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김C의 색즉시공-마지막 데이트

person 바람난김C
schedule 송고 : 2012-02-15 09:41

12Cm에 가까운 눈이 2월 1일 안동을 덮었었다.
하늘이 안동을 여러번에 걸쳐 훈련시키지 않고 한번에 푹~ 덮어버려서인지 사람들도 차량들도 공무원들도 우왕좌왕했었던 2월.
절기상 입춘을 일주일 넘긴 안동은 겨울과의 마지막 데이트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살펴본다.

넓은 곳에서의 겨울은 이미 힘을 쓰지 못하고 후퇴를 하였고 후미진 곳에서는 경직된 겨울이 햇살과 맞서 버티기를 하고 있지만 슬금슬금 자리를 내줄 것이 뻔해보인다.
한참 겨울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주말 오후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폼나게 서 있는 고양이는 마치 감독관 같다.  낡은 건물이 허물어지고 있는 곳을 턱하니 보고 있는 모습이 말이다.

햇살이 알미늄 철제에 반사되어 눈을 헤집고 따갑게 들어오는 이 느낌은 분명 겨울에서 느껴지지 않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연신 눈을 찌푸리며 법상동 고갯길을 내려가다보니 여름이면 많은 아줌마 아저씨들의 햇빛가리개를 해줄 멋드러진 나무, 흔들어대는 엉덩이 뒷태를 보아 보양거리로 전락하지는 않을 강아지 한마리도 만나게 된다.
올해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다시 이 녀석을 찾아봐야겠다. 그때도 요염한 엉덩이를 흔들어 줄거라 믿으며^.^

묶은때를 씻어내기 위해 줄선 차들에 세차기가 화들짝 놀라 멈춰서버린 주유소 풍경이며 한산하기만한 암산의 얼음판과 출정을 못하고 가지런하게 정리되어버린 스케이트는 겨울과 봄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

2012.02월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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