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대보름 부럼깨기

person 동흥한의원 신지섭 원장
schedule 송고 : 2012-02-07 09:20

Q : 대보름에는 오곡밥과 함께 기억에 남는 풍습 하나가 아침에 일어나 부럼을 깨는 것인데요. 어릴적에 많이들 해 보셨을텐데요. 이런 풍습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해주세요.   
A : 네.오늘은 대보름인데요. 뉴스에서 땅콩값이 급등하고 호두를 찾지 못해서 가격이 급등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직 대보름 부럼 깨기 문화가 우리 사회에는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 흐뭇했는데요.
정월대보름 아침, 호두와 땅콩 등 부럼을 제 나이 숫자대로 깨물어 먹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고 치아가 튼튼해진다고 하는게 부럼깨기의 의미입니다.
치아 건강을 확인 하는 풍습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로 견과류에 든 나이아신 등은 건강에 이로운 성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 대보름 부럼 깨기에 쓰이는 견과류가 실제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성분들이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일단 대보름날 아침에 일어나 말을 하지 말고 딱 소리가 나게 견과류를 깨물어 먹는 견과류로 흔히 호두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호두는 한의학적으로 볼 때 어떤 식품인가요?
A : 동의보감에 의하면 호두는 호도, 당추자라는 이명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살을 찌우고 몸을 튼튼하게 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하며 머리털을 검게 하고 기혈을 보호하여 하초명문을 보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고 독이 없습니다. 월경을 통하게 하며 혈맥을 윤활하게 합니다. 수염을 검게 하며 살찌게 하고 몸을 튼튼하게 한다 고 되어 있습니다.
호두 속의 살이 쭈그러진 겹친 것이 폐의 형체와 비슷한데 이것은 폐를 수렴시키므로 폐기로 숨이 가쁜 것을 치료하고 신장을 보하고 허리가 아픈 것을 멎게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렇듯 기침 치료나 해독의 효능으로 호두를 사용합니다.

Q : 호두가 부럼깨기로 잡귀를 몰아내는 용도로도 쓰이지만 실제로도 많이 효능이 있군요,
A : 네. 또한 호두는 고단백 마그네슘, 망간, 철, 칼슘, 비타민A, B, C, E 등을 함유하고 있어 엄청난 열량을 지닌 강정식입니다.
호두는 보온, 감기, 천식, 뇌세포활성화, 노화방지, 불면증, 탈모증 등에 좋은 식품이며, 현재 뉴욕타임스 장수 식품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루에 호두 세알만 먹으면 그날 필요한 지질분이 공급된다고 할 만큼 좋은 지질도 갖고 있습니다.
호두의 잎과 껍질은 충치와 치석을 없애주는 등 치아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고요. 그러나 새벽에 잠이 덜 깨서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 호두처럼 딱딱한 견과류를 억지로 깨물다가는 자칫 치아나 턱관절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Q : 호도는 껍질이 너무 두꺼워서 치아상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겠군요. 치아가 약한 사람들은 꺼려질텐데요. 좀 덜 딱딱한 견과류로 사용하는 것들도 소개해주시죠?
A : 호두 외에 많이 사용하는 땅콩 또한 단백질, 지방이 많아 몸에 좋은 견과류입니다. 특히 생리 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먹을 땐 속껍질도 함께 먹는 것이 몸에 이롭다고 되어 있습니다. 땅콩은 구워 먹든 삶아 먹든 영양에는 큰 변화가 없는 식품인데요. 그러나 볶은 땅콩을 오래 두면 과산화 지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과산화 지질은 암 등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땅콩은 오래 둘 경우 곰팡이 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땅콩의 곰팡이 독은 맹독성인 만큼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부럼 깨기는 나이수만큼 깨물어야 한다는 풍습도 있는데요. 정월대보름 부럼 깨기는 치아 건강을 축원하는 풍습이므로 횟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 보는데요. 2~3회만 가볍게 해도 그 의미를 충분히 살릴 수 있지 않을까요?^^호두나 은행 같은 딱딱한 부럼보다는 땅콩 잣 등 비교적 덜 딱딱한 부럼을 골라먹는 것이 좋겠네요. 또 부럼을 견과류로 한정하지 않고 과일과 채소로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과나 배, 무 처럼 사각사각한 식감의 과일과 채소가 부럼으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과일과 채소에 들어있는 섬유질은 치아의 치태를 제거해 충치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입냄새까지 없애주는 효과도 있고요.

Q : 네, 잡귀를 몰아내는 의미도 있고 치아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도 있군요. 오랫동안 내려오는 풍습인만큼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딱딱한 부럼은 조심하고 치아나 턱관절에 무리가 간 경우에 대한 관리법도 마지막으로 설명해 주세요.
A : 사랑니가 나는 청소년이라면 어금니에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호두보다 땅콩, 밤 등이 적당하겠고요. 20대 이상 성년기의 경우 치아 건강 상태가 좋다면 단단한 호두를 시원하게 깨물어서 일년동안 잡귀가 깜짝 놀라 달아나게 하십시오..
너무 딱딱하거나 부피가 큰 부럼을 깨물다 턱관절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서 통증을 느낄 때가 있는데요. 이는 턱관절의 뼈를 잡아주는 인대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일단 통증 부위에 10분 정도 얼음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은 없고 입 벌리기가 좀 불편한 정도라면 더운 물수건으로 20분 정도 찜질해 턱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 한방칼럼은 동흥한의원의 신지섭 원장님이 연재합니다. 동흥한의원 054-859-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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