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person 쑤세미
schedule 송고 : 2007-10-24 10:01
너희들의 덩크슛 작렬, 이 누나는 훈훈하구나
 >> 산왕전 우승 후...똥폼 잡는 강백호.

 

 

 

 

 

 

 

 

 

 

세대차이란, 슬램덩크 애장판 구입으로 망설이는 나에게 “별 재미없어!.”하고 조카가 던지는 말 한마디. 그럴 때 나는, 그래 느그들은 데스노트에 미운 사람 이름이나 적으려무나, 하고 팩 돌아선다.

얼마 전 도착한 인터넷서점의 홍보용 메일에는 간지가 좔좔 흐르는 ‘슬램덩크’ 완전판 프리미엄 세트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지금 구입하면 슬램덩크 무크지에 할인쿠폰에 고급스런 사양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광고 문구에, 품절임박을 외치는 쇼핑호스트의 말에 안절부절 못하는 소비자의 입장이 되어버린다. 나는 얼마나 절망했던가. 가난하니 문화도 마음껏 못 누리는구나.


슬램덩크는 단순무식 빨간 원숭이 ‘강백호’의 농구이야기이다. 보통 일본에서 정식판으로 번역될 때 이름까지 완벽히 바꿔서 어울리게 하는 경우가 드문데 ‘슬램덩크’의 경우는 강백호, 서태웅, 채치수 등 찰떡궁합으로 잘 어울리게 지어진 이름으로 그 인기를 더했다고 본다. 책이 일본에서만 1억부 판매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문화적 영향력이 있음을 무시 못하리라. 작가는 농구선수 출신이라는데 힙합의 김수용이 댄서 출신이니,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이렇게 만화로 이루는 것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재주도 참 많지!


단순 무식하지만 순수한 자칭 천재 타칭 바보 강백호, 최근의 트랜디인 꽃미남 싸가지 왕자 서태웅, 의리파 고릴라 주장 채치수, 과거를 청산하고 돌아온 정대만, 일편단심 꼬마 죽지 않아 송태섭, 모범생 얼굴의 식스맨 부주장 권준호, 고릴라 동생임이 믿겨지지 않는 강백호의 그녀 그러나 서태웅에게 꽂힌 채소연, 농구부 매니저 송태섭의 그녀 이한나. 맨날 강백호에게 이쁨(?)받는 백발의 감독 안선생. 정말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아직도 내 방문에 걸려있는 포스터에는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자신들을 잊지 말라고 흔들거리는 만화 속의 고딩 -현실에서는 귀여운 짓 절대 안하는- 들이 기합이 잔뜩 들어간 얼굴로 날 노려보고 서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강한 상대를 만나고 또 그로인해 실제로 강해지는 북산고 농구부원들. 한 게임 한 게임 끝날 때마다 훌쩍 커버리는 아이들. 마치 미션을 찾아 떠나는 신화 속 인물들 같기도 한 아이들. 그리하여 다음이 더 기다려지는 만화였고 그들이 ‘농구’라는 보물을 함께 찾아 친구들과 고교를 졸업하고 또 다른 길을 선택하는 모습, 그 이후의 모습도 그래서 더욱 궁금했는지 모른다.

 

한참 만화책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농구열기도 축구만큼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인기 농구선수와 만화캐릭터를 연결하곤 했는데 그때 현주엽은 강백호, 서장훈은 채치수 라는 둥 그것까지는 이해가 갔지만, 내가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건 우지원이 서태웅이라는 거였다. 그건, 쌍팔년도 무렵 아현동 마님의 이보희가 엄지역으로 영화에 출연했을 때보다 더 충격이었다.


농구공 하나에 울고 웃는 이 고교청춘들의 열정과 땀에 다시 한 번 흠뻑 취하고 싶다. 이렇게 열정을 갖고 읽는 것도 흔하지 않으니. 참고로 난, 능남고 윤대협의 살인미소에 녹아났었지.

많은 이들이 2부를 열렬히 기다리는데, 그건 작가 마음이겠지. 개인적으로는 1부로 끝나서 그냥 전설이 되었으면 좋겠다.


슬램덩크 완전판 프리미엄 전 24권/ 이노우에 타케히코/ 대원씨아이


1.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작품 중에는 기다리다 지친 ‘리얼’이 있고, 그림 끝내주는 ‘배가본드’가 아직 연재 중.

2. 연재당시 출판사에서는 비인기종목인 농구대신 다른 종목을 권했으나 단신으로 농구에의 꿈을 접어야만 했던 다케히코의 고집으로 연재를 했다고. 별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고 한다.

3. 다케히코는 2인승 자가용을 끌고 오지를 홀로 여행하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 그 옆에 타고서 나도 오지를 여행하고 싶다. 아니다 그건 ‘드래곤볼’ 작가인가보다.

4. ‘슬램덩크 그로부터 10일후’라는 동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시길. 폐교에서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일종의 번외편으로 칠판에 그린 이 작업은, 훼손될 것을 우려한 작가의 걱정과는 달리 아무도 감히 칠판을 터치할 생각을 못해서 슬램덩크 만화 전시회처럼 되어버렸다고. 역시 대단하다!!


글/쑤세미

키 165cm, 몸무게 48kg (........언젠가는) 추위를 너무 타 벌써 내복을 갖춰 입음. 올 겨울엔 침낭을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 중. 강동원의 M 개봉일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모르는 채 극장에서 햄버거 먹는 인간들의 뒤통수를 갈기고 싶음. 조만간 운기조식하여 경신법을 익힌 후 만독불침지체를 지니게 되어 출신입화지경에 이를지도 모름. 훗!


*운기조식-내공증진, 내상치유

*경신법-몸을 가볍게 하는 무공

*만독불침지체-천하의 어떤 독도 침범하지 못하는 신체

*출신입화지경-무공이 신의 경지에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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