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김C의 색즉시공 - 사진전 '길쌈이야기'

person 바람난김C
schedule 송고 : 2011-05-18 11:13

여러사람 모여앉아 친구삼아 농담하고
내며느리 흉도하고 우리영감 흉도보니
가슴속에 쌓인미움 눈녹듯이 녹는구나

위의 글은 원로사진작가 유광수님의 길쌈할매에 관한 가사중 일부 가사글이다.  
 
첫 카메라를 구입하고 50년의 세월이 흘러 발표한 그의 첫 번째 사진전.. 흔히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력을 위해 수차례의 개인전을 여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지만 70이된 나이에 그는 첫 개인전을 열었다.

사진을 하는 사람들의 로망은 수천 수만컷의 사진 중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사진 한장을 탄생시키는 것, 개인전을 열기 위해선 그런 사진 한장 한장을 모아야 한다.  예술성을 차치하더라도 많은 시간의 기록들이 담겨있기 마련이고 하나의 주제로 펼치고자 할때는 그 고통의 시간은 더욱 길어지게 된다.

작가 유광수님의 사진전은 시간이 만들어낸 대표적 사진전이라 하겠다.  그는 30여년의 세월동안 지치지 않는 꾸준함으로 하나의 주제를 담아 "길쌈이야기"라는 사진전을 세상에 내어놓았다. 

사진으로 담아낸 세월만큼이나 세상은 많이 변해버려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 될 것이라 작품의 소중한 기록적 가치 또한 한 껏 높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안동다운 것이라 가장 한국적이다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되는가? 안동삼베는 가장 안동다운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올 한올 삼베가닥에 투영된 안동여인의 삶, 그런 삶의 여정에 얼마나 많은 회환들이 담겨 있겠는가.

한국 여인의 삶과 회환을 담아내지 못했다면 예술적 가치로 승화하지 못하고 기록적 가치에서 머물 수 밖에 없을 것이지만 작가는 그들의 삶 가까이 다가섰다. 

불과 몇 십센티미터 앞의 사물을 불룩나온 눈으로 바라보는 어안렌즈처럼 할매들의 손가락 골골주름도 담아낸 삶의 이야기..

그들의 삶을 관망적 입장에서 보지않고 불쑥 들어가 담아낸 삶의 이야기이다. 

한장의 사진에 작가의 의중을 모두 담아내는 것이 궁극의 표현법이라면 유광수님의 사진 앞에서 그런 발상은 머리를 조아려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하루하루의 삶, 한명한명의 인생굴곡을 어찌 한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겠는가? '길쌈이야기'전에서 펼쳐진 한롤의 필름을 본다면 '한장의 사진'이란 단어는 어쩌면 주머니속에 쑤셔넣어야 할지 모른다.

후배 사진가로서 유광수님의 사진전은 대도시로 순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더 이상 기록되지 않을 사진이기도 하지만 안동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예술적 기록을 안동에서 접할 수 있다는건 우리에게 큰 영광이다. 많은 공연과 갤러리 전시가 있지만 꼭 가봐야할 하나가 유광수 작가님의 '길쌈이야기'이다. 5월 17일(화)까지가 전시이므로 빨리 서둘러 볼 것을 권한다.

이렇게 좋은 사진을 보여주시는 유광수 작가님에게 후배사진가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 이 글은 안동문화 필에 소개되었음을 밝힘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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