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뿔 - 제2편 채점 기준
제2편 채점 기준
대학별 논술고사의 채점 기준은 대학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① 지시 사항의 이행 여부
②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이해 및 분석 능력
③ 적합한 근거의 설정 및 글의 논리적인 구성 능력
④ 논제에 대한 심층적, 다각적, 독창적인 논의 전개 능력
⑤ 정확한 표현 능력
의 다섯 가지 항목으로 요약할 수 있다.
1교시 -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이해 및 분석 능력(1)
각 대학의 논술 출제 위원이나 채점 위원에게, “논술 답안의 작성과 채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 무엇입니까?”하고 물으면, “그야, 학생들이 얼마만큼 정확하게 문제의 출제 의도(出題意圖)를 파악하여 문제의 논점(論點)에 부합하는 답안을 작성했느냐 하는 점이지요.”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논술 고사가 시행된 후, 지난 십여 년 동안 학생들에게 논술을 지도해 오면서 가장 빈번하게 부닥쳤고, 가장 고심했던 문제가 바로 이 논점 일탈(論點逸脫)의 문제였다.
돌아보건대, 이러한 현상은 단지 대입 논술의 지도 현장에서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언론사 입사 시험의 논술이나 교원 임용 고사의 논술을 준비하는 이들을 지도할 때에도 매번 나타났던 공통의 문제였다.
논점을 일탈하는 답안 곧 논술 문제의 출제 의도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쓴 답안은 아무리 문장이 유려하고 내용이 충실하다 하더라도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것은 판소리 경연 대회에 성악곡을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22일 서울대가 전국 각 고교의 계열별 성적 최우수학생 196명(인문 계열-100명, 자연 계열-9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논술모의고사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51명이 응시한 인문 계열 가형 문제(3문항)의 평균 점수는 56.88점(최저 점수-27.50점, 최고 점수-83.33점)이었으며, 49명이 응시한 인문 계열 나형 문제(4문항)의 평균 점수는 51.52점(최저 점수-17.50점, 최고 점수-85.25점)이었다. 그리고 96명이 응시한 자연계열(4문항)의 평균 점수는 41.33점(최저 점수-16.38점, 최고 점수-78.38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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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
평균 |
표준편차 |
최저점 |
최고점 | |
인문 계열 |
가형(3문항) |
51 |
56.88 |
14.01 |
27.50 |
83.33 |
나형(4문항) |
49 |
51.52 |
16.36 |
17.50 |
85.25 | |
자연계열 |
96 |
41.33 |
10.96 |
16.38 |
78.38 |
* 100점 만점 기준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 사람들은 학생들의 논술 점수가 의외로 낮다는 사실에 다소 충격을 받으면서도, 내심 ‘서울대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하고 대수롭잖게 넘기려고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2008학년도 논술모의고사를 시행했던 10여 개 대학의 논술 시험 결과도 서울대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는 전년도 정시 모집 논술 고사에서도 마찬가지였고,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면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혹 각 대학이 학교 교육의 현실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고난이도의 출제 방침을 고수해서 일까? 아니면 채점 기준이 너무 엄격해서일까?
물론 이와 같은 진단은 각 대학의 논술 문제들을 검토해 볼 때 일부 대학의 경우 가끔씩은 논술 문제의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토로할 만한 구실을 제공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그리 보편적인 사례가 되지 못한다.
그러면 문제의 원인이 결국 학생들의 논술력에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학생들의 논술 성적 분포도를 살펴보면 이러한 현상이 왜 나타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서울대 인문 계열 가형 문제 1번 문항의 성적 분포는 30.00점~80.00점에 걸쳐 폭 넓게 형성되어 있고, 2번 문항은 0.00~91.00점, 3번 문항은 10.00~85.00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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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
평균 |
표준편차 |
최저점 |
최고점 |
문항 1 |
51 |
59.90 |
11.76 |
30.00 |
80.00 |
문항 2 |
51 |
54.02 |
28.95 |
0.00 |
91.00 |
문항 3 |
51 |
56.71 |
17.74 |
10.00 |
85.00 |
* 100점 만점 기준
또한 인문 계열 나형 문제 1번 문항은 0.00~98.00점, 2번 문항은 25.00~75.00점, 3번 문항은 0.00~99.00점, 4번 문항은 0.00~92.50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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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
평균 |
표준편차 |
최저점 |
최고점 |
문항 1 |
49 |
52.37 |
30.39 |
0.00 |
98.00 |
문항 2 |
49 |
58.87 |
11.72 |
25.00 |
75.00 |
문항 3 |
49 |
47.05 |
33.42 |
0.00 |
99.00 |
문항 4 |
49 |
47.80 |
25.48 |
0.00 |
92.50 |
* 100점 만점 기준
그리고 자연 계열 1번 문항은 4.50~92.50점, 2번 문항은 0~84점, 3번 문항은 4.00~93.50점, 4번 문항은 0.00~84.00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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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
평균 |
표준편차 |
최저점 |
최고점 |
문항 1 |
96 |
39.21 |
20.03 |
4.50 |
92.50 |
문항 2 |
96 |
35.44 |
17.26 |
0.00 |
84.00 |
문항 3 |
96 |
42.29 |
19.04 |
4.00 |
93.50 |
문항 4 |
96 |
48.38 |
15.60 |
0.00 |
84.00 |
* 100점 만점 기준
이와 같은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논술 고사의 채점 기준을 바탕으로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이해 및 분석 과정이 치밀하지 못하여 문제의 출제 의도 및 논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논술 답안을 작성하는 바람에 의외로 저조한 성적을 얻는 데 그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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