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정보-중환자를 대하는 태도
1)살다가 보면 난치병이나 말기암 같은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을 앓고 있고 이를 옆에서 지켜 봐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불치병 중환자들을 대하는 자세나 나아가 임종에 처하게 되었을때 환자의 심리적인 안정을 유지하게끔 도와주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진료실에 있다가 보면 환자든, 아니면 친지든, 친구든지 임종을 앞두고 있는 분들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고 의학적인 처치 외에도 심리적인 처치에 대해 상담을 많이 하시는데요. 근래에는 의사가 죽어가는 환자를 지켜보는 경우가 더욱 흔해지고 고통스러워져 갑니다. 우리도 주변에서 보호자나 친구의 입장에서 이런 경우를 흔히 겪게 되고 당황한 나머지 적절한 처치를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칠 자신이 없다고 의사가 말하면 그대로 환자를 병원에서 퇴원시켜 집에서 조용히 임종을 맞던 풍조도 많이 변하여 “끝까지 병원에서 ..”.라는 환자와 가족의 부탁이 있는 경우도 많은데요. 정신과에서 말하는 중환자의 관리법 특히 임종환자의 관리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 오늘은 주제가 무겁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임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보호자에겐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것 같습니다.
A: 네. 저도 지난주에 상가를 두군데나 다녀 왔는데요. 요즘은 흔히들 호상이라고 하여 장례식 문화도 엄숙하기 보다는 비교적 밝은 분위기를 유도하는 자리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인인구가 많은 안동지역의 특성상 노인환자의 만성질병과 멘탈을 관리하는 법을 소개하는 것이 아주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죽음을 맞기 까지 당사자의 정신상태와 의사가 환자에게 하는 통보 ,즉 의학적인 지식의 전달 등에 대해서 의학적인 시시비비는 항상 논의 되어 왔습니다.
3) 예를 들면 말기암환자가 본인은 말기암이고 3개월 이내에 임종을 맞게 될 사실을 보호자가 알리느냐, 숨기느냐 하는 문제군요?
A:네. 뭐 정확한 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우선 정신과의 Kubler-Ross가 말하는 죽음에의 5가지 심리변화가 있는데요. 부정기라고 하여 위중하다는 의학적인 증거가 수없이 나와도 믿으려 하지 않고 다른 의사들을 찾아 다니는 시기입니다. 2단계는 분노기 인데요. 기진맥진해 입원한 환자가 의사,간호사,친지 들에게 화를 내는 시간입니다. 3단계가 협상기라고 하여 운명의 신에게 “이렇게 하겠으니 ..좀더 살려달라”고 타협을 기도하는 시기입니다.4단계가 우울기라고 하여 직장과 건강을 영구히 잃었음을 깨닫고 망연자실하고 식음을 전폐하는 시기입니다. 5단계가 용납기 라고 하여 패배를 자인하는 체념과 더불어 정신을 맑아지는 시기이지요.,
4)환자가 어느 상태인지에 따라 적절히 이해하고 대처해 주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흔히들 보호자만 병환과 임종박두인 것을 알고 있는 경우 언제쯤 통보해 주는 것이 좋을까요?
A: 말씀 드렸듯이 병의 상황에 대한 통보에 대한 의학적시비는 항상 있어 왔습니다.우선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의 성격과 인생관에 대한 보호자와 주치의 와의 상담이 가장 중요한 점이 되겠고요. 1960년대 이전에는 가족과 친지에게는 정확히 알려주되 환자에게는 왠만하면 비밀로 하라는 원칙이 통용되었습니다. 자살위험과 병황악화,비인간적인 대접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1970년대에는 정확한 병의 상태를 알려주자는 입장이 압도적으로 많은 시기입니다. 환자의 인권존중과 잔무(남은 일처리)를 주된 이유로 내세웠고 자살위험은 무시할 만큼 적었다는 연구 조사가 나왔으며 환자가 알아야지 치료에 협조하더라 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1980년대 이후는 중립론이 가장 우세합니다. 환자에게 정확한 병황을 설명해 주어도 나쁜 것은 곧 잊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융통성을 두자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5) 융통성을 둔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더 자세히 얘기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예를 들면 병황에 대한 통고가 바람직하지 않는 환자형은 어떤 형이 있을가요?
A:네. 의사든 보호자든 이런 문제에 대하게 되면 환자와의 심리적인 게임을 계속 유지토록 해야 합니다. 통보를 미뤄야 될 형으로는 4가지로 구분되는데요. 과도희망형, 예를 들면 생존률이 전혀 없는데오 자기는 그 안에 든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경우입니다. 과거집착형도 있는데요. 자기 과거 인생에서의 전성시대에 대해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병에 대한 말은 슬그머니 피하는 형입니다. 모정집착형도 있습니다. 근본적인 병에 관한 것이나 입원사유에 대해선 붇지 않고 감기나 소화불량 같은 소소한 증상만을 호소하고 이를 들은 의사가 즉시 치료해 주는 것에 무척 흡족해 해서 의사를 어머니로 모시는 형이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호통형은 중한 질환을 가벼은 것이라고 여기면서 주위사람들에게 호통치는 형입니다. 이들은 내심의 짐작으로 병황진실알기를 심리적인 방어기제로 거부하는 사람들이니 굳이 알릴 필요가 없겠습니다. 그때그때의 증상을 치료해 주면서 심리적인 게임을 유지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사료됩니다.
6) 음.일상생활이나 문병할 때 무척 유익하군요. 보호자들이 취해야 하는 자세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네. 중요한 것은 정직하게 죽어가고 있다,막바지다 라느 표현은 절대 쓰지 말아야 합니다. 좋은 멘트를 생각해 보면요.그 방법이 지금와서 보니 큰 성과가 없엇지만 이제는 이런 치료법을 쓴다 등으로 희망을 줘야 합니다. 환자 옆에 앉아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들어주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무엇인가를 알릴려고 하지 말고 들어주는 것이 그들에겐 가장 필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병황을 솔직히 알릴가 말까는 문제의 핵심이 아닙니다. 내가 옆에서 끝까지 지켜 주고 싸워 주겠다는 태도를 환자가 느끼는 것이 관리이자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 겠습니다.
* 한방칼럼은 동흥한의원의 신지섭 원장님이 연재합니다. 동흥한의원 054-859-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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