가 냉각되어 생기는 안개를 말하고, 증기안개는 찬 공기가 따뜻한 수면 위로 이동할 때 수면에서 증발한 수증기에 의해서 생기는 안개를 말하는데, 안동에서는 가을철에 복사냉각에 의해 지면이 냉각되면서 지표부근의 공기가 냉각되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따뜻한 강이나 댐의 수면에서 수증기가 증발해 역전층에 갇히면서 안개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안개가 발생할 경우, 낙동강의 다리를 건너다보면 목욕탕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듯이 강 수면에서 증기가 무럭무럭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재미난 구경거리니 아직 구경하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 번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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