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 입이돌아갔어요 구안와사

person 동흥한의원 신지섭 원장
schedule 송고 : 2011-02-22 10:49

Q : 날씨가 쌀쌀한 요즘, 자고 일어났는데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 통상 ‘입이 돌아갔다’라는 표현으로 알려진 구안와사입니다. 노년층에서 많이 생기는 줄로만 알았는데 요즘 들어 젊은 층에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A : 구안와사는 중풍으로 인한 중추성 구안와사와 안면신경손상으로 생기는 말초성 구안와사로 나뉩니다. 중추성일 경우 팔이나 다리 등 사지마비의 중풍 증상을 수반하지만 말초성은 팔 다리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구안와사는 대개 말초성입니다. 구안와사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걱정, 근심, 과로, 갑자기 찬바람을 쐴 경우,혈액순환이 제대로 안될 경우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피해야 할 것은 걱정, 근심 즉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과로하게 되면 심신이 피로해 몸의 기력이 떨어지면서 구안와사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찬바람을 쐬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동의보감은 구안와사의 원인으로 풍사(風邪)를 꼽고 있습니다. 풍사를 맞으면 풍사가 들어온 쪽의 근육은 늘어지는 반면 정기가 살아있는 쪽의 근육은 그대로 유지되어, 입과 눈이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비뚤어지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과음이나 과식 등 무절제한 식습관도 구안와사의 원인이 됩니다. 인체를 도는 경맥중 위의 경맥이 입을 둘러싼 뒤 눈으로 흐르기 때문에 위장에 병균이 들어오면 입과 입술이 비뚤어지게 된다는 것이 동의보감의 설명. 따라서 기름진 음식을 배부르게 먹은 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직장인들이 구안와사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습니다.

이밖에 기혈순환이 제대로 안될 때 생기는 어혈이 있거나 몸이 허약할 때도 구안와사의 가능성이 커집니다.

Q : 어떤 환자들은 구안와사가 와도 병원을 찾지 않고서 자연치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요, 치료를 받는 경우와 받지 않은 경우 차이점이 있습니까?

A : 구안와사는 그대로 놔둬도 자연치유가 되는 경우도 있고 치료해도 평생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구안와사를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이 더욱 더뎌지면서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커지므로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원인에 따라 이 병을 실증과 허증으로 나눕니다. 실증은 갑자기 충격을 받아서 얼굴에 나타나는 마비입니다. 증상이 심하고 얼굴에 통증을 느끼는 게 대부분입니다. 반면 허증은 몸과 마음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피로가 겹쳐 생깁니다. 초기에는 귀 뒤쪽에 통증이 오면서 입이 돌아가고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증이 갑작스럽게 오는 것인데 반해 허증은 안면에 뻐근한 느낌이 들거나 씰룩씰룩거리는 미세한 경련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Q : 그러면 구안와사를 치료하는데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될까요 ?

A : 구안와사 치료는 약물요법 이외에 침술-추나-물리-테이핑 등 아주 다양한 방법을 응용할 수 있습니다. 대개 10일 이내에 찾은 환자는 90%이상 완치됩니다. 그러나 잘못된 민간요법에 의존해 병을 악화시키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급성기의 구안와사가 만성으로 진행된 후에야 진료실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처음에 병이 왔을 때 반드시 전문가의 진찰에 따라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병이 오기 전에 적절한 예방을 해서 오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평소 예방법으로는 새벽 찬바람을 피하고 특히 과음한 상태에서 찬바람을 쐬지 말아야 합니다. 여름에도 찬 공기를 과도하게 쐬는 것은 좋지 않은데, 한여름에는 별탈없이 넘어가더라도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되면 병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구안와사는 며칠전부터 귀 뒤에 튀어나온 유양돌기주위나 귀속이 아프다고 호소한 뒤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절기나 겨울철에 이 부분이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한방칼럼은 동흥한의원의 신지섭 원장님이 연재합니다. 동흥한의원 054-859-2521

© 안동넷 & pressteam.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의 다른 기사